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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 홍콩 행정장관 기자회견 (Wang Chau 흑막 사건)

bravebird 2016. 9. 2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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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에 홍콩 행정부에서 중요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안 그래도 지지도가 낮은 렁춘잉 행정장관은 이제 정말 사면초가에 몰린 듯하다. 

배경을 간단히 짚어보자면, 홍콩은 주거난이 심각한 인구밀도 과잉 도시다. 홍콩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계에 있는 Yuen Long(元朗)의 Wang Chau(橫洲)라는 지역에 17,000호 규모의 공공주택 단지를 지으려고 계획해 놓았다. 그런데 그 규모가 4,000호로 축소되더니 개발 위치도 그린벨트 지역으로 바뀌어 버렸다. 게다가 입지 변경 때문에 총 200여 명이 살고 있는 마을 몇 개가 파괴되어 주민들이 내몰릴 위기에 놓였는데도 사전에 의견 청취는 전혀 없었다. 이것은 신계 지역 부동산 특권을 보장받은 원거민 단체인 향의국이 바라던 대로다. 13,000호를 지을 수 있었던 땅에는 현재 차고, 컨테이너 야드 등의 시설이 있는데, 향의국과 관련된 Tsang Shu-wo라는 지역 유지가 이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어서 평소 공공주택 개발을 반대해 왔다. 이에 최근 의원으로 당선된 Eddie Chu와 Edward Yiu 등 야권 인사들은 정부-향의국-실업계-삼합회 간의 비밀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의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Eddie Chu는 평소 토지 정의와 환경 보호를 위해 활동해온 언론인이자 시민운동가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최다 득표한 표왕(票王)으로 불리는데, 그의 토지 정의 수호 활동은 신계 지역에서 부동산 특권을 보유한 원거민 단체 향의국의 이해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에 이번 선거 기간 중, 향의국 유관 폭력 조직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현재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홍콩에서 부동산 문제는 가뜩이나 뇌관과 같은 사안인데다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가득차 있고, Eddie Chu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상당하기에 그의 질문 공세를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도저히 아니었다. 이에 렁춘잉 행정장관은 21일 오후, 행정부의 유관 인사들과 함께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하여 사태를 해명하기로 하였다. 

렁춘잉은 기자회견 이전에는 향의국 등 해당 지역 유지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기자회견에서는 개발규모 축소에 자신의 책임이 있음을 시인했다. [기사 및 영상 참조] 이 Wang Chau 주택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특별 태스크포스 팀이 있는데 그 리더가 바로 렁춘잉 자신임을 밝혔다. 게다가 그를 비롯한 행정부 관료들이 네 차례에 걸쳐 향의국 등 이해관계자들과 회동한 적이 있지만 비공식 석상이어서 회의 기록은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렁춘잉은 정부와 향의국 및 삼합회의 유착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으며 4,000호 개발은 시작일 뿐 앞으로 단계를 밟아 17,000호 확충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빈과일보가 찾은 정부 내부 문건에는 정부가 Tsang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개발규모 축소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참조] 이에 야권 인사들은 여전한 추가 해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다음 달 새 의회가 개회하면 의회 공식 청문회에 해당 건을 회부하고자 한다. 이것이 성사되려면 친중파 의원 7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사 참조



한편, 이번 기자회견 자리에서 렁춘잉 행정장관과 John Tsang 재정사 사장(財政司 司長; Financial Secretary, 여느 국가의 재무부 장관에 해당하는 직책이지만 홍콩에서는 행정장관이 행정 수반이므로 적절한 번역어가 없다) 간의 갈등 관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둘은 기자회견장에서 서로 옆자리에 있었지만 내내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았다. 렁춘잉 행정장관이 Wang Chau 관련 태스크포스를 맡기는 했지만 향의국 세력과의 거래는 없었으며, 이 점은 John Tsang이 주관한 또다른 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돼 있었다고 책임을 떠넘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John Tsang은 자신이 위원회 구성원이기는 했으나 홍콩을 떠나 있어서 회의에는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고, 따라서 Wang Chau 개발 계획이 지금처럼 몇 단계로 분할된 것에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기사 참조둘 모두 차기 행정장관 선거를 노려볼 만한 유력 후보였던 것으로 드러나 추후 상황을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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