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무소르그스키 (2)
독수리 요새
이번에 보로딘의 이고르 대공 보기 전에 워밍업으로 읽고 가려고 빌린 책. 글린카, 다르고미쉬스키, 발라키레프, 세자르 퀴, 보로딘, 무소르그스키 등 여섯 작곡가의 전기적인 사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1980년도에 출판된 책이라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소설 읽듯이 술술 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보로딘은 과학자이기도 하고 음악가이기도 하면서 두 분야 모두에서 거대한 성취를 이뤘고, 성격도 온화하고 유머러스했으며 아내와의 관계도 좋았다. 진정한 사기캐릭터임을 알고 살짝 박탈감을 느꼈다. 그런데 정작 보로딘보다는 발라키레프에 관한 서술이 무척 흥미로웠다. 예전에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옹정제》라는 책을 홀린 듯이 읽은 적이 있는데 옹정제랑 비슷한 점이 많은 캐릭터 같다. 드높은 기준, 완벽주의에서..
찬란한 날이었다. 한국에서 사간 사냥꾼 모자를 쓰고 나갔다. 카페 싱어에서 아침을 먹고 겨울 궁전을 지나 다리를 건너 바실리예프스키 섬으로 갔다. 가는 길에 눈 내린 풍경이 멋져서 또 엄청나게 프로필 사진용 셀카를 찍었다. 사실 러시아에서 사냥꾼 모자 쓰고 사진 찍는 게 오랜 꿈이었어서 원없이 그렇게 했다. 유빙이 떠다니는 네바 강은 어제 봤지만 그 다음날 봐도 아름다웠다. 또 엄청난 시간을 네바 강과 하늘 바라보는 데 보내고 오후가 되어서야 쿤스트카메라에 도착했다. 쿤스트카메라에서는 동양학 연구의 일환으로 탐험대를 파견하는 것 같았다. 내가 관심 있는 중국령 투르키스탄(신장)에도 비교적 최근에 탐험대를 파견해서 이런저런 사진 찍어 왔고 이런저런 볼거리도 마련해 놓았다. 예전에 에르미타주 갔을 때 중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