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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글쓰기 관련 잡생각

bravebird 2017. 4. 5. 22:57

요즘 회사에서 도저히 시간 때울 방법이 없길래 글을 자주 쓴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대한 잡생각이 많다. 


이 블로그에는 유라시아다 홍콩이다 하는 점잖고 무거운 내용이 55개쯤 올라와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실제 일상에서는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실생활 대화에서는 홍콩 정치나 실크로드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 그거 관심 있다 정도에서 끝나지, 디테일을 파고들지 않는다. 실제 대화에서는 IT시스템 병신같아 ㅅㅄㅂ / 졸려 / 퇴근하자 / 뭐여 저 멍청이가 미쳤나 / 오 오늘 놀자 어디? 이태원? 종로? 같은 얘기가 대부분인 듯 ㅋㅋㅋㅋ


해외여행 얘기도 50개쯤 있다. 하지만 실제 여행은 1년에 두어 번, 다 합쳐서 2주일쯤이 고작이다. 6시에 침대에서 몸을 뜯고 유튜브 보면서 출근했다가 19시에 눈치보면서 퇴근하는 하루하루가 대부분이다. 특히 요즘 주의집중력이 심히 감퇴해서 백치 같은 실수도 많이 한다. 너무 당연한 매일매일이라 새로울 것이 없으므로 글로 남기는 수고를 생략할 뿐이다.


여긴 클래식 공연 보러 간 얘기도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클래식을 자주 듣지 않는다. 조금 들어봤더니 좋은 게 있길래 앞으로 레퍼토리를 약간 늘리고 싶을 뿐이다. 공연 보는 일이 흔치 않으니까 쓰는 것. 출근길에 힘 내려고 매일 보는 뮤직비디오는 비욘세 Single Ladies다. 브리트니 노래도 자주 듣는다. 블로그에선 브리트니 좋아한다는 힌트를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것이다. 이외 잡다하게 끌리는 대로 듣지만 뮤직비디오는 역시 Single Ladies가 본좌. 





어딘가엔 부산 가서 책 산 얘기도 있다. 보면 다 러시아 철학사에, 실크로드의 역사와 문화에, 역사관의 유형에... 거창하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일단 수중에 들어온 이상 몇 년간 건드리지도 않고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 기한이 걸려있는 도서관 책에 치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진만 보면 러시아 철학을 잘 아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잘 알았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일 뿐이다. 


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활인이다. 밥벌이랑 사람 만나기 같은 것이 9할, 글쓰기는 혹시나 모를 진학을 위해 공부해 둔다는 의미에서 1할 정도가 딱인 것 같다. 홍콩 사회나 유라시아 역사 같은 흥미로운 세상사를 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만 글을 쓰고, 나머지는 오프라인에 남겨놓을 것이다. 다만 요즘 업무 시간 중에 너무 잉여로워서 자꾸 글을 쓰고 만다. 너무 잘 쓰려고 하지 않아야겠다. 아무래도 점잔빼고 각잡고 쓰게 되는 '글' 그리고 그 속에 드러나는 '취향'보다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태도'가 훨씬 더 볼 만한 사람이기를. 아 그럴려면 근무시간에 야금야금 딴짓하는 짓부터 끊어야 되는데 하 진짜 ㅋㅋㅋㅋㅋ


글로 쓰니까 뭐든 진지해 보이네요; ㅋㅋㅋ 이 글도 언젠가는 부끄러워 숨길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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