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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베이징 시에서 10월 1일부로 타지인을 대상으로 거주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이 거주증을 가진 외지인이 일정 수준의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정식 베이징 시민이 될 수 있다. (积分落户制度) 이전까지는 임시거주증을 내줬는데 이번에 거주증으로 바꾸면서 호구제도의 개선 혹은 폐지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베이징에서 멀쩡한 집에 살거나 번듯한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도 관광비자 비슷한 것에 의지해서 살아가던 외지인들이, 이제 베이징 영주권 비스무리한 걸 받게 돼서 신분이 보다 안정된 것이다. 참고로 베이징 인구 약 2200만 중 호구 소지자는 1200만에 불과하여, 나머지 1000만은 사람은 베이징 떠돌이라는 뜻의 '베이퍄오(北漂)'라고 부른다. 중국은 사회주의 계획경제 국가..
이코노미스트 러시아 관련 기사는 정말 읽을 게 못 된다. (A hollow superpower 참조) 나는 러시아 문화를 사랑한다. 러시아 빠라고 해도 사실 할 말이 없다. 동시에 푸틴의 독재를 우려한다. 그렇지만 국제뉴스를 읽을 때는 러시아 문화에 대한 호감이나 평소의 도덕적 신념을 뒷전으로 밀어두고 정치역학의 작용 그 자체를 관찰하려 한다. 물리학에서 힘의 작용을 연구하듯이. 그렇게 기름기를 제거하고 본 현실정치란 헤게모니를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한 각종 기술이다. 푸틴은 이 정치에 능하다. 그것도 상당히. 러시아는 작년 9월 30일부터 이란과 모의해서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10월 말, IS 테러로 러시아 여객기가 폭격당했다. 덕분에 IS 격퇴를 명분으로 걸 수 있었다. 서방사회와 발맞춰 ..
사태가 너무도 복잡하고 흥미로워지고 있어서 오늘 날 잡고 정리해봄. 역사가 아주 오래됐고 팩터도 참여자도 너무 많아서 한번 실타래 놓치면 못 따라갈 것 같다. 더 이상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 시리아 내전의 역사와 현황은? 미국은 중동 지역의 석유자원 확보와 지정학적 헤게모니 확대를 꾀했다. 9·11 테러 이후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삼을 수 있게 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쳤고, 2010년 이래로 이 지역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였다. 이라크에서 권력을 빼앗긴 수니파들은 이슬람국가(IS)를 건설하여 미국이 나간 자리의 권력공백을 메웠다. 이로 인해 종파간 갈등이 강한 중동지역에서 새로운 정치지형이 구성되기 시작했다. IS의 근거지가 된 시리아는 전체 주민의 70%가 수..
消耗 * 한국어: 소모 * 만다린: xiao1hao4 * 중국 기타지역 제방언: 耗자가 모두 h 계통 초성을 가짐 * 일본어: 옳은 발음은 しょうこう(shoukou), 관용음은 しょうもう(shoumou) * 베트남어: sự hao 耗자 보면 다 [h] 소리고 혹은 그 비슷한 [k] 소린데 한국에서만 언제부터 '모'가 되었나? 다른 발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모' 뿐인데. 알 수가 없다! 각국 한자음을 비교해보니 한국만 다른 것이, 조상님 중 누군가가 毛에 현혹돼서 잘못 읽은 게 굳어졌을 것 같다. 이건 인터넷을 찾아봐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음 ㅎㄷㄷ.. 일본 웹에는 消耗 독음이 대체 shoukou냐 shoumou냐 알아보려는 글은 좀 있다. 하지만 한중일 한자음을 비교하는 내용은 없다. 참고로 消耗..
1. I have a pen to write with. 2. The vessel has enough fuel to reach Korea with. 2는 직업상 상용구인데, 끝에 with를 쓰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2년째!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굳이 쓰자니 문법나치 같아서 고민. 안 쓰자니 with를 꼭 써야만 하는 1번 예문이 떠올라 고민. 바이링구얼 친구에게 물어보니 2의 with는 써도 안 써도 된단다. 이유는 설명안됨. 다만, 굳이 쓰려면 "The vessel has enough fuel with which to reach Korea"가 낫다고 덧붙였다. 전치사를 홀로 남기지 않는 게 보기에 낫다는 취지인데, 역시 이유는 설명 불가. 하지만 관계사가 표층에 튀어나와서 구조상 좀 과도해 보인..
일본어를 처음 배우면 명사와 な형용사의 반말 보통체는 だ라고 배운다. 한국어의 '다, 이다' 같은 거다. 부정은 じゃない인데, じゃ는 では가 줄어들어서 만들어진 회화체다. 여기서 で는 '로'라는 도구 혹은 자격의 의미가 있는 조사다. は는 한국어 '은/는'에 해당하는 보조사이고, 강조의 의미라서 빼버려도 된다.- だ(-이다) 부정이 じゃない(가 아니다)-じゃない=ではない=でないない는 '없다'라는 형용사다. ない의 반댓말이 ある고 이건 동사다. 한국어에서는 '없다'와 '있다'의 품사에 대해서 좀 따져볼 부분이 있어서 품사구별이 간단치는 않은데, 일본어에서는 확실히 형태로 구별이 된다. ない는 い형용사, ある는 1그룹 동사. 한국어에서 '없다'는 형용사다. '있다'는 동사와 형용사 특성을 다 갖고 있는 듯하..
2009년에 성의 철학과 성윤리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동성애, 성매매, 결혼, 사랑과 성 등의 주제를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별로 유익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특정한 계기가 최근 있었던지라, 요즘 들어 새삼 되새겨보고 있다. 수업을 들은 목적은 성매매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여성과 법, 그리고 인권, NGO, 세계시민사회 수업도 들었고, 페미니즘 관련서도 챙겨 읽었었다. 그 모든 것의 연장선상에서 선택했던 수업이다.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큰 의문이 없는 편이었지만 성매매 부분만은 끝까지 입장정리가 어려웠다. 섹슈얼리티의 상품화를 윤리적으로 반대하는 전통적 입장과, 성판매 종사자의 직업 선택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급진적 입장 사이에서 좌표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생각 정립에 도움을..
중국어로 스웨덴은 瑞典(rui4dian3), 스위스는 瑞士(rui4shi4)라고 한다. 瑞 자는 상서로울 [서] 자라서 한국한자음으로 읽으면 각각 '서전', '서사'이므로 대략 원어와 비슷하다. 근데 이 [서] 자가 북경관화(만다린)에서는 [rui4]로 발음이 되는 바람에 원래 소리와 상당히 많이 다르다. http://cn.voicedic.com/ 여기 들어가서 한자를 입력하면 중국 각 방언별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들을 수 있다. 瑞를 입력해보니, 역시 보통화만 [rui4]이고 나머지 방언권에서는 대부분 s계통이나 z계통 초성으로 실현된다. 광둥화는 [seoi6], 민난화는 [sui6], 차오저우화도 [sui6], 상하이화는 瑞[zeu], 쑤저우화는 瑞[ze231]. 모두 동남부 연안지방 방언인데 한국한자..
전승일에 오랜만에 블라디미르 아저씨랑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안부도 묻고 러시아어도 몇 마디 써보고, 스시 드신다길래 러시아 친구한테 받은 스시vs도시락(컵라면)관련 짤방도 하나 보내드렸다. 짤방은 이따 집에가서 붙여 넣어야지. (이건 회사에서 아침 메일체크 끝내고 메모장에 허겁지겁 쓴 글..) 블라디미르 아저씨는 지금 첼랴빈스크에서 일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간 가스관 연결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라 한다. 현지에 한국 기술자들도 많이 있어서 두 언어에 모두 능통한 이 아저씨에게 딱 맞는 일자리였지 싶다. 한국이 훨씬 좋다며 1년만 있다가 돌아오신다더니, 이제는 러시아인이 한국 가면 뭐하냐고 하신다. 한국에 너무 오래 살았어, 나는 결혼도 못하고 너무 슬프게 살았던거지, 하시는 것이 러시아에 자리를 잡으실 ..
지난번의 지난한 기초화장(基础护理)을 끝낸 다음 본격적인 색조화장(彩妆) 준비를 해보겠다. 护理는 ‘간호하다, 돌보다’ 등의 의미인데, 중국에서는 화장 한번 하려고 피부를 간호해 준다고 생각하나 보다. 색조화장 彩妆에서 彩는 색채, 채도 할 때 쓰는 글자라 상식적인 번역이다. 내 얼굴에 본래 없었던 색을 입히는 과정, 이걸 해야 화장한 티가 난다. 그런데 바로 아랫문단부터 소개할 피부 표현도 색조화장에 들어가나? 기초화장인가? 그것은 필자는 잘 모르겠으며, 화장학 개론은 이 글의 포커스인 듯 사실은 아니므로 패스한다. 메이크업 베이스는 파운데이션 전에 발라 파운데이션의 퍼짐과 밀착 상태를 좋게 만들어주고 피부톤도 조절해준다. 이뿐 아니라, 자외선 등의 물질과 피부를 격리시켜 주기 위해 바르는 크림형태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