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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살다살다 이렇게 열받는 경험도 드물 듯. 핸드폰을 4년 쓰고 액정이 나가서 여름에 바꿨다. 최근 오랜만에 위챗을 다운받아서 로그인을 시도했다. 중국 친구들이 전부 거기 있어서 오랜만에 인사를 하려고 했음. 근데 기기가 변경되었다면서 로그인을 안 시켜줌 ㅋㅋㅋ 해킹 시도로 간주하는 모양임. 그럴 수 있지. 특히 위챗은 요즘 결제수단과도 연결이 되어서 해킹당하면 복잡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게다가 시진핑 장기집권 체제에서 공산당 통제도 워낙 엄하기 때문에... 위챗 대화 내용을 전부 감시하기 때문에 신분증명을 복잡하게 시키는 것 같다. ㅅㅂ 답답해 새로운 폰에서 내가 나임을 인증하는 방법은 아마 두 가지인가 있었음. 1. 기존 핸드폰을 가지고 QR스캔해서 인증 (이건 전 폰이 액정이 나가서 제약이 있었음..
문학 전공 시작한 후에 탈식민주의 이야기하는 교수님들 보고 그 분야 자체에 실망한 이유 = 현 여당의 행태를 굉장히 안 좋게 보게 된 이유 뿌리가 완전히 동일하다. 번역이 난삽하기는 하지만 디아스포라의 지식인이라는 책에 '마오주의'라는 키워드로 잘 정리되어 있다. 옛날에도 글 남긴 적 있음. 요약하면, 약자의 정의를 부르짖을수록 자기 봉급과 권위가 올라가는 사람들을 왜 믿어야 하나? 더보기 오리엔탈리즘이 반드시 백인의 속성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오주의자 역시 반드시 인종적으로 '백인'은 아니다. '백인의 죄'라는 말은 계속해서 권력과 결여를 서로 대치시키는 담론유형을 가리키는데, 그 담론의 화자는 제인 에어처럼 권력을 가지고 말하면서도 자신을 무력한 것과 동일시한다. 이는 특권층 출..
겨우 서른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재밌었던 게 등장인물 이름입니다. 극중 상황과 딱 맞도록 절묘하게 지어 놓았습니다. 중국어를 알면 이름에 담긴 우의적 의미를 쉽게 눈치챌 수 있지만, 번역의 과정을 건너다 보면 모조리 lost in translation 되기 때문에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한번 쭉 소개해 볼게요. 스포일러 있음!! 1. 구자 (顾佳) 완벽 그 이상의 전업주부 구자. 구자가 처음 등장하던 장면 기억하시나요? 구자라는 이름하고 전업주부하고 무슨 상관이길래 이런 말을 할까요? 구자의 이름인 자(佳, jiā) 는 아름다울 가 자를 씁니다. 이외에도 훌륭하다, 뛰어나다는 뜻이 있어요. 이게 집 가(家, jiā)랑 발음이 완전이 똑같아요. 성씨인 구(顾, gù)는 한국 한자로는 돌아볼 고(顧) 자로, ..
겨우 서른 다 봤다. 보면서 내내 느낀 것이 구자는 밸붕 캐릭터다. 주인공 세 여자 전부 다 장점도 단점도 있지만 구자는 그 중에서도 장점이 훨씬 두드러지고 단점은 없는 수준이다. 기품 있고, 자기가 원하는 걸 알고 추진력 있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숙일 때는 숙일 줄 알고, 그러면서도 절대 용납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사 표현 확실하고, 집안일이든 사업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절도 있고 일처리 뛰어나고, 선견지명 있고 판단력 뛰어나고, 선량하고 인정도 많아서 매번 정도를 걸으면서 대국적인 선택을 함. 구자 아버지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어르신. 실책이라고는 한때 집안을 흥하게 하려는 의욕이 과해서 부녀회 활동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차공장을 성급하게 인수한 것인데, 도리어 훌륭하게 책임을 지고 전화위복을..
추천이 자자한 거의 다 봐간다. 대기업 파견 직원으로 나오는 이지안(아이유)이 박동훈 부장(이선균)과의 교류를 통해 저런 명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예전에 전회사에 다닐 때 써둔 글 중에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배경 이야기 전회사는 대졸 공채 정규직 사원(나 같은 사람)을 4급 사원으로 분류했다. 이들 이외에 수출입 서류 작성이라든지 비품 정리 등 비교적 간단한 서무를 담당하는 파견직 여자 직원이 굉장히 많았다. 이들 중에 남자는 없고 전부 여자였으며 학력은 고졸 혹은 초대졸이었다. 이 직원들이 정규직 5급 사원으로 대거 전환된 적이 있는데, 파견직과 5급 직원에 대해서 사람들은 항상 책임감이 없다고 불만이 많았다. 파견직 및 5급 사원은 속칭 '여직원'이라고 불렸다. 정규/비정규직 관계를 표면화하..
1-2월에 넷플릭스 드라마 을 보면서 부족한 중국어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바람피는 연놈들 이야기에선 ㅅㅄㅂ 하면서도 동일 연령대 이야기다 보니 바로 갖다 쓸 수 있는 표현을 낼름 주워 먹기만 하면 돼서 너무 개이득입니다. 혼자만 알기엔 아까워서 가끔 재밌는 게 있으면 써보려고 해요. (나한테만 재밌을 확률 99.99퍼;; ㅋㅋ) 중국어는 한자 때문에 조어력이 뛰어나서 유행어, 신조어 및 번역어가 정말 기발합니다. 근데 그런 콘텐츠는 저보다 더 잘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 대신, 저는 오늘 한자 한 개 붙잡고 뚜드려 패겠습니다. 현대 중국어에서 정말 자주 보고 듣는 글자라서 한번 봐두면 무조건 이득입니다. 보장함. 그럼 숨은 그림 찾기 ㄱㄱ 해볼까요. 아래 짤에서 공통적인 글자 하나 찾아보세요. ..
와호장룡은 제가 중국어를 배우게 만든 인생 영화입니다. 고2에서 고3 올라가는 겨울에 밤 11시까지 공부하고 나서 영화 하나 보고 자는 하루하루를 반복했는데 그때 처음 봤습니다. 한 10년 전이지요. 오늘 오랜만에 다시 봤어요. 개인적인 의미가 많은 영화이니만큼 지난 10년을 잘 보냈나 테스트도 해볼 겸 자막 없이 봤습니다. 잘 안들리는 부분은 중국어 자막을 참조해가며 보았습니다. 이 훌륭한 영화를 거의 원어로 볼 수 있게 해준 지난 10년의 시간이 정말로 감격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헛살지 않았네요. 전 지금 젊고 욕심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어리석었다고 후회할지언정 이 성취감을 뽐내지 않고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습니다. 대놓고 자랑이지만 이해해 주실 거죠? ㅎㅎㅎ 이건 사실 뒤에 하려는 이야기와도 이어집..
※ 이 글에는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뭔가 탄로나면 재미가 없어지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읽으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는 굉장히 뛰어난 영화다. 2012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고 일이 미치도록, 정말 곧바로 미쳐버릴 만큼 없는 틈을 타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고 글을 쓴다. 처음 본 당시에는 영화만 보면 잠에 빠지는 몹쓸병을 앓고 있어서 보다가 잠들었던 것 같다. 배경은 중국 칭하이의 커커시리 무인지구다. 당시 커커시리는 지금처럼 국가급 자연보호구가 아니고 그저 황량한 오지였다. 여기서 티베트 영양이 가죽 때문에 밀렵꾼들한테 엄청 죽었다. 개체수는 수백만에서 수만으로 줄었다. 이에 1992년도에 소남 도르지(索南达杰)를 대장으로 한 티베트 남자들이 순찰대를 만들어 목..
아 진짜 블루스크린 몇번째냐??? 프로그램 설치도 안하고 곱게 쓴 2살짜리 컴퓨터가 왜이래??? 니가이기나 내가이기나 보자!!! 10/27 금 07:38부로 꽃 피던 그해 달빛(那年花开月正圆, 나년화개월정원) 졸업했다. 막바지에 텐센트 유료화가 갑자기 3일 정도 당겨지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근데 위챗페이는 그 좋은 기술력을 갖춰놓고도 어김없이 외국인 카드를 홀대함. 아니 돈을 내겠다는데도?! 이리하여 무료일 때 끝을 봐야만 했다. 덕분에 마지막 날에는 평일 새벽 2시에 잠들고 4시 반에 일어나는.. 미친짓을 하여 출근길에 결판을 냈다. 오늘부터는 중화tv에서 방영을 시작한다. 리모콘 6년만에 잡나요. 엔딩을 이미 본 이상 이제부터는 그냥 간간이 힘 닿을 때 다시 보면서 실화 + 글로 쓰인 줄거리를 좀..
이번 베이징에서 친구 집에 며칠 머물 때 어깨너머로 본 드라마 那年花开月正圆. 추석 연휴 때 시작해서 달리고 있다. 와 이건 뭐 2004년(?) 왕꽃선녀님(;;), 2011년 료마전 이후 대체 얼마만의 드라마인지...? 드라마 6년주기설 텐센트 독점 보급이고 10월 초에 종영했는데, 10월 30일 22시부터는 유료 전환되기 때문에 이번 주에 끝내버릴 거다. 지금 74부 중 53까지 봤다. 볼 시간 만들려고 운동을 재등록 안했다는 소문이 이 드라마 주인공은 과부다. 순전히 창작이라면 과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드라마 작가가 과연 있을까? 이게 가능한 건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청나라 말기 시대극이기 때문이다. 섬서성의 과부 주영이 풍비박산난 집안을 지략과 수완으로 일으키고 거상이 되어 난민을 구제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