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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 상황에 대해 의식의 흐름...

bravebird 2025. 3. 4. 23:53

요즘 탄핵 찬성 집회 나가서 톈안먼 외치면서 자유의 꽃이라는 노래를 틀면 수많은 사람들이 술렁거리며 흩어진다고 한다. 이게 진짜일까? 한번 현장에 나가서 진짜 그런지 내 눈으로 확인을 해보고 싶다. 이게 진짜라면 왜 그렇게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정치 행동에 참가하는가? 내가 알기로 출입국관리법에 의해 외국인의 정치 행동은 금지된다. 
 
물론 소수의 공작원 내지 간첩 같은 존재는 있을 수 있다. 대다수의 나라들이 자국민을 외국에 보내서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수의 중국인이 금지된 행동임에도 이곳 한국에서 집회에 나오는 것인가? 양쪽 진영에 골고루 나오는 것도 아니고 유난히 한 쪽에만 나오는 것은 대체 왜 그런 것인가? 민주당 쪽의 당론을 지지하면 그 당의 이민 정책이 본인들의 이권 수호에 유리하기 때문인가? 혹시 이것이 조직된 대규모 동원 같은 거라면? 나는 이것은 이 사람들이든 나였든 그 누구의 정치 성향을 다 떠나서, 외국인으로서 정치 집회에 대규모로 참가해서 발언을 한다는 그 자체가 내정간섭이라고 본다. 
 


 
 
최근 몇 년간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대다수의 20~40대는 중국을 엄청 싫어한다. 근데 중국이라면 치를 떨면서 또 민주당은 열혈 지지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이게 좀 자가당착 같다. 또 이 20~40대 중 많은 사람들은 회사에서 고과 시즌이 되면 여기 공산주의 시스템이냐고 욕을 한다. 공정함과 능력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프리라이더라면 치를 떠는 정서가 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또 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게 내심 의아하다. 
 
근데 뭐 나도 민주당 쪽에 투표도 한 적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이건...
 
나는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각종 무능하고 위선적인 조치에 분노했고 애초에 대북 정책이나 안보관이 안 맞고, 공무원 정원 늘리는 것에도 반대하고, 기본소득이나 재난지원금 류의 폭탄돌리기식 선심성 정책에도 반대하고, 백신 강요도 전체주의적이라고 봤는데, 무엇보다도 '민주파출소' 같은 검열과 통제에는 진심으로 치가 떨린다. 그런 게 일상화된 게 바로 북한이다. 북한 같은 곳에 대체 누가 살고 싶은가?
 


 
 
더하여, 요즘 연금이 고갈날 판이라 내국인도 힘들다 보니 소위 '검머외'나 조선족 또는 화교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시선이 안 좋다는 것을 느낀다. 
 
2011-2012 당시에 나는 중국에서 조선족 학과 수업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알았다. 이 친구들은 거의 예외가 없이 가족 한 명 이상이 한국에서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방학 때는 고향이나 베이징보다 서울에서 동기들을 만나기가 더 쉬울 정도라고 했다. 재외동포 비자 규정 같은 것들이 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일까? 이건 순전한 궁금증이다.  
 
또한 조선족과 범죄율, 그 중에서도 특히 인신매매라는 키워드는 매우 자주 같이 언급된다. 이걸 어느 정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 괴담인가 아니면 일말의 개연성이 있고 경계해야 하는 현상인가? 
 
한국에서 90년대까지는 실제로 유괴나 납치가 많았고 신안 염전 같은 데는 아직도 유명하다. 그렇다면 조선족이고 중국인이고를 차치하고, 2020년대 한국의 인신매매 실태는 실상 어떤가? 봉고차 괴담이나 하반신만 발견되는 사체 같은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시간이 될 때 인신매매 보고서나마 한번 확인해 보아야겠다.
 


 
 
출산율이 박살난 나라를 부지하기 위해 이민을 수용하는 것은 좋든 싫든 피하기 어려운 수순일 테다. 우리와 약간 시간차를 두고 앞서가는 일본에서도 겪은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수가 집회에 나와서 특정 진영의 정치적 발언에 힘을 보태는, 한국으로 귀화도 하지 않은 이웃 패권국 국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상식인으로서의 온당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 
 
더하여 인신매매처럼 매우 극단적인 범죄에 얽힌 무성한 괴담. 조선족이 사는 곳은 곧 우범지대라는 팽배한 인식. 이런 것들을 내국인으로서, 상식인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리적인 것일까도 정말 고민된다. 내가 만일 교사라면 이방인들을 혐오하지 말라고 교과서적으로 말하겠지만, 만일 애 엄마라면 어두운 시간에 우범지대로 알려진 곳을 혼자 다니지 말라고 할 것 같거든...
 


 
 
내게도 모순이 있다. 
 
가끔 1992년 LA 한인타운 폭동 관련 영상을 접할 때 한인들의 역량과 활약에 감동을 느꼈다. 경찰이 백인 부촌부터 먼저 지키느라 폭동을 내버려두었을 때 직접 일어나 커뮤니티와 재산과 목숨을 스스로 지킨 사람들이다. LA 한인타운 이야기를 보면서는 모범 이민자 입장에 이입을 하고, 모국인 이곳에서는 이민자를 바라보는 내국인 입장에 이입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재한 중국인 내지 이민자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LA 폭동을 방관한 위선적인 백인 기득권 쪽에 가까울까? 
아니면 불법 폭도에 맞서 스스로의 커뮤니티를 지키는 한인들 입장에 가까운 것일까? 
그 어느 쪽이라고 잘라 말할 수가 없고 두 가지 입장과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평범한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각종 정치 슬로건이 난무하지만 그 단어들 자체는 완전히 의미를 잃었고(예: 민주주의, 파시즘, 독재, 공정...) 어느 진영이 그 단어를 갖다 쓰는가의 문제가 된지가 오래라 심히 혼란스럽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대통령과 정치인 욕을 실컷 할 수 있고, 민간인 통신기록 사찰 같은 것이 당연하지 않고, 스스로 돕는 자들이 자신이 이룩한 것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갖는 모국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며 중요한 집단 기억을 공유하고 참여하면서, 권리와 책임을 모두 가진 자유로운 시민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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