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버지니아 울프 (2)
독수리 요새
만일 대영박물관의 서가에서 진실을 찾을 수 없다면 진실은 과연 어디 있겠느냐고 나는 공책과 연필을 집으며 자문했지요. (...) 회전문이 휙 열리자 거대한 둥근 천장 아래로 들어서게 되었지요. 나 자신이 마치 일단의 유명한 이름들로 화려하게 에워싸인 거대한 대머리 속에 들어간 한 가지 사소한 생각처럼 느껴졌습니다. 카운터에 가서 종이 한 장을 받아 들고 도서 목록을 펼쳤지요. 그리고 . . . . . 이 다섯 개의 점은 망연자실하고 어리둥절했던 그 오 분을 각각 나타내는 겁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중에서 영국도서관에 들어섰을 때의 어안이 벙벙했던 느낌은 이 정도면 전해질까. 거대한 메인 홀의 중앙부 몇 층이 저렇게 장서로 가득차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영박물관 부속도서관과 다른 여러..
타이페이에서 공부 중인 친구가 있어 하루 휴가를 쓰고 주말 동안 놀러 갔다. 원래 작년에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드디어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따뜻한 남쪽나라다 보니 가벼운 옷을 입고 봄기운을 제대로 낼 수 있었다. 3월은 타이완 여행의 적기라더니 딱 그랬다. 반팔 입고 가디건 하나 가지고 다니면 딱 적당한 날씨였다. 캐세이퍼시픽 비행기를 탄 관계로 시내의 송산공항 대신 타오위안 공항에 내렸다. 내려서 3일간 3g 데이터를 무한 제공하는 유심칩을 사서 끼워 넣고 문명세계에 즉시 재접속할 수 있었다. 대만달러 300불이니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 다니는 내내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가 무척 잘 되어있고 편리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타오위안 역에서 타이페이 시내로 들어가려면 대만달러 120원을 내고 국광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