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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소수자 하소연......

bravebird 2025. 1. 16. 03:09

예전부터 학교든 회사든 취미 모임 같은 데서든 좀 난감했던 점이 있다.
 
나는 정치 성향을 굳이 따지자면 중도 우파 쪽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학교나 회사나 모임에서 반대쪽 성향인 분들이 상당히 정치 의견을 뚜렷하게 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옛날에 학교 선생님들도 좀 그랬고, 현재 우리 업계 자체가 그런 성향인 걸로 잘 알려져 있으며, 내가 현재 속해 있는 어떤 스포츠 모임에서 20~30대 여성 회원만 모아놓은 카카오톡 단체방이 있는데 그 인구 특성상 또 그런 성향인 모양이다. 반면, 자유주의 보수 우파 쪽 사람들은 무리짓는 걸 대체로 즐기지도 않는 것 같고, 정치 이야기를 아예 입에 잘 올리지 않는 것 같다. 그... 광화문 같은 데 맨날 계시는 태극기 부대 그런 극단적인 분들 말고... 20~40대 등 대략 우리 세대의 경우에 말이지.
 
나는 정치나 종교에 대해서 이런저런 꽤 확고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굳이 회사나 취미 모임에서 그런 주제를 꺼내지 않는다. 이 블로그 같은 구식 매체를 아직 하고 있는 이유도 그런 것이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못 하는 이야기들을 이런 사적 공간에서나 자유롭게 하려고.
 
직전 회사에서 상당히 황당했던 사건이 있다. 팀 업무 메신저방에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을 두고 "굥"이라고 부르더라. 그걸 전원이 낄낄대며 웃고 동참했다. 물론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싫어할 수 있고 어떤 특정한 정견을 가질 수 있다. 완전히 개인 자유이다. 

그런데 왜 굳이 회사 메신저에서, 공식적인 업무 공간에서 심지어 원색적인 멸칭으로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일까. 회사는 안 그래도 특히나 사회성에 대한 요구 즉 동조 압력이 강한 곳이다. 특정 정치색을 드러내는 쪽이 다수이고 그 표현 방식도 강렬하다면, 그 반대편 사람들은 분위기를 거스르지 않고 주변에 어울리기 위해 스스로를 숨겨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맹세컨대, 나는 문재인이나 이재명을 싫어하지만, 회사나 동호회에서 누군가 "찢"이나 "문재앙" 같은 말을 한다면 틀림없이 불쾌할 것이다. 정치 성향을 떠나서, 회사 메신저에서 "운지하라"는 둥 "재기하라"는 둥 하는 게 상상 가능한 일인가? (예시로조차 입에 담고 싶지 않다.) 그런데 비슷한 취지의 저주를 담은 "굥"은 과연 괜찮은 걸까? 이해하기 어렵다.
 
왜 즐거우려고 들어간 취미방에서 "그새끼 저잣거리에 효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왜 회사에선 당연히 다들 민주당 지지자일 거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할까? 애초에 정치나 종교 같은 타협불가 갈등유발 소재는 회사나 동호회 같은 데선 자제했으면 좋겠다. 학교 선생님들도 수업 시간엔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2024 중앙일보 정치성향 테스트.
여긴 무명의 개인 공간이고 돈벌이와 아무 상관없으니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공개 가능. 
 

정치에 대체로 무관심하며 몇몇 사안만 그때그때 챙김. 평소에 정치는 이야기 주제로 아예 삼지도 않음. 지지정당 및 특별히 지지하는 정치인 등 없음. 정치인에 대한 팬덤 문화는 좌우를 떠나 미개하다고 봄.

 

국방 및 안보관은 확연히 보수적이며 사상 및 표현의 자유 등은 적극 옹호하지만, 엄정한 법질서 수호라는 비교적 보수적인 가치 역시 대체로 지지함.

 

기본적으로는 작은 정부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지향하나 인간사에는 노력만으로 어떻게 되지 않는 랜덤한 불운이 존재하기에 복지제도는 필수적이라고 보며 대신 선별적 복지를 지지함. 어쨌든 사람은 스스로 돕는 것이 최선이기에. 의료보험이나 고용보험 등 지지, 무차별적 기본소득 등은 반대. 각각 경제 주체의 이기적인 이익추구에 대해서는 긍정하지만, 대기업 독점 등에 대해서는 또 부정적 입장.

 
 
경제 8번은 문항이 별로다. "부모의 네트워크에 따라 자녀의 사회적 성공이 좌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게 현상에 대한 질문인지 당위에 대한 질문인지 확실치 않다. 난 현상으로서는 '다소 그렇다', 당위로서는 '별로 아니다'라고 본다. 즉 부모의 영향력은 자녀의 진로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주는 것이 현실이지만, 부모의 영향력이 너무 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과의 평등에는 반대하지만 기회의 평등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 
 
경제 9번 "반려동물이 사망하였을 때 연차를 요청하는 것은 정당하다."에서는 강조점을 분명히 해두겠다. 
연차를 요청하는 것은 사유와 관계없이 정당하기 때문에 다소 그렇다고 대답했다. 동물 사망을 마치 병가나 친족 장례처럼 당연한 연차 사유?로 일괄 제도화하는 건 좀 너무 갔다고 본다. 어쨌든 반려동물 사망은 꽤나 충격적인 이벤트로 사람에 따라 어느 정도 휴식 필요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는 생각하나 개인 연차 안에서 해결하는 게 맞다. 최근 전반적으로 동물을 좀 너무 모시고 절절매는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에는 부정적이다. 예컨대 시골 노인들은 원래 개를 목줄 매어 길렀고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공간이 매우 넓으므로 그 동물을 제대로 거두기 위해서라도 행동반경 제한이 실질적으로 필요함) 그럼에도 꼬박꼬박 밥 주고 정 주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책임지고 길렀다. 이거를 갖다가 최근 20~30대 도시인들의 기준에서 일괄적으로 동물 학대라고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딱히 틀린 말이 없음. 단 사형 제도를 포함한 형벌 일체의 예방 또는 교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임. 그러나 범죄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어쨌든 본질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며 이에 대해서도 해당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결자해지 관점에서 처벌이 중요하다고 봄. 또한 중대범죄 형량이 적다고 보기 때문에 스펙트럼 연속선 상에서 사형제도에 대략 찬성하는 쪽이라고 보아도 무방함.

 
무당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정치 성향이라고 하는데 나는 전형적인 무당층이다.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한 번도 없었고, 매번 아 이 사람은 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으로 그 반대쪽 후보를 찍은 것이 내 투표 역사이다. 
 

EL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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