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3/21 타이페이 2일차: 천후궁, 고궁박물원, 삼민서점, 라오허지에 야시장 본문

여행/중화권

3/21 타이페이 2일차: 천후궁, 고궁박물원, 삼민서점, 라오허지에 야시장

bravebird 2015. 4. 19. 01:02

이미 오래 지났기에 자세히 쓰기 번거로워 간단히 남기기만 해야겠다. 이날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숙소 근처의 천후궁을 본 다음 고궁박물원으로 가서 샅샅이 구경하고 왔다. 천후궁은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도 봤지만 자세히 살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천후궁에 모셔놓은 신들을 살펴보니 워낙 이것저것 다 섬기기에 궁금해서 좀 알아보려고 도교의 신들》이라는 책을 빌려왔다. 나중에 따로 자세히 쓸까 한다. 


고궁박물원에는 생각보다 전시품이 많지 않았는데 그건 한꺼번에 벌여놓을 전시공간이 별로 크지 않아서 그렇다. 60년 넘게 전시품 로테이션을 하면서 겹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니 대체 저장되어 있는 게 얼마나 많은 건지 상상이 잘 안됐다. 타이완의 트레이드마크인 취옥백채(옥으로 조각해 만든 배추)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생각보다 회화는 그냥 그랬고, 당삼채나 도기 중에 정말 고운 게 많았다. 기대했던 주세페 카스틸리오네 그림은 막 엄청나게 간지 나는 장군들 기마 모습 이런 건 없고, 물고기를 굉장히 실감나게 그린 게 하나 있었다. 청조와 제정러시아 간 영토구획도 특별전 관련 책자, 그리고 강희제와 옹정제에 대한 얇은 책을 사왔다. 언제 읽지.


저녁 때는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 근처의 삼민서점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책을 구경했다. 타이완의 정치적 상황이 워낙 특수하다 보니 공민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초중등학교 교과서를 좀 구경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냥 보통 국가에서 하듯이 일반사회 교육을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새로운 건 없었다. 결혼과 가정이라는 과목의 교과서가 있길래 하도 신기해서 한 권 챙겨왔다. 이 과목은 아마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쉬어가는 과목으로 넣는 종교나 철학 종류 같다. 슥 훑어봤는데, 이별할 때 친구로 지내자 뭐 이런 말은 하면 안된다고. 이별은 그냥 이별이라며이런 과목이 있고 교과서에 이런 내용이 나오는 게 신기해서 냉큼 사왔다. 내용이 내용이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밤에는 친구랑 같이 라오허지에 야시장을 돌아다녔다. 나도 이젠 회사 다니고서 비싸졌는지 깨끗하고 산뜻한 곳을 찾게 되고 야시장 음식 먹자니 왠지 찜찜하고 그래서 좀 아쉬웠다




숙소 앞 골목



아침 식사




숙소 근처의 천후궁. 바다를 관장하는 천후신(마조)을 섬기는 사당으로 광동과 복건 등 중국 남부 지역, 이곳의 이민자들이 정착한 타이완 및 동남아시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중국 남부의 대표적인 민간 신앙.




천후궁 안에 붙은 띠별 올해 운세. 말띠는 집안에 좋은 일이 많을 것이고, 손실이 없으려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사람들이 갖다놓은 양초




내용이 국태민안. 그리고 밑에 쓴 자잘한 개인적 소원들. 중국 민간신앙의 현세적인 성격이 엿보였다.




천후궁 안에 조그만 도서관이 있었는데 들어가보진 못했다. 




향불. 관제성군이라 적힌 걸 보니까 재신으로 추앙된 삼국지 관우를 섬기는 듯. 현세적인 중국종교의 일면이 또 한번 드러났다.




바치는 제물도 뭔가 참 현실적이다. 통조림에 우유에 빵에 파인애플 바나나까지. 




신년쾌락, 길상원만.




마당에 꾸며놓은 잉어집? 




사람들이 향을 태우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점복을 한다. 두개 다 앞면이 나오면 안된다, 아니다라는 는 뜻. 




하나는 앞 하나는 뒤가 나오면 가능하다, 그렇다라는 뜻.




둘다 뒤가 나오면 질문이 정확치 않으니 다시 물으라는 뜻. 




노래 부르며 마조에게 기도 드리는 아주머니들. 



향 태우며 길흉화복을 점치는 아주머니들. 




천후궁에서는 지장보살도 모신다. 도교 신인 마조(천후)부터 불교의 지장보살에 삼국지 등장인물인 관우, 거기다 아래의 옥황상제까지 섬긴다. 온갖 종교와 민속이 어우러져 있다. 




옥황전으로 올라가는 길



옥황전에서 내려다본 천후궁 지붕




라오허지에 야시장 입구 근처의 천후궁



라오허지에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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