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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과 조봉암

bravebird 2025. 3. 12. 03:08

그간 내 정치관이 어떻게 형성돼 온 것인지 종종 되짚어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역사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빼놓을 수 없는데, 내 한국사 기초 지식은 사실 수능 때에 머물러 있어서 업데이트가 필요하긴 하다.
 
금성출판사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는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 공과 중에 과가 강조되고 북한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서술되었다는 논란이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 바로 이 책으로 근현대사를 배우고 수능을 봤다. 고등학교 졸업 때쯤 이 교과서 관련 논란에 대해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다시 읽어보려고 보관을 꽤 오래 했다. 근현대사를 저 책으로 아예 처음 접했으므로 당시로서는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게을러서 결국 다시 펴보지 못했고 아마 몇 년 전에 버렸을 듯 하다. 
 
그 책으로 근현대사를 배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은 조봉암이다. 그는 이전에는 조선공산당 활동을 하였으나 전향하여 이승만 정권 당시 농림부 장관으로 기용되었다. 조봉암은 북한의 무상몰수, 무상분배 방식과는 다르게 유상매입, 유상분배 방식의 시장경제적 농지개혁을 추진하였다. 농지개혁은 기존의 지주제를 해체하는 정책으로서 이후 자영농이 등장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농지개혁에 대해 대한민국이 소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즉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여 잘살고자 하는 쁘띠부르주아 사회로 바뀐 한 계기이자 공산화를 저지한 보루로서 높이 평가한다. 조봉암은 당시 야당인 진보당 당수로서 자유당 이승만의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기도 했는데 끝내 이승만 정권 때 사법살인을 당했다. 참고로 당시 판사였던 홍진기가 이건희 전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의 친부. 
 
세월이 오래 지난 후 2011년 조봉암은 무죄 판결을 받게 되지만, 2020년에 조봉암이 김일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내용의 소련 비밀 문건이 발견된다. 그러나 그 문건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그 내용 그대로 조봉암이 정치자금을 전달받은 것이 사실인지는 여전히 당시 북한의 공식 문서 등을 통해 추가 규명이 필요하다. 판결 당시는 소련의 해당 문건조차도 알려져 있지 않던 시절이므로, 물증이 없이 판결하고 사형을 집행한 사법살인이었음은 변함 없다. 김일성과 모종의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약간 아이러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 중에 가장 안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난 이승만이었다. 그 이유는 우선 야당 당수를 죽이고 개헌을 하고 부정선거도 해 가면서 집권 연장을 하고자 했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큰 것은 재임 중에 제주에서나 보도연맹 사건, 여순 사건 같은 것으로 사람이 십수만 규모로 많이 죽어 나갔기 때문에 그렇다. 역대 정권을 통틀어서 가장 많은 수이다. 그 수법 또한 몹시 잔혹하였다. 지금도 우리 아버지 고향에는 백골이 많이 묻힌 곳이 있다고 하는데 이게 보도연맹 사건 때다. 아버지 고향에서 전하는 바로는 민간인들을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게 해서 파묻고 총살했다. 재임 중 국가 권력에 의해 민간인이 많이 죽어나간 것이 사실이므로 여전히 이승만이라는 인물 그 자체를 그다지 존경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선이 일 단위로 바뀌는 전쟁통에 피아식별 자체가 어려웠고 국가 전복의 위협이 실재하였던 시대 그 자체의 한계가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한반도 역사의 최대 분기점에서 이승만 정권이 있었기에 내가 현재 간발의 차이로 자유 민주국가에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 11월에 망우리 공원의 조봉암 묘 방문. 2020년 5월에 소련 문건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후에 궁금해져 한번 방문해봄.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5/2020051503838.html

김일성, 조봉암에 1956년 대선자금 보냈다

김일성, 조봉암에 1956년 대선자금 보냈다 주간조선 1956년 조봉암 대선 자금 지원했다봉인 풀린 구소련 극비문서

www.chosun.com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5842

봉인 해제된 조봉암 관련 구소련 문서가 던진 질문들 - 주간조선

1952년과 1956년에 각각 대통령 후보로 나서 그때마다 차점을 기록했던 조봉암 전 진보당 위원장에 대한 구(舊)소련 기밀문서가 러시아 학자 표도르 째르치즈스키(한국명 이휘성) 국민대 선임연구

weekly.chosun.com

 
https://www.dailynk.com/20201103-3/

[북한 어제와 오늘] 조봉암, 김일성에 충성의 편지 보냈나? | DailyNK

1956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선풍을 일으킨 뒤 1957년 진보당을 창당한 조봉암은 북한 간첩과 내통했다는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1958.10.2). /사진=연합 독자 여러분들은 조봉암이 누군지 잘 알

www.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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