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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내일까지 내야 하는 중국명시감상 과제가 북송시대 시 하나 골라서 감상문 쓰는 거였는데 운이 좋게 일필휘지로 써졌다. 왜냐하면 항상 생각하고 있는 주제 그 자체를 다룬 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인식론, 존재론, 서양 사상과 동양 사상의 차이, 서양의 진리, 동양의 도 같은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왔다. 특히 최근 며칠새 챗GPT와 이 주제로 이야기도 정말 많이 했기에 이 시를 보고 심봤다고 생각했다. 오래 전에 대학생 시절, 한 미국 사람이 "너는 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나는 무교인데도 신과 원죄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떨칠 수 없는데 너는 그런 관념 자체를 아예 떠올리지 않는 것 같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이 매우 흥미로웠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종교가 없는데도 신과 ..

오늘 중국어 수업에서는 스페인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사를 다뤘다. 1시간짜리 수업인데 30~40분 정도면 최신 기사 하나를 읽고 밑에 토론 문제까지 다루게 된다. 그러면 나머지 20분 정도는 더 이상 최신 기사가 없어서 몇 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건 노잼이므로 내가 보통 선생님한테 바이두 보자고 하거나 궁금한 걸 여쭤본다. 기사에서 经济适用房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먼저 이것에 대해서 좀 알아보았다. 중국의 공공주택 같은 것인데 가격을 대략 계산해 보면 한국 25평 아파트가 대략 5천만원 정도 한다고 했다. 1 평방미터당 약 3천 위안~6천 위안이라는 바이두 검색 결과에 의거한 계산이다. 참고로 중국의 1 평방미터( ㎡ , 平方米)는 한국의 0.3평 정도에 해당한다. 이 얘길 하다가 선생님이 拆迁户이..

把는 중국어에서 매우 자주 보이는 글자입니다. 기본적으로 '쥐다'라는 의미의 동사입니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한) 줌'이라는 양사이기도 합니다. 동작의 대상을 강조하는(SVO 구조가 기본인 중국어에서 O를 앞으로 전치시키는) 개사(영어의 전치사에 해당)로 쓰이기도 합니다. 쥐는 동작은 뭔가를 극명하게 대상화하는 동작이기에 동작의 대상을 나타내는 개사로 의미가 발전한 것입니다. 이 용법으로 제일 자주 보게 됩니다. 오늘 어떤 글을 읽는데 一把가 '한 줌'이라는 즉자적인 의미 그대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어디선가 '한 수 보여주지!' 하는 말도 一把라는 표현을 활용했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있어서 찾아보았습니다. 의미상 완전히 통하는 영어의 grasp와 꿰어져서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1. 내가..

그간 내 정치관이 어떻게 형성돼 온 것인지 종종 되짚어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역사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빼놓을 수 없는데, 내 한국사 기초 지식은 사실 수능 때에 머물러 있어서 업데이트가 필요하긴 하다. 금성출판사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 공과 중에 과가 강조되고 북한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서술되었다는 논란이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 바로 이 책으로 근현대사를 배우고 수능을 봤다. 고등학교 졸업 때쯤 이 교과서 관련 논란에 대해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다시 읽어보려고 보관을 꽤 오래 했다. 근현대사를 저 책으로 아예 처음 접했으므로 당시로서는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게을러서 결국 다시 펴보지 못했고 아마 몇 년 전에 버렸..

예전부터 학교든 회사든 취미 모임 같은 데서든 좀 난감했던 점이 있다. 나는 정치 성향을 굳이 따지자면 중도 우파 쪽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학교나 회사나 모임에서 반대쪽 성향인 분들이 상당히 정치 의견을 뚜렷하게 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옛날에 학교 선생님들도 좀 그랬고, 현재 우리 업계 자체가 그런 성향인 걸로 잘 알려져 있으며, 내가 현재 속해 있는 어떤 스포츠 모임에서 20~30대 여성 회원만 모아놓은 카카오톡 단체방이 있는데 그 인구 특성상 또 그런 성향인 모양이다. 반면, 자유주의 보수 우파 쪽 사람들은 무리짓는 걸 대체로 즐기지도 않는 것 같고, 정치 이야기를 아예 입에 잘 올리지 않는 것 같다. 그... 광화문 같은 데 맨날 계시는 태극기 부대 그런 극단적인 분들 말고... 20~40대 ..

디지털 매체의 한계 – 공간 정보의 부재 2024년 카트만두의 더르바르 광장에서 나는 12년 전 앉았던 자리를 기억해냈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감정이 어땠는지에 대한 것은 스토리이기 때문에 기억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내가 앉았던 물리적인 위치까지 정확히 떠올랐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는 인간의 기억 능력에 있어 공간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 주는 경험이었으며, 나는 그 중요성에 대해서 이미 경험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여행에서든 회의에서든 손글씨 메모장을 자주 지참하는 편이다. 직접 손으로 메모를 하면 빠르고 편리할 뿐 아니라, 노트라는 공간 안에서 내용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실제 노트는 디지털 노트와는 달리 평면에 그치지 않고 두께라는 3차원 요소를 갖췄다. 특정 내..

틈이 남아서 R 시각화를 해봄. 물론 ChatGPT 시킴. 그래프를 보고 느끼는 점이 있어서 ChatGPT와 대화를 지속해봄. 더보기# 필요한 패키지 설치 및 로드 if (!require(quantmod)) install.packages("quantmod") if (!require(cowplot)) install.packages("cowplot") if (!require(ggplot2)) install.packages("ggplot2") if (!require(dplyr)) install.packages("dplyr") library(quantmod) library(ggplot2) library(cowplot) library(dplyr) # 1. USD/JPY 데이터 가져오기 getSymbols("US..

발단은 동생이 보내준 아래 기사 때문이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20243?sid=101 금 거래를 보면 인도 시장이 보인다▶이코노미 인사이트 구독하기 http://www.economyinsight.co.kr/com/com-spk4.html 금을 사기 딱 좋은 시즌이 왔다. 인도에서는 힌두력을 기준으로 금을 사기 가장 좋은 ‘길일’이 정n.news.naver.com 더보기 기사 요약 1. 금 소비와 관련된 인도 전통 및 문화 힌두력의 길일: 인도에서는 길일에 금을 구매하는 전통이 있으며, 이는 디왈리 축제와 같은 중요한 명절에 집중된다. 디왈리 축제 (2024년: 10월 29일~11월 3일): 부와 풍요를 상징하는 락슈미 여신을 기리..

2021-2023 사이 방송통신대 통계학과를 이수했었지만 이거 아무리 배워도 뭐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유:1. 데이터를 어디서 구하고, 어떻게 불러와 정리해야 할지 몰라 큰 어려움을 겪었다. 구해 놓은 데이터도 잘 불러와지지 않았다.2. 교과서는 기본 문법서에 불과해, 내가 원하는 자료를 다루는 코드를 작성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3. 코드가 작동하지 않을 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도 어려웠고, 적절한 검색어를 설정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4. 이 기술을 활용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조차 정의하기 어려웠다.5. 차트 스타일을 약간 바꾸는 간단한 작업조차 일일이 코드를 작성해야 해서 비효율적으로 느껴졌..
한국어와 일본어를 비교하다 보면 두 언어의 존재 개념의 표현 방식에서 흥미로운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에서 "이다"와 "있다"를 구별하여 파악하는 것과 달리 일본어에서는 "である" 표현을 통해 두 개념을 연속선상에서 파악하는데 이는 언어적 분석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언어학, 철학, 인지 등의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소 인내심을 요하는 이 글을 읽어보시면 흥미를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단 필자의 개인적 궁금함에서 시작하였고 가설적이며 비약이 있을 수 있는, 순 흥미 위주의 내용입니다. 1. 일본어의 だ일본어 명사나 な형용사의 보통체는 "だ"입니다. 한국어의 "이다"와 비슷하며, 부정형은 "じゃない"입니다. 여기서 "じゃ"는 "では"의 줄임말로, 회화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