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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국학대사 치궁

bravebird 2015. 6. 19. 12:49

 

 

 

중국인 이야기 1권 읽다가 자꾸 돌아가는 페이지가 있다. 바로 이 개구리인형 사진이 나온 페이지. 서예가 아이신 기오로 치궁 (爱新觉罗启功) 선생의 사진이다.

 

성씨가 매우 심상찮은데, 생각대로가 맞다. 청조 황실의 후손이다. 철혈의 독재군주이자 근면성실의 대명사로, 아마 일하다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5대 황제 옹정제의 피를 이어받았다. 그래서일까 말년에는 옹정제의 잠저였던 옹화궁에 거처했다. 옹화궁은 이후 티베트불교 사원이 되었는데, 치궁 선생은 어릴 때 그곳에서 승려 교육도 받았다고 한다.

 

치궁의 글씨. "정대광명"이라는 편액이 자금성 건청궁에도 걸려있는데, 치궁의 조상인 옹정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황자들과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와 무수한 의혹을 뚫고 황위에 오른 옹정제가 자신의 아랫대에서는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고자 태자밀건법을 실시했다. 이 편액 뒤에 후계자 이름을 써서 상자에 밀봉해 넣어둔 후 사후에 개봉해보게 하였다. 그렇게 황위에 오른 것이 바로 건륭제.

 

치궁의 글씨. "담박하고 밝은 뜻"이라는 내용이 치궁 본인의 생전 모습과 참 잘 어울린다.

  

 

이 분은 인형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이 개구리 인형이 제일 친한 친구였고 외출할 때는 토끼 인형을 안고 다녔다. 황족 출신의 대서예가이자 국학대사로 존경받는 인물의 이다지도 천진한 모습이라니. 저 해맑은 미소를 보면 참 평온하고 소탈하게 나이든 분인 것 같아 내 입가에도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다른 사진들도 찾아보면 무척 정답다. 팬이 돼버렸음을 고백해야겠다.

 

 

 

 

 

 

 

  

 

치궁 선생에 대한 《중국인 이야기》 1권의 원문은 여기에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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