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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국제 레릭 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the Roerichs)는 모스크바에서 제일 좋아하던 박물관입니다. 이곳이 요즘 충격적인 위기에 처해있어서 소식을 전합니다. 2014년 여름 처음 모스크바를 갔을 때 니콜라이 고골 박물관에 갔었어요. 안내해 주시는 할머니께서 뭐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못 알아듣고 쩔쩔매고 있었어요. 옆에서 보고 있던 분이 영어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동선이 겹쳐 전시실을 같이 다니게 됐는데 고골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이 분이 바로 지금까지도 이메일을 종종 주고받는 알렉산드르 아저씨입니다.아저씨는 취미가 박물관 구경입니다. 그리고 영어가 훌륭과 완벽을 넘어 문학적인 경지셨어요. 원어민보다 더 풍부한 어휘와 격조있는 문어체를 구사합니다... 인도에서 시도..
내용이 꽤 쏠쏠하여 저장해 둔다.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지만 글자가 조금 작은 편이다.
베를린 갈 때 제일 기대했던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여기로 나폴레옹도 입성하고 히틀러도 진군하고 소련 홍군도 깃발을 내걸었다. 독일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첫날 저녁에 박물관섬을 둘러보고서 운터 덴 린덴 거리를 따라 걷다가 저 앞에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야경이 딱 나타났을 때의 감격이란...! 바로 요것이 소련 홍군이 베를린을 함락시키고서 브란덴부르크 게이트에 깃발을 내거는 모습이다. 제국의회 의사당에 깃발 꽂는 사진도 아주 유명한데 그건 언젠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룰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요것은 모스크바 승리공원(Парк Победы) 대조국전쟁 박물관에 있는 이미지. 깃발에 빨간색이 들어가 있다. 역시 대조국전쟁 박물관에 있는 기념 메달. 줄무늬를 보니까 성 게오르기 훈장 무늬인데 밀덕이 아니라서 자세..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모스크바에 남겨놓았지만 아무래도 카메라를 잃어버린 채 다음 날 출국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영 찜찜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왔더니 뜻밖에도 룸메이트들이 카메라를 찾아 놓았다! 사진도 그대로 다 남아 있어서 기마상 사진들을 고스란히 다 보전할 수 있었다. 기분 좋게 낮잠을 자고 오후 느즈막히 나와 트레차코프 갤러리 본관으로 갔다. 이곳에서 사진촬영용 표를 안 사고서 바부쉬카들 딴 데 쳐다보는 틈을 타 사진을 찍는 얌체짓을 좀 하였다. 날 이곳까지 오게 한 도스토예프스키와 푸쉬킨 등등 초상화 앞에서는 같이 사진 찍기도 하고. 저번 여름에 갔을 때는 사진 같은 건 생각조차 않았는데 두 번째는 한번 다 봤다는 여유도 있고 욕심도 나서 많이 찍었다. 역시 사..
모스크바 붉은광장과 대조국전쟁 박물관에서 찍은 기마상 사진들. 카메라 잃어버린 줄 알았다가 운좋게 되찾은 덕분에 보전할 수 있었다. 다음 번에 갈 땐 상트페테르부르크 기마상들도 찍어 올 거다. 주코프 원수님 제가 꼭 돌아올 거라는 약속 지켰죠? 다음 번에도 모기처럼 열심히 사진 찍어갈 테니 기대하세요. 대조국전쟁(독소전쟁) 박물관의 오벨리스크를 지키고 있는 성 게오르기의 매력은 이번에 새로 발견. 꼭 다시 찾아서 성가시게 해드리겠어요!
정신 차리고 제시간에 약속에 나갔다. 흐린 날씨였는데 주코프 동상이 회색 톤으로 더 근사하게 보였다. 매우 흡족한 사진들을 여러 각도에서 찍었다. 오늘의 행선지는 대조국전쟁 박물관과 러시아 현대사 박물관. 대조국전쟁 박물관이 있는 파크 포베디로 가서 건물 앞 오벨리스크와 성 게오르기 동상 사진을 실컷 찍었다. 기마상을 아주 좋아하는데 오늘따라 멋진 사진들이 잘 나와줘서 기뻤다. 대조국전쟁 박물관은 참 컸다. 각개 전투별로 디오라마도 잘 꾸며져 있고 볼거리가 많은데, 너무 많아서 트래픽에 무리가 왔다. 좀 피곤했다. 현대사 박물관이 있는 트베르스카야 거리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가는 길에 알렉산드르 아저씨에게 크림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쭤봤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크림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인다..
새벽까지 논 덕분에 정통으로 약속에 늦었다 -_- 9시 반까지 붉은광장 주코프 동상 앞에서 알렉산드르 아저씨 만나기로 했었는데 거의 1시간 넘게 지각하여 송구스러웠다. 서브웨이 샌드위치 먹고 나서 고리키 집, 알렉세이 톨스토이 집, 츠베타예바 집, 체호프가 의사로 일하면서 살던 곳, 레르몬토프 생가, Patriarch's 연못과 거기 있는 키릴로프 우화 기념비들을 죽 돌아봤다. 우화 내용을 조각해놓았는데, 거대한 코끼리를 쳐다보면서 계속 캉캉 짖어대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 우리 부서의 한 상사가 생각났다. 짖지 않으면 남들 앞에 약해 보이는 줄 알고 계속 쓸데없이 벽 보고 짖는 그 분. 알렉산드르 아저씨에게도 이미 메일로 얘기해준 적이 있는 사람이라 같이 떠올리며 엄청 웃었다. 저녁에는 아르바트 거리의..
벨로루스키 역에 도착해서 저번처럼 지하철 타는 곳을 못 찾고 헤맸다. 두리번거리던 중에 누가 한국말로 말을 걸기에 화들짝 놀라서 돌아보니 웬 러시아 아저씨였다. 한국에서 20년 산 분인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 하셨다. 이름은 블라디미르. 슬라브 계열 성씨가 아닌 것 같은데 배경이 조금 궁금하다. 친해지면 여쭤 봐야겠다. 지하철 표도 하나 사 주시고, 숙소가 있는 키타이 고로드 지하철역까지 짧은 길이지만 동행이 되어 주셨다. 내리기 전에 이메일 주소를 교환했다 도착해서는 쿠즈네츠키 모스트의 어느 바에서 열리는 카우치서핑 모임에 나갔다. 러시아에 코가 꿰이는 바람에 이제 자주 드나들 것 같으니까 현지인들을 만나기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출발 전날밤 급히 가입한 카우치서핑. 떠들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