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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그 현장에 일단 가라. 예컨대 쿰부 에베레스트 트렉을 하고 싶다면 카트만두부터 일단 가서 타멜을 돌아다니며 묻고 다녀라. 그럼 불과 며칠 뒤에 그곳에 가있을 수 있다. 일단 현장에 가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기에 쉽게 일이 이루어진다. * 그렇다면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에 일단 가볼까? Workaway 같은 방법으로? 일단 가 있기만 하면 일자리를 얻는 것은 허무하게 간단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회사에 고용되어 있어서 그걸 때려치고 이동하는 게 어려웠을 뿐이다. * 그러나 해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생활하는 걸 과연 내가 좋아할까? 남의 밑에서 남의 돈 받고 일한다는 본질은 그대론데? 다니고 싶은 회사나 해보고 싶은 직무가 전혀 없을 뿐더러..
23일에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카트만두에 돌아와서 2주만에 샤워를 하고 인간세상의 음식을 먹은 다음 모든 절박함이 사라져버렸다. 산중에서 와이파이를 비롯한 전기를 쓸 수 없었기에 글을 미뤘는데 돌아와서도 밀린 일기를 쓰는 초등학교 방학숙제 같은 짓은 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도 모레 네팔을 떠나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으므로 약간 글을 써보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일정은 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다. 나중에 여길 또 올 경우에 난이도를 높여서 가이드 없이 혼자 다녀보기 위해 필요하다. 동행이었던 알레산드로에게 정리해서 공유해준 일정을 그대로 붙여 넣었으며 한국어로 옮기는 노력은 하지 않겠습니다. Apr 8 Mon (Day 1): Kathmandu - Ramecchap - Lukla (2840m) - Ch..
여행기는 날짜대로 성실히 기록한다는 암묵의 룰에 어긋나기에 이 글은 언젠가 사라지거나 다른 글에 통폐합될 수도 있다. 하지만 3패스 트렉이 거의 끝난 것을(즉 전기와 인터넷이 드디어 가능해진 것을) 기념하여, 조만간 바빠진 후 귀찮음에 잠식당하기 전에, 아무 말이나 써두겠다. 에베레스트의 장엄한 아름다움 같은 내용은 아니라 아주 하찮고 사소하고 더럽기 때문에 히말라야 하면 응당 동반되는 멋진 감상에 가려져서 잊힐 내용이다. 또 미래에 이 힘든 짓을 기어이 또 사서 하려고 할 수 있는 나 자신에게 꼭 남겨 두어야 할 내용이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는 미래도 없다 이 미련한 것아. 사실 추워서 씻으러 가기가 소름 끼치기 때문에 이러고 있다는 것은 굳이 숨기지 않겠다. 여기도 3400미터가 넘는 엄연한 고지대고..
*현재위치 쿰중 https://maps.app.goo.gl/C5J7thRJSjML5KnR9 Eco Lodge and Restaurant · RPFC+5C5, Khumjung 56000 네팔★★★★★ · 음식점www.google.com * 현재고도 3756m * 걸음수 14196 * 이동거리 9.18km * 기온 최고5 최저-2 체감2 * 달밧 가격 600/800루피 * 와이파이 공짜로 연결해줬고 방과 다이닝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며 방안에도 콘센트가 있음 * 역시 추워서 샤워는 어렵겠고 물 자체가 부족해 보임 * 일정 9시 출발 13시 무렵 쿰중 도착 바로 오면 2시간쯤 걸리나 중간에 셰르파 박물관, 에베레스트 뷰포인트 호텔을 들름 16시 쿰중 사원 방문 남체 이후부터는 유제품이나 육류가 신선하지 않아 ..
* 현재위치 남체 바자르 https://maps.app.goo.gl/djhghvQvq34pvMme8 Hotel Kamal · RP36+G59, Namche Marg, Namche 56000 네팔★★★☆☆ · 호텔www.google.com * 현재고도 3423m * 걸음수 28,527 * 이동거리 17.59km * 오늘 구간은 계단이 많아서 성가셨으며 점심 식사 이후부터는 거의 계속 업힐이었음 * 기온 최고6 최저-2 체감2 * 달밧 가격 베지/논베지 750/900루피 * 와이파이는 공짜로 연결해줬지만 다이닝룸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전기는 개인 객실 안엔 없으나 다이닝룸에서는 무료로 사용 가능 * 역시 추워서 샤워는 어렵겠고 일단 방안에 화장실이 없고 핫샤워 비용 자체가 500루피(5천원)이며 머리라도 감고..
* 현재위치 체프룽 https://maps.app.goo.gl/kzzjevAM8aAMqxFA6 Amadablam Guest House · PP39+G5, Chaurikharka 56000 네팔호텔www.google.com * 현재고도 2684m * 기온 최저 1도 최고 9도 체감 4도 * 달밧 가격 600루피 * 와이파이 및 전기 무료 이용 * 핫샤워는 별도 요금을 내야 하고 이미 해가 떨어져 쌀쌀하고, 현재 21시 30분 기준으로는 너무 춥고 물은 얼음 같으므로 샤워는 꿈꿀 수 없으며 세수와 양치만 가능하였고 세수도 힘겨웠다 * 현재 수면을 위해 티셔츠 3겹에 패딩, 바지 3겹 입음 * 일정 01시 원래 승차 약속 시간 02시 차 출발 06시 라메찹 도착 (경비행기 지연) 17시 직전 시타항공 루클라행..
오늘까지 카트만두 6박 숙박비를 치렀다. 하루에 1만 5천원이라 1만원으로 줄이고 싶은데 짐을 풀고 나니 알아보기가 번거로웠다. 주인 가족들도 엄청 인자하셔서 그냥 있어야겠다. 숙박비를 치렀다는 것은 이동이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 어디로? 뻔하지만 사가르마타 국립공원이다. 그러니까 쿰부 3패스 트렉을 하러 간다. 약 17일간의 일정이다. 비자를 연장해 놓았고 동행과 가이드도 구해서 돈을 다 치렀으며 짐도 다 싸놓았고 오늘 새벽 1시에 차 타고 경비행기 타러 출동한다. 세계에서 제일 위험하다는 그 루클라 공항으로 날아간다. 이번 짐은 랑탕 트렉 짐에다가 등산바지 한 벌과 윈터 장비를 조금 추가했다. 안나푸르나 서킷 때와 거의 비슷하지만 이번엔 공짜로 빌릴 데가 없어 몇 가지를 그냥 구매했다. 최고 고도 55..
이 글은 4월 3일 수요일에 대한 내용을 4월 4일 한낮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아마 4월 4일 내용을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그냥 도시에서 노는 날은 별다른 게 없어서 매일 쓰는 거 좀 지장이 있네요 ㅋㅋㅋㅋ 4월 3일 수요일에 한 일 * 셰르파와 고산등반에 대해 현지 조사를 하신 분께 연락드려 에이전시 문의 * 피자 1판 흡입 * 티베트 북스토어에 가서 도서 대량구입 후 그동안 부탄과 네팔에서 산 다른 책들과 다함께 총 10kg을 한국으로 부침 * 타멜 거리에서 3패스 트렉 견적 문의 * 도삭면 사먹고 숙소로 복귀 이날은 아침 일찍 한국의 지인 분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예전 번역일을 할 때 편집장님이시자 셰르파와 고산등반에 대해 현지 조사를 하신 분입니다. 이 분께 현재 네팔에 있음을 알리고 잘 알고 계..
여섯째날은 첫째날 잔 붓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랑탕이 진짜 좀 아쉽긴 한 게 그냥 올라갔다가 그대로 같은 길로 돌아온다. 물론 약간 변화를 줘서 셰르파가온 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는데 나는 그냥 좀더 빨리 가려고 같은 길로 내려와 버렸다. 올라갈 때 들렀던 티베트 난민 캠프에 들러서 할아버지한테 인사도 하고 하여튼 무난무난하게 복귀함.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버스는 다음날 아침에 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 하루 자면서 오랜만에 풀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음. 이튿날 버스에서 지프로 한번 바꿔 타고 낮 3시쯤에 카트만두 타멜의 숙소로 무사 복귀했다. 바로 빨래를 정리해서 맡기고 밖에 나가서 피자 한 판을 벌컥벌컥 마셨으며 감기 기운이 있어서 맥주는 초인적인 의지로 참은 다음 티베트 북스토어에 가서 ..
일어나 보니 눈이 많이 내려서 고도가 거의 5천미터가 되는 체르코 리는 생략하기로 하고 하강을 시작했다. 랑탕 트렉은 온 길을 그대로 돌아오는 거라 조금 재미가 덜한 것 같다. 하루종일 재게 걸어서 둘째날 묵었던 롯지로 돌아오니 밖에는 지금 비가 많이 온다. 밍마 아저씨가 보통 이틀 걸리는 길을 하루만에 온 거라고 한다. 어제 오늘 실컷 걸어서 4일 일정을 2일로 단축한 것. 요즘은 공간지능이나 스페이셜 메모리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카트만두에서 더르바르 광장에 갔다가 12년 전 앉아 있었던 자리가 다 떠오른 것에 조금 놀라서였음. 난 여행을 할 때 손으로 적는 메모장을 지참해서 다닌다. 직접 손으로 메모를 하면 빠르고 편리하며 폰에 타자를 치는 것보다 경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