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존재의 심리학 - 자기를 실현한 사람을 그린 책

bravebird 2024. 8. 7. 16:47

 

아브라함 매슬로의 존재의 심리학은 예전에 어디서 주워와서 한 번 읽은 책인데 오늘 다시 읽고 곧 헌책방에 팔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여행 가서 사다 부친 책 때문에 책장이 가득찰 지경이라 약간 압도감을 느끼거든요. 일 안하고 노는 동안 열심히 책을 읽고 처분해서 꼭 필요한 것만 책장에 남기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 골칫거리로 남을 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 

 

책 속에 좋은 내용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부자연스러운 번역투가 심해서 ChatGPT한테 시켜 영어 원문을 찾아보았습니다.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네요.  

 

프롬프트는 이렇게 사용했습니다.

"This is the Korean translation of a part of the book "Toward a psychology of being" written by Abraham Maslow. Please let me know what the original text is."

 

 


우리 시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시대에는 각자의 모형 및 이상형이 있었다. 우리 시대의 문화는 이러한 모든 것을 포기했다. 성인, 영웅, 신사, 기사, 신비주의자. 우리가 남겨놓은 거의 모든 것은 그저 문제없이 적응 잘하는 사람으로, 이전 시대의 이상형에 대한 파리하고 의심스러운 대체물이다. 아마도 우리는 곧 완전히 성장하고 자기실현하는 인간을 우리의 본보기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인간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자신의 내적인 본성을 왜곡하거나 억압하거나 거부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이다. 

In all ages but our own there were heroic models and ideals. Our culture has dropped all that. The saint, the hero, the gentleman, the knight, the mystic. Practically the only kind of human being we can imagine is the well-adjusted person, which is a pitiful substitute for the ideal models of the past. Possibly we shall soon be able to use as our models fully growing and self-fulfilling human beings, persons who are making the full use of their talents and capabilities, who are working at the fulfillment and perfection of themselves, who are people at the height of their powers.

 

 

현대의 보통 교육은 가성비 좋은 순응하는 임금 노동자를 대량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반면 전근대 교육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탁월한 인간을 길러내고자 했어요. 문제없이 적응한다는 것이 과연 항상 좋은 일일까요? 누구에게 좋은 일일까요? 

 

 


무엇을 성격 장애로 명명할 것인가는 그러한 명명을 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노예 소유자? 독재자? 가부장적 아버지? 자신의 아내가 여전히 아이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남편? 때때로 한 사람의 성격적 문제는 누군가 이 사람의 심리적 뼈대와 내적 본성을 파괴하고자 할 때 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일 수 있다. 이러한 범죄가 발생할 때는 이에 저항하지 않는 것이 병적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저항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보통 이런 상황을 참고 견디는데, 이는 몇 년 후 다양한 형태의 신경증적 증상 및 심리적인 원인에 따른 신체적 증상을 가져온다.

Clearly, what we call a character disorder depends on who does the naming. The slave owner? The authoritarian father? The husband who wants his wife to remain an infant? Sometimes what we call a character disorder is in fact a justified rebellion against exploitation and oppression. It would be pathological not to rebel against such crimes. Yet, unfortunately, I get the impression that many people do not rebel. They usually just endure, which leads in a few years to neurosis or somatic illness caused by psychological factors.

 

 

10여년 전 첫 회사에 다닐 때 퇴근 시간이 지나도 일도 없이 저녁도 못 먹은 채로 대기 야근을 해야 했습니다. 신입은 9시고 10시고 11시까지 화분처럼 앉아 있는 법이라면서 눈치를 주는 선배들이 많았습니다. 처음 몇 개월은 앉아서 일하는 시늉을 했지만 참는 데도 한계가 있기에 얼마 못 지나 일 끝나면 퇴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정상이라서요. 뭐 일이라도 주고 앉혀 놓든가 밥이라도 굶기지 말든가. 일 놔두고 튄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일을 다 끝내놓고 가니까 합법적으로 깔 구실이 없어서 그런지 더 싫어하더군요. 쓸데없는 두려움으로 모두가 움츠러들어 있는 비상식적이고 불건강한 환경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일어나서 집에 가는 게 보통 저 혼자였기 때문에 간혹 회식자리 같은 곳에서 비열한 공격을 받고는 했습니다. 

 

 


인간이 더 높은 수준으로 성숙될 때 수많은 이분법, 양극화, 갈등을 하나로 융합하거나 초월하거나 해소할 수 있다. 자기실현하는 사람들은 이기적이면서도 이기적이지 않은, 제멋대로이면서도 조화로운,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이성적이면서도 비이성적인, 다른 사람들과 융합되어 있으면서도 그들에게 초연하다는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As the human being matures, he is able to resolve many dichotomies, polarities, and conflicts by transcending or merging them. Self-actualizing people are simultaneously selfish and unselfish, spontaneous and controlled, individualistic and social, rational and irrational, fused with others and detached from them.

 

 

이런 사람 본 적 있으신가요? 전 몇 번 있어요. 흔치는 않습니다.

 

주변 눈치를 보지 않지만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요. 자유분방하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지만 동시에 분명한 자기 몫을 합니다. 사람들이 오히려 좋아해요. 약간 광인 같은데 사실 누구보다 사리가 분명합니다. 머리가 좋지만 뱃속에도 힘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들 정말 좋았습니다.

 

 


절정경험 상태에 있는 사람은 더 자발적이고, 더 표현적이며, 더 순수하게 행동하고 (교활하지 않고, 순박하고, 정직하고, 진실하고, 천진하고, 순진하고, 꾸밈없고, 경계하지 않고, 방어하지 않고), 더 자연스럽고(단순하고, 느긋하고, 서두르지 않고, 평온하고, 거짓 없고, 변함없고, 특별한 의미에서 원시적이고 즉각적이고), 덜 억제하고 더 자유롭게 표현한다 (자동적이고, 충동적이고, 반사적이고, '본능적이고', 억제하지 않고, 자의식이 약하고, 생각 없고, 부주의하다).

즉 그들은 (자기중심적이거나 자기 의식적이기보다는) 문제 상황이나 혹은 그렇지 않은 상황 '바깥 거기에' 존재하는 본질적 측면이나 요구에 따라, 그리고 과제, 의무 혹은 게임의 본질 그 자체에 근거해서 인지하고 행동한다. 따라서 그들의 인지와 행동은 즉각적이고, 즉석에서 이루어지고, 즉흥적이며, 무에서 만들어지고, 예측할 수 없고, 새롭고, 신선하고, 진부하지 않고, 위선적이지 않고, 소박하고, 습관적이지 않다.

The person in peak-experiences is more spontaneous, more expressive, more innocent (guileless, artless, honest, truth-telling, ingenuous, naive, simple, unguarded, defenseless), more natural (easy, relaxed, unstrained, effortless, peaceful, unselfconscious, unpretentious, unchanged, in a special sense primitive and immediate), less inhibited and more free in their expression (automatic, impulsive, unrestrained, 'instinctive,' uncritical, thoughtless, careless).

They perceive and react to what is there outside them in the world, rather than to their own needs and desires, and their behavior and cognition are organized in terms of the intrinsic demands and characteristics of the outside world, the task or duty or game itself. Thus their cognition and behavior are more spontaneous, instantaneous, improvised, unsought, unpredictable, novel, fresh, nonstereotyped, unplanned, and unprepared.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수식어들입니다. 그 중 특히 좋은 것은 천진하고 꾸밈없으며 원시적이고 예측할 수 없다는 것.

본능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임.
두려움에 내몰리거나 틀에 박혀 움직이는 자동인형과 거리가 멂.
억지로 꾸미거나 의식하지 않음.
있는 그대로 아이처럼 순간순간에 충실함. 

이런 사람은 매우 드물고, 그 어떤 다른 것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이 그 자체로 강하고 고귀하며,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존재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 모든 것은 독특성, 개성 또는 개별성의 극치이다.

절정경험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바로 지금 여기 존재하고 여러 의미로 볼 때 과거와 미래에서 가장 자유로우며, 경험 '그 자체 속에' 존재한다.

절정경험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더 순수해지고, 세상의 법칙에 덜 지배받는 존재가 된다.

그의 모든 것은 의지와 노력 및 목적 없이 저절로 표출되어 나온다. 그런 사람의 행동은 고통이나 불쾌, 죽음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또한 그의 행동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도 아니다. 대신 그런 사람은 전적으로 행동 그 자체만을 위해서 행동한다. 그의 행동과 경험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정당하고 그 자체가 목적이다.

In other words, all of this implies a high degree of individuality, of uniqueness, or of idiosyncrasy.

People in peak-experiences are most here-now, most free from the past and future in various senses, and most 'in' the ongoing experience.

They become more purely mental and less bound by the world's conventions.

Everything about them tends to be less willed, less planned, less purposed, less premeditated, less rehearsed, less contrived. Their cognition and behavior are emergent and freshly created rather than being derived from the past. Their actions and experiences are not a means to an end but are ends in themselves. They do not act in order to avoid pain or discomfort or death, nor to achieve future goals. Their actions are not for the sake of homeostasis or need gratification. Instead, they act purely for the sake of the action itself. Their behavior and experiences are self-justifying and intrinsic ends rather than extrinsic means.

 

 

현재를 살아감. 

외부의 강압이나 두려움 또는 결핍 때문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런 동기에 따라 살아감.

자기 뜻대로 살면서도 세상과 조화를 이룸. 

강력한 개성.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함.

 

저는 이 상태에 가장 가까울 때가 놀 때였습니다. 이번에 여행가서 5개월간 놀기만 할 때. 저는 소득도 없고 소속도 없고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잘 씻지 못한 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저를 많이 좋아했고 스스로 생각해도 제 자신이 마음에 들었어요. 

 

회사에서 일할 때는 좀 스스로가 싫었어요. 그땐 언제나 돈 또는 체면이라는 다른 목적이 있었거든요. 회사일 그 자체는 극심하게 재미가 없었고요. 일을 그만두면 체면이 떨어진다, 돈을 안 벌면 경제적 생존이 어려워진다, 이거 말고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같은 결핍동기 때문에 억지로 억지로 행동을 쥐어짜냈어요. 

 

또 회사에서는 이 싫은 나의 마음을 숨겨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아무리 숨기려 해도 전부 티가 날 것도 알고 있었고요. 그러니까... 결코 방어가 되지 않는 것을 항상 방어하고 있어야만 하는 마음 자세 ㅋㅋㅋ 그게 저를 부자연스럽게 만들었어요. 목과 어깨가 온통 굳고 걸핏하면 화가 난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반면 놀 때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 노는 게 아니고, 놀면서 돈 벌려고 노는 것도 아니고, 유튜브 영상각을 뽑을려고 노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건질려고 노는 것도 아니고, 그냥 노는 것 그 자체가 좋아서 했어요. 행동과 표정은 자연스러웠고 별 두려움 없이 호기심에 의해 움직였지요.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대부분 신기하고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부업으로 했던 영한 번역은 재미 때문이 컸어요. 일 자체도 즐거웠고 끝내주게 잘할 자신도 있었고 반응도 아주 좋았지요. 또 생각해 보면 뭔가 궁금해서 책을 뒤지고 사람들에게 수소문하고 실제 그 장소에 가서 오감으로 직접 확인할 때도 재미를 느꼈고요, 오감으로 먼저 확인한 것을 나중에 우연히 책에서 발견하거나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로 전해 들을 때도 재밌었습니다. 좋아서 하는 공부는 노는 것에 가까워요. 수험 공부 같은 것 말고. 이외엔 집안일도 제겐 자발적이고 즐거운 순수 몰입 경험입니다. 하여튼 이런 경험 더 많이 해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