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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파로에서 실컷 논 다음날 아침에는 하(Haa)라는 지역을 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등산복 바지를 빨아 난로 위에 올려 놓고 10시에 출발했다. 하 지역은 부탄 서부에 있는 곳인데 local deity에 대한 신앙 및 샤머니즘의 영향이 강한 지역이며 지역 정체성도 강렬하여 타지역 사람들을 외국인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한다. 또 이날 들은 트리비아 한 가지는 동부 부탄에서는 주로 여자아이들 위주로 상속을 받고 남자아이들은 알아서 독립을 해야 하며, 서부 부탄에서는 남녀 균분 상속 위주라는 점이다. 파로, 팀푸, 하는 모두 서부 부탄이다. 내가 어제 만난 친구들은 모두 균분 상속을 받게 되겠군 ㅋㅋㅋㅋㅋ 동부 부탄은 내가 가려는 아루나찰 프라데시와 붙어 있는데 이곳은 문화가 많이 다른 듯 하여 기회를 만들어 ..
파로에서 보낸 3월 1일은 매우 알찼다. 이날 탁상 곰파를 보고 키추 라캉에 갔다가 양궁 올림피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톤 배스를 하면서 땀을 뺀 다음 그곳에서 저녁을 먹고 8시 넘어 꽤 느즈막히 술을 마시러 나갔었다. 파로에 친구들이 많은 페마가 좋은 자리를 만들어 줬다. 페마는 성격이 매우 부드럽고 자상해서 여자인 친구들이 많고 아주 좋은 관계였다. 세 명이나 와주었는데 그 중에서 두 명이나 나와 이름이 같았다. 나는 한 12년쯤 전에 중국에서 여행을 다니다가 간쑤성 샤허에서 티베트 이름을 얻은 적이 있는데 '데키 초모'이다. 행복의 호수라는 의미이다. 내 한국 이름이 외국인 입장에서 발음이 좀 어려운지라 시킴이나 부탄 같은 곳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이름이다. 그런데 이날 페마의 친구 중..
부탄 글이 밀린 것을 오늘 한번 한꺼번에 써봐야겠다. 2월 29일~3월 2일 사이에는 푸나카, 파로, 하를 방문했는데 이에 대해 쓰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책상에 앉아 태블릿으로 글을 제대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일단 숙소에 테이블과 의자 자체가 잘 없을 뿐더러 태블릿을 켜는 일 자체가 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에는 그날그날 기억과 감상이 날아가기 전에 휴대폰으로 되는 대로 써서 올린다. 대충 남겨 놓고 나중에 진짜 관심이 가는 주제에 대해서는 따로 리서치를 좀 해보고 내륙아시아 폴더에다가 다시 잘 쓰는 방식이 훨씬 생산적인 듯 하다. 2월 29일은 폽지카 지역에서 푸나카 지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특색 있는 사원 한 곳을 방문했다. 치미 라캉이라는 곳으로 Divine Madman 드룩파 퀸리..
일찍 일어나서 빨래를 전부 맡기고 윈드폴로 갔다. 페마가 준 버터티 분말을 가지고 가서 나누어 먹고 산에서 먹을 것만 좀 남기고 윈드폴에 드리고 왔다. 트렉 루트는 거의 99% 정했다. 과연 나의 선택은?!ㅋㅋㅋ 윈드폴 공용 장비 중에서 쓸 것도 따로 좀 빼놓았다. 트렉을 끝낸 많은 분들이 소모품과 본인 장비를 나눠주시기도 하셨다. 할 일 - 네팔 루피 현금 준비 - 루트 조사 및 희망사항 전달 - 아이젠과 치약 구하고 스패츠 짝 맞추기 - 내일은 여기 하루 더 지내고 모레 숙소 옮기기 - 빈 박스나 봉투 구해서 보관할 짐 정리 이후 호숫가에서 멍하니 있거나 걸으면서 햇빛을 즐겼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할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일 7일엔 사람들과 티베트 난민촌과 산악박물관에 가보기로 했고 8일엔 ..
푸나카에서 하룻밤 잔 이튿날 푸나카를 떠나기 전에 왕디 포드랑 종에 갔다. 이날은 2월 28일이다. 역시 부탄의 단군왕검 격인 나왕 남걀이 세웠다고 알려져 있으며 2010년대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되었다. 이 사원을 최초에 짓던 당시 인도 사람들이 건축에 참여했으며 이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 아직까지 건너편 산중턱에 남아 있다. 현재 주민들은 그 후손이라 피부색이 조금 어둡다고 한다. 이후에는 폽지카 계곡 쪽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에 야생 벌처가 활강하는 걸 봤다. 폽지카 지역에서는 먼저 강티 사원을 보고 나서 빙식 계곡인 폽지카 계곡 쪽으로 하강해 내려가는 일정이었다. 강티 사원은 티베트 불교 4대 종파인 닝마, 사캬, 카규, 겔룩파 중 가장 오래된 닝마파 불교 사원이다. 부탄의 유명한 불교 성자인 ..
현재는 카트만두 보다나트 스투파 근처의 카페에 있다. 오늘 아침에 부탄을 떠나 네팔로 왔고 비행 시간은 겨우 1시간 정도였으며 오는 길에 오른쪽 창가 좌석을 잡아서 칸첸중가와 에베레스트 등 히말라야의 각종 산군을 보았으나 구름인지 산인지 잘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멀리 보였다. 카트만두는 12년만이다. 이전에 왔을 때 보다나트 스투파 근처에 지냈었기에 이번에도 이쪽으로 오려고 부킹닷컴에서 숙소를 대충 보고 와서 당일 현장박치기로 조금 더 저렴하게 방을 구했다. 1박에 1만 5천원 정도 하는 1인실이며 하등의 부족함은 없다. 아침 7시 비행기를 타느라 졸렸기 때문에 일단 아묻따 낮잠부터 자고 2시인지 3시가 넘어서 기어나왔다. 오늘은 특별한 할 일이 없으니 네팔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밀린 부탄 이..
8시에 조식을 아주 배부르게 먹고 9시에 일정을 시작했다. 차 안에서 보니 가게들이 대부분 닫겨 있는 것 같았다. 겨울에는 9시 반쯤 열고 더 일찍 닫으며 여름에는 7시 무렵부터 열고 밤 10시까지도 영업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근무 시간은 9시부터 5시까지다. 2월 26일 월요일 이날 일정은 이랬다. 1. 체리 곰파까지 하이킹 2. 체리 곰파 둘러보기 3. 타킨(동물 보호종 중 하나) 보호구역 4. 인터렉티브 박물관 '심플리 부탄' 방문 5. 점심 식사 6. 전통 방식으로 경전용 종이를 생산하는 Jungshi Paper Factory 7. 수공예 거리 8. 타시초 종 (부탄 국왕 집무실이 있는 요새이며 바로 옆에 왕의 가족들이 사는 궁전도 있으나 1층짜리 건물로 매우 소박함) 9. 숙소에서 저녁..
부탄 일정을 벌써 3일째를 마쳤다. 그간 있었던 일들을 대체 어떻게 다 쓴단 말이고. 부탄에서 처음으로 태블릿을 켜서 티스토리 접속을 좀 해보려는데 태국에선 문제 없었으나 이곳 와이파이로는 카카오 계정 접속이 되지 않았다. 비밀번호가 틀린 것이 없는데도 안 되었다. 핸드폰으로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카카오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는 노력까지 해보았는데 허사였다. 검색을 좀 해보니 뭐 확실치 않은 네트워크로 접속하면 잘 안된다 어쩔시고 저쩔시고 하는 얘기가 있었다. 부탄은 좀 확실히 좀 레어한 지역이니 부탄 로컬 와이파이 대신 로밍 네트워크로 접속해 보았는데 그제서야 로그인이 됐다. 부탄 유심을 끼워 놨다가 한국 유심으로 바꾸고 로밍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모바일 핫스팟을 켜서 겨우 티스토리에 들어왔다. 카카오 ..
시기 (인샬라)위치 (인샬라)2/21 ~ 2/25 태국 방콕2/25 ~ 3/3 부탄 3/3 ~ 3/21 (TBD) 네팔 3/21 ~ 3/24 (TBD)인도 뉴델리 [입경] 국립 인도박물관!!!!3/24 ~ [뉴델리-바라나시 이동] 바라나시 및 불교 성지4/7 ~ [콜카타-구와하티 이동] 아루나찰 프라데시 웨스트 벵갈, 시킴4/21 ~ [콜카타-뉴델리 이동] 우타라칸드4/30 ~ 히마찰 프라데시5/7 ~ 펀자브 인도 여행은 죄다 현지에 가서 부닥쳐 봐야 아는 계획불가능 영역이므로 전부 다 가변적이다. 그렇지만 집에 언제 돌아올지 대략 친지에게는 알릴 수 있어야 하고 또 5월쯤에는 귀찮은 행정 절차들이 있을 것 같으므로 혹여나 귀국이 필요할 수 있어 위와 같이 1차적으로 일정을 생각해봤다. 근데 만약 저대로..
지금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약간 술기운이 돌고 있으나 여러 모로 매우 진척이 많은 날이었으므로 글을 남겨 놓는다. 설 연휴 마지막날 난생 처음으로 소프트 렌즈를 구입하였다. 아무래도 추운 지방 여행 중에는 김이 서리는 안경보다는 렌즈가 편리하다. 6개월 정도 사용 가능한 소프트 렌즈를 10만원 돈에 구입하였다. 일회용이 아닌 렌즈는 생전 처음으로 구입한 것이다. 내게 시각은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눈에 하등의 부담을 주지 않고자 그간 시력교정술도, 렌즈도 하지 않고 외모 다운그레이드를 감수하며 안경만 고집해 왔다. 가끔 원데이 렌즈를 착용했을 뿐이다. 특히 회사를 다닐 때는 '회사에 낭비할 렌즈 따위는 없다'라고 하면서 안경만 끼고 다녔다. 근데 안 버리고 계속 착용할 수 있는 렌즈가 이렇게 편한 거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