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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IS, 러시아, 터키, 쿠르드족, 서방

bravebird 2015. 11. 30. 19:17
사태가 너무도 복잡하고 흥미로워지고 있어서 오늘 날 잡고 정리해봄. 역사가 아주 오래됐고 팩터도 참여자도 너무 많아서 한번 실타래 놓치면 못 따라갈 것 같다. 더 이상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 시리아 내전의 역사와 현황은?

미국은 중동 지역의 석유자원 확보와 지정학적 헤게모니 확대를 꾀했다. 9·11 테러 이후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삼을 수 있게 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쳤고, 2010년 이래로 이 지역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였다.

이라크에서 권력을 빼앗긴 수니파들은 이슬람국가(IS)를 건설하여 미국이 나간 자리의 권력공백을 메웠다. 이로 인해 종파간 갈등이 강한 중동지역에서 새로운 정치지형이 구성되기 시작했다.

IS의 근거지가 된 시리아는 전체 주민의 70%가 수니파이다. 반면 현재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 인구의 13%만을 차지하는 알라위파로, 이들은 시아파의 한 분파이다.

하피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은 1970년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고, 현 대통령인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 주었다. 소수파인 시아파계열의 알라위파는 학살을 통한 공포정치로 정치를 운영해왔다.

2011년 아랍의 봄을 통해 민주화의 흐름이 들어왔고 수니파들이 정부에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수니파들인 IS가 2014년 국가선포를 하고 시리아 정부를 공격하면서, 시리아 정부는 수니파반정부세력과 IS의 양면 공격을 받고 있다.

이런 종파간 대립에 더해 시아파의 맏형인 이란이 시리아정부를 지원하고 나섰다. 자국 영내에서 IS가 발호하여 곤란을 겪은 이라크 역시 이 노선에 가담해있다. 수니파의 맏형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리아의 반대편에 서면서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 러시아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는 이유는?

러시아는 시리아 서부 항구도시 타르투스에 군사기지를 두고 있고 이는 지중해의 유일한 러시아군 기지다. 이외에 러시아는 1970년대 하페즈 알 아사드 정권 시절부터 시리아와 무기 거래를 해왔고 차관을 제공하였으며, 현재도 시리아에게 있어 최대 무기공급국이다. 또한 러시아는 시리아를 지나는 송유관을 설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서방의 바람대로 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중동 지역에서의 러시아 영향력도 대폭 축소된다.

이란의 혁명수비대 내 엘리트 부대인 쿠드스의 사령관 솔레이마니는, 부동항의 필요성이 절박한 러시아에게 아사드 정권 붕괴가 기지 상실로 이어질 것을 집중 설득하였다. 이에 푸틴은 9월 30일부터 시리아에서 반정부군에게 공습을 가하기 시작했다.


** 시리아와 IS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입장은?

표면상 IS 응징이라는 공통 목표가 있으나 아사드 정권과 시리아 반군에 대한 입장 차이로 동상이몽 관계에 있다.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러시아 비행기가 IS의 자폭테러 공격을 받은 후, 푸틴은 IS 공격 의지를 천명했다. 서방 국가들 역시 11월 13일 파리 테러와 잇따른 테러위협을 계기로 IS를 응징하고자 한다. 최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하였고, 이에 푸틴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IS 공습에 협조하기로 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우방 관계인 반면 서방 국가들은 아사드 정권을 해체시키고자 한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시리아 반군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이는 아사드 축출을 위해 반군을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의 정책과 상충한다.


** IS의 성장 배경은?

미국의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후세인 정권의 붕괴가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성장 배경이 되었다. 후세인 정권은 독재 정권이었지만 세속주의 성향이 강하여 이슬람 극단주의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미국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함으로써 중동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겼고, 이 틈을 타 지하디스트 세력이 성장했다.

아랍의 봄 역시 영향을 미쳤다. 중동 여러 국가에서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안정적인 민주주의로 이행하지 못하고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립만 격화되었다. 국가 통치력이 약화되고 치안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슬람 극단주의가 힘을 얻게 되었다.

이라크전쟁 이후 중동지역의 세력불균형을 우려한 미국 등 서방국가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이들의 성장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은 서구의 이중적 중동정책 역시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성장 배경 중 하나다.

터키 역시 일조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막기 위해 아사드 정권의 축출을 목표로 하지만, 그 방법으로 시리아 반군 중 급진 이슬람주의 세력을 주로 지원했다. IS 등에 합류하기 위해 자국을 거쳐 시리아로 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국경 통과를 용인해 시리아의 지하디스트 조직을 사실상 키웠다.


** 터키가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시킨 배경은?

아사드 정권과 시리아 반군, 특히 투르크멘 반군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상충한다. 시리아와 우방 관계인 러시아와는 반대로, 터키는 아사드를 축출하려 한다. 2011년부터 시리아 난민 문제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터키는 시리아의 쿠르드족이 내전을 틈타 결집하여, 자국영내의 쿠르드족 독립열기가 고조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현 아사드 정권을 타도하고자 한다.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중 투르크멘 반군은 터키인들과 특히 혈연적으로 가깝다. 게다가 투르크멘족이 사는 라타키아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의 세력 확대를 막아주는 완충지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터키로서는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IS를 응징한다는 명분 하에 오히려 여타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였다. 이 중 터키와 가까운 투르크멘 반군이 포함돼 있다. 터키는 이에 불만을 품고, 러시아 공군의 잦은 영공 침해를 구실로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시키는 초강수를 둔다. 서방국가들 역시 터키와 마찬가지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의 행보를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믿을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對터키 경제제재를 결의하는 등 강성으로 대응하고 있다. 관광, 에너지 등의 부문에서 對러시아 경제 의존도가 상당한 터키로서는 러시아 조종사 유해를 본국에 인계하고 파리 기후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등, 애초와는 달리 유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 친구, 특히 카자크들이 많이 살던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로스토프 나 도누에서 온 친구가 저 그림을 페이스북 커버로 걸어놨다. '터키 술탄에게 보내는 카자크인들의 편지'를 다룬 작품으로, 저 편지는 술탄을 한껏 조롱하기로 유명한 내용. 이 명화가 오늘 이순간 정치짤로 쓰일 줄이야... 이 그림 관련 이전 포스팅은 http://bravebird.tistory.com/m/post/10 참조.



** 참고기사

http://www.ajunews.com/view/20151125174255299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746
http://news.donga.com/3/all/20151012/74114419/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072213525&code=970205
http://www.hankookilbo.com/v/d5f04730d61c4831a8c76cf0195c08bc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176010&code=11141300&cp=nv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1/30/0200000000AKR20151130089100009.HTML?input=1195m
http://h2.khan.co.kr/201511181339021
http://www.nocutnews.co.kr/news/4510334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127_0010443086&cID=10101&pID=10100
http://news1.kr/articles/?2500472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112508851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120_0010427367&cID=10101&pID=10100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400&key=20151126.99002001357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718135.htm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1265&ref=nav_search
http://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9054
http://people.incruit.com/news/newsview.asp?gcd=26&newsno=227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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