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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이날은 집에 돌아가야 했기에 오전 시간만 있었다. 타이완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국부기념관과 중정기념관은 꼭 방문해야 할 것 같았다. 타이완이랑 단교하고 중국이랑 수교할 때, 명동대사관을 3일만에 비우라고 하는 바람에 외교문서를 다 실어가지도 못하고 대사관 마당에서 태워야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타이완은 한국을 별로 곱게 보진 않는다. 처절하게 배신했으니 타이완 역사에 대해서 예의라도 보여야지 ㅠㅠ 실제로 타이완 역사에 나름 경의를 표할 만한 게, 상당히 발전되어 있으면서도 물가 수준도 안정돼 있고 민주주의도 진통 끝에 꽤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외교적으로 아주 고립돼 있으면서도 내실 있는 발전을 이뤄냈다는 느낌. 한국이 잔인하게 배신을 때렸는데 앞으로 남부럽지 않게..
이미 오래 지났기에 자세히 쓰기 번거로워 간단히 남기기만 해야겠다. 이날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숙소 근처의 천후궁을 본 다음 고궁박물원으로 가서 샅샅이 구경하고 왔다. 천후궁은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도 봤지만 자세히 살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천후궁에 모셔놓은 신들을 살펴보니 워낙 이것저것 다 섬기기에 궁금해서 좀 알아보려고 《도교의 신들》이라는 책을 빌려왔다. 나중에 따로 자세히 쓸까 한다. 고궁박물원에는 생각보다 전시품이 많지 않았는데 그건 한꺼번에 벌여놓을 전시공간이 별로 크지 않아서 그렇다. 60년 넘게 전시품 로테이션을 하면서 겹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니 대체 저장되어 있는 게 얼마나 많은 건지 상상이 잘 안됐다. 타이완의 트레이드마크인 취옥백채(옥으로 조각해 만든 배추)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
타이페이에서 공부 중인 친구가 있어 하루 휴가를 쓰고 주말 동안 놀러 갔다. 원래 작년에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드디어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따뜻한 남쪽나라다 보니 가벼운 옷을 입고 봄기운을 제대로 낼 수 있었다. 3월은 타이완 여행의 적기라더니 딱 그랬다. 반팔 입고 가디건 하나 가지고 다니면 딱 적당한 날씨였다. 캐세이퍼시픽 비행기를 탄 관계로 시내의 송산공항 대신 타오위안 공항에 내렸다. 내려서 3일간 3g 데이터를 무한 제공하는 유심칩을 사서 끼워 넣고 문명세계에 즉시 재접속할 수 있었다. 대만달러 300불이니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 다니는 내내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가 무척 잘 되어있고 편리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타오위안 역에서 타이페이 시내로 들어가려면 대만달러 120원을 내고 국광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