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대만국립고궁박물원 (2)
독수리 요새
이미 오래 지났기에 자세히 쓰기 번거로워 간단히 남기기만 해야겠다. 이날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숙소 근처의 천후궁을 본 다음 고궁박물원으로 가서 샅샅이 구경하고 왔다. 천후궁은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도 봤지만 자세히 살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천후궁에 모셔놓은 신들을 살펴보니 워낙 이것저것 다 섬기기에 궁금해서 좀 알아보려고 《도교의 신들》이라는 책을 빌려왔다. 나중에 따로 자세히 쓸까 한다. 고궁박물원에는 생각보다 전시품이 많지 않았는데 그건 한꺼번에 벌여놓을 전시공간이 별로 크지 않아서 그렇다. 60년 넘게 전시품 로테이션을 하면서 겹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니 대체 저장되어 있는 게 얼마나 많은 건지 상상이 잘 안됐다. 타이완의 트레이드마크인 취옥백채(옥으로 조각해 만든 배추)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
주세페 카스틸리오네, 아옥석지모탕구도 (阿玉錫持矛蕩寇圖, 아유시가 창을 들고 적을 소탕하다) 아주 오랫동안 랩탑 바탕화면이었고 언제든 다시 바탕화면으로 걸어놓고 싶은 그림. 심지어 사이즈도 딱 맞음. 그림의 모든 부분에 역동성이 가득하다. 말은 금방이라도 튀어오를 것 같고, 기다란 창은 곧장 앞으로 내다꽂힐 것 같다. 차분한 단순함 속에 더없는 생동감이 깃들어 있다. 청조 건륭연간 제일가는 궁정 화가였던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작품. 칼미크 출신 아유시(한자로 음역한 것이 바로 아옥석)가 병사들을 이끌고 준가르 수령 다와치를 생포하자, 건륭제가 그 공적을 기려 카스틸리오네에게 초상을 그리게 한 것이 바로 이 불후의 명작이 되었다. 오이라트 준가르라 하면 갈단, 아무르사나, 다와치 이야기 다 흥미진진 그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