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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올해 여름 상트페테르부르크 여행 때 발견한 낙서들. 두번째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8시부터 밖에 나갔었다. 그때 표트르 대제에게 인사하러 가다가 봤다. "백인들을 위한 러시아" "인종주의" "루시인들을 위한 러시아" "사랑은 희어야 한다. 이 벤치처럼." 이건 첫번째 단어가 뭔가의 약자이다. 아는 분한테 여쭤보니 뒤의 두 단어는 "흑인들을 처먹어라"라는 뜻이란다... 러시아에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이 스킨헤드 없냐고 걱정을 많이 해준다. 나는 밤늦게도 많이 나다녔지만 스킨헤드 같은 것은 한번도 보지 못했고 무서운 느낌도 전혀 안 들었는데, 새하얀 벤치에 이렇게 떡하니 인종주의 멘트가 적혀있는걸 보니 갑자기 좀 낯설게 느껴지기는 했다. 저곳도 삶이 팍팍한 거로구나, 생각했다. 이날 알렉산드르 아저씨가 가르쳐..
여행/러시아
2015. 10. 26. 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