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자유주의 (3)
독수리 요새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스피노자 부분이 좋아서 한번 더 봤다. 원래 스피노자가 네덜란드 사람인지도 몰랐고 무슨 주장을 펼친 철학자인지도 전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암스테르담과 자유주의와 도저히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심지어 직접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철학 굉장히 머리아파함) 매력적인 주장을 펼친 사상가였다. 스피노자의 조상은 이베리아 반도 출신 유대인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성씨가 스페인 느낌이다. 1300년대에 에스파냐 카톨릭 교회가 강제개종 정책을 시행하면서 겉으로는 카톨릭, 속으로는 유대교를 믿는 크립토 유대인(Crypto-Jew)이 늘어났다. 이후 1492년도에 에스파냐 왕국이 그라나다 왕국을 함락시키면서 이슬람 세력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쫓겨났..
올해 7월에는 아주 친한 친구랑 암스테르담+헬싱키 간다. 도시 하나씩 골랐는데 나는 헬싱키, 언니는 암스테르담을 골랐지만 사실 암스테르담은 따로 가보려고 했을 만큼 굉장히 궁금했던 곳이다. 지금껏 모든 유럽 도시는 흩어져 있는 실크로드 문화재를 보려고 간 거였고 헬싱키도 마찬가지인데, 암스테르담은 순전히 그 자체 때문에 가볼 생각이었다. 암스테르담 내지는 네덜란드가 왜 궁금했는가? 이유는 무수하다. 자유주의 국가. 경제적 자유주의와 사회적 자유주의가 융합된 곳이다. 네덜란드는 해양팽창 시대를 주름잡았던 초기 자본주의 상업대국으로 지금까지도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다. 동시에 사회자본이 풍부한 복지국가다. 한국은 전쟁으로 다같이 망하고 출발한 쁘띠부르주아의 나라로 평등주의가 지배적인 곳이다. 그런 곳에서 경제..
2009년에 성의 철학과 성윤리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동성애, 성매매, 결혼, 사랑과 성 등의 주제를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별로 유익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특정한 계기가 최근 있었던지라, 요즘 들어 새삼 되새겨보고 있다. 수업을 들은 목적은 성매매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여성과 법, 그리고 인권, NGO, 세계시민사회 수업도 들었고, 페미니즘 관련서도 챙겨 읽었었다. 그 모든 것의 연장선상에서 선택했던 수업이다.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큰 의문이 없는 편이었지만 성매매 부분만은 끝까지 입장정리가 어려웠다. 섹슈얼리티의 상품화를 윤리적으로 반대하는 전통적 입장과, 성판매 종사자의 직업 선택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급진적 입장 사이에서 좌표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생각 정립에 도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