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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Тимур Петрович Новиков. Фонтанка. 1980티무르 페트로비치 노비코프. 판탄카 운하. 1980년 작. 러시아박물관 페이지에서 우연히 보고 며칠 동안 눈앞에 어른거려서 가져왔다. http://www.timurnovikov.ru/는 화가의 홈페이지.
이날은 집에 돌아가야 했기에 오전 시간만 있었다. 타이완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국부기념관과 중정기념관은 꼭 방문해야 할 것 같았다. 타이완이랑 단교하고 중국이랑 수교할 때, 명동대사관을 3일만에 비우라고 하는 바람에 외교문서를 다 실어가지도 못하고 대사관 마당에서 태워야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타이완은 한국을 별로 곱게 보진 않는다. 처절하게 배신했으니 타이완 역사에 대해서 예의라도 보여야지 ㅠㅠ 실제로 타이완 역사에 나름 경의를 표할 만한 게, 상당히 발전되어 있으면서도 물가 수준도 안정돼 있고 민주주의도 진통 끝에 꽤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외교적으로 아주 고립돼 있으면서도 내실 있는 발전을 이뤄냈다는 느낌. 한국이 잔인하게 배신을 때렸는데 앞으로 남부럽지 않게..
이미 오래 지났기에 자세히 쓰기 번거로워 간단히 남기기만 해야겠다. 이날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숙소 근처의 천후궁을 본 다음 고궁박물원으로 가서 샅샅이 구경하고 왔다. 천후궁은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도 봤지만 자세히 살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천후궁에 모셔놓은 신들을 살펴보니 워낙 이것저것 다 섬기기에 궁금해서 좀 알아보려고 《도교의 신들》이라는 책을 빌려왔다. 나중에 따로 자세히 쓸까 한다. 고궁박물원에는 생각보다 전시품이 많지 않았는데 그건 한꺼번에 벌여놓을 전시공간이 별로 크지 않아서 그렇다. 60년 넘게 전시품 로테이션을 하면서 겹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니 대체 저장되어 있는 게 얼마나 많은 건지 상상이 잘 안됐다. 타이완의 트레이드마크인 취옥백채(옥으로 조각해 만든 배추)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
2012년 3월 17일이었던가. 눈 덮인 자금성과 북해공원을 굽어보기 위해 아침 일찍 경산공원을 찾았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장엄하고도 낭만적인 곳.
휴가 어디 갈지 고민하던 중 스톡홀름에 실크로드 관련 박물관이 있다는 말이 기억났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은 읽을거리, Fraternity on the Silk Road: The Relationship of Aurel Stein and Sven Hedin. 오렐 스타인의 약탈품이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는 대영박물관에서 만든 자료인 것 같다. https://www.britishmuseum.org/pdf/9-Morin%20pp.pdf로 가면 원문을 바로 볼 수 있다. 스벤 헤딘은 스웨덴 출신의 탐험가로 신장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비롯하여 티베트 등지를 탐험하고, 특히 사막을 떠돌아다니는 소금호수 로프 노르 인근의 누란 왕국 고적을 발견한 최초의 서양인이다. 오렐 스타인은 헝가리 고고학자로, 스벤 헤딘의 선행 탐..
지난번의 지난한 기초화장(基础护理)을 끝낸 다음 본격적인 색조화장(彩妆) 준비를 해보겠다. 护理는 ‘간호하다, 돌보다’ 등의 의미인데, 중국에서는 화장 한번 하려고 피부를 간호해 준다고 생각하나 보다. 색조화장 彩妆에서 彩는 색채, 채도 할 때 쓰는 글자라 상식적인 번역이다. 내 얼굴에 본래 없었던 색을 입히는 과정, 이걸 해야 화장한 티가 난다. 그런데 바로 아랫문단부터 소개할 피부 표현도 색조화장에 들어가나? 기초화장인가? 그것은 필자는 잘 모르겠으며, 화장학 개론은 이 글의 포커스인 듯 사실은 아니므로 패스한다. 메이크업 베이스는 파운데이션 전에 발라 파운데이션의 퍼짐과 밀착 상태를 좋게 만들어주고 피부톤도 조절해준다. 이뿐 아니라, 자외선 등의 물질과 피부를 격리시켜 주기 위해 바르는 크림형태기 ..
몇 달 전에 중국 친구들이 놀러 와서 실컷 놀고 화장품도 왕창 사간 적이 있다. 마당발에 손도 크다 보니 자기 주변 사람들 돈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5-6인분 쇼핑을 한꺼번에 해갔다. 친구들이 정산 자료 만드는 걸 도와주다가 중국어 화장 용어를 여럿 주워듣게 되었는데, 예전에 틈틈이 적어둔 것과 합쳐서 총정리 해보았다. 설명하다가 관련된 다른 표현이나 문법 설명을 곁들였다. 토너(스킨)는 피부를 상쾌하게(爽) 해주는 액체이기에 爽肤水, 로션은 유분이 있는 크림이라서 乳液이라고 한다. 이 토너나 로션을 바르는 동작은 바를 말(抹)이나 문지를 찰(擦)을 사용한다. 친구 말로는, 전자는 보통 북중국에서, 후자는 남중국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말 나온 김에, ‘상쾌(爽快)하다’라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유쾌..
중국 신장 하미에 있는 대사막으로 고비 사막의 일부. 마귀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차 타고 들어가다가 나오는 길을 못 찾아서 말라 죽은 사람도 있다고. 겨울이라 사람도 거의 없었다. 원경으로 잡으니 실제 눈으로 보고 느낀 것보다 훨씬 더 어둡고 황량하고 괴괴해 보인다. 이런 극한의 사막을 지나 무역을 하고 탐험을 했던 옛사람들에 대해 언제나 경외감을 갖고 있다.
2012년 초, 중국 간쑤성 둔황 막고굴 외부 전시실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네팔에서 만들어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온화하고 기품 있는 미소를 가질 수 있을까? 오랜만에 꺼내보니 그때 그 황막했던 겨울 둔황이 새삼 그립다.
드디어 이름을 알아냈다. http://bravebird.tistory.com/47에서 다루었던 러시아 고용기록 수첩! '뜨루도바야 끄니쥐까(трудовая книжка)'라 하고, 위키피디아에서는 Employment Record Book이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Russian Work Record Book이라는 검색어를 지정해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뜨루도바야 끄니쥐까 안에는 소지자의 성, 이름, 부친, 근무기관, 직업 및 전공, 기입 날짜, 소지인 서명이 기본 정보로 기재되며, 취업, 이직 및 해고 기록과 그 사유, 일자 등이 상세 기록된다. 한때 유럽 여러 국가에서 발행했고, 제3제국 시기 독일에서도 관리했다. 러시아에서 한 개인이 5일 이상 특정 기관에 근무할 경우, 사용자는 그 사람의 뜨루도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