북유럽 세계사
이 책 매우 재밌음. 흔히들 변방으로 취급하는 북해 역사가 어떻게 현대사회의 토대가 되었는지 다루고 있다. 네덜란드·핀란드 여행에 뭔가 도움이 될까 해서 읽는 중인데 바이킹 활동과 그들의 정착지에 대한 챕터 3-4 매우 재밌다. 예전부터 북유럽 사가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한국어로 번역된 게 거의 없다시피 하다. 최근 몇 년간 문학이 도저히 읽히질 않는 크리(거의 끝을 못봄..) + 생소하기 짝이 없는 장르(사가) + 인명지명 압박 + 영문판 압박으로 손대지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이 나름 첫단추가 되어줄 수 있을 듯. 몇 년은 후에 꿸 단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공이었던 영어발달사 시간에 배운 노르만 정복 부분이 정말 흥미로워서 북유럽-영국-아일랜드는 언젠가 구석구석 돌아보겠다고 항상 벼르고 있다. 작년에 스톡홀름도 처음 가보고 곧이어 런던도 가게 돼서 바이킹과 켈트와 북유럽에 대한 책을 대대적으로 사왔는데 역시 아직 못 건드림. 런던에는 좋은 책이.. 정말 많았다. 한국에는 출판조차 안 되는 분야가 한 벽면씩 차지하고 있음. 항상 런던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학교를 다니거나 하면서 장기 체류하고 싶다는 판타지가 있는데 그 이유가 서점이랑 영국도서관 때문이다. 그레이트 게임 시절에 내륙아시아를 들쑤시고 다닌 데다, 홍콩을 식민 지배한 나라고, 북유럽이랑 아일랜드랑도 가까워서 구경 다니기 좋으니 영국은 내 판타지월드에서 요충 중에 요충이다. ㅎㅎ
아래는 언젠가 빈란드 사가 읽을 때 도움 받으려고 메모해두는 키워드.
잉골프 아르나르손 (Ingólfr Arnarson): 아이슬란드에 처음으로 정착한 9세기 노르웨이인. 그 이전에 게일인 은둔자들이 먼저 살고 있었는데 바이킹 이교도들과 같이 살기 싫어서 섬을 떠나버림.
에이리크 라우디 (Erik the Red): 노르웨이 태생. 그린란드 개척. 아버지가 살인사건으로 도주하여 아이슬란드에 정착하고, 자기도 살인 후 도주하여 그린란드를 개척함. 그럴 듯한 이름으로 정착민을 끌어들이려는 속셈이었음.
레이프 에이릭손 (Leif Erikson): 에이리크 라우디의 아들. 1000년 경 북아메리카를 처음으로 발견한 유럽인으로, 그 지역은 현재의 캐나다 뉴펀들랜드. 이 땅을 빈란드(Vinland)라고 부르고 랑스 오 메도우즈를 중심으로 정착을 시도했으나 원주민과의 마찰로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프레위디스 (Freydis): 에이리크 라우디의 딸이자 레이프 에이릭손의 오누이. 그린란드 사람들의 사가와 붉은 에이리크 사가에 각각 디테일이 좀 다르게 묘사된다.
랑스 오 메도우즈 (L'Anse aux Meadows): 캐나다 뉴펀들랜드에 위치. 1960년도에 노르웨이 탐험가 헬게 잉스타드(Helge Ingstad)와 그 아내인 고고학자 앤 스타인 잉스타드(Anne Stine Ingstad)이 발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설을 뒤집는 발견이었다. 그린란드 이외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한 바이킹 정착지로 확인된 곳으로, 바로 이곳이 붉은 에이리크 사가와 그린란드 사람들의 사가에 나오는 빈란드의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