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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북미

2023 미국 (데이터압박 및 스압주의)

bravebird 2024. 1. 22. 00:07

가기 전에 바삐 계획만 열심히 하고 뭘 전혀 남겨놓지를 않은 미국행. 가기 전에 이것저것 생각해볼 때가 더 즐거운 것 같애;; 갔다오면 이미 지난 일이고 그 다음 다른 것들로 정신없고 지난 기억 정리하는 건 너무 노동임 ㅋㅋㅋ
 
당시에 내 몫이 아닌 출장을 떠밀려서 가느라 전후에 엄청 과로를 했었기에 "나 주말근무한 거 미국에서 며칠 놀다 오겠소" 쇼부 치고 뉴욕과 보스턴 일정을 총 3박 정도인가 개인 비용 써서 쉬다 왔었음. 관광객모드로 바삐 다님 ㅋㅋㅋㅋㅋㅋ 보려고 하던 것들 한 2~3가지 있었는데 다 봐서 이제 여한이 없다. 이 여행에서는 진짜 짧은 일정 동안 너무 목적지 중심으로 다녀서 모르는 사람하고 친구되거나 이야기 나누거나 한 적이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좀 아쉽다.

 

한번 가보고 싶은데 못 간 곳은 뉴욕에서 코요테 어글리 바 ㅋㅋ 저녁 때 잠깐 들러볼까 하다가 걍 패스하고 식고 잠 ㅋㅋ 어릴 때 봤던 영화 코요테 어글리의 배경 이야기가 된 곳인데 캑 천장에 저런 게 매달려 있는 곳에 내가 가봐야 뭐하겠어 ㅋㅋㅋㅋ 근데 이 영화 OST가 엄청 좋아서 뉴욕에서 듣고 다녔다

 

https://www.youtube.com/watch?v=A3pxkMaUNvc

코요테 어글리 바 - 트립어드바이저 펌. 대체 저런 건 왜 매달려 있는 것인지 ㅋㅋㅋ 도난당하겟네 ㅋㅋㅋ
 

기내 영화는 록키. 눈물 글썽글썽거리면서 사진 찍어대서 옆자리 사람 당황했을 듯.
 

숙소 짐에서 아놀드 프레스. 이때 내가 인솔했던 사람들 중에 운동 전문가가 있어서 일부러 따라가서 옆에서 잠깐 좀 같이 하자고 했다 ㅋㅋㅋㅋ 평소에도 사람들한테 코치해달라고 하도 시달릴 거 같아서 좀 봐달라고는 못하겠어서 걍 옆에 서서 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히 별로 잘못된 거는 없다고 했다.
 

프렌즈
 

게티 센터
 

아 단어가 한참 안떠올랐는데 태양왕 맞나 이 사람? 이게 게티 센터에?
 

스펀지밥 ㅋㅋㅋㅋㅋ Jellyfish Jam 이라는 약 빤 에피소드 다시 보고 싶은데 유튜브에 없는 것 같음
 

친한 친구가 코리아타운에 살았었는데 살던 동네 사진을 서프라이즈로 찍어 보내주고 싶어서 와봤음 유리에 내가 비침 
 

야자수는 너무 웃기게 생긴 것 같다
 

그리피스 천문대 LA 야경. 고층 빌딩이 현저히 적고 드넓은 지평선이 태평양과 맞닿아 있다.
 

출장 끝나고 뉴욕 뉴어크 공항으로 이동. 한 4시간 걸리는 것 같다. 기내에서는 탑건을 다시 봤음. 아침 6시인가 하여튼 엄청 일찍 공항에 갔는데 뉴욕에 도착하니까 저녁시간이었다.
 

타임 스퀘어. 그래도 여긴 12년 전인가 와봤었어. 크게 달리 느껴지지 않았고 여전히 삼성 광고였다. 
 

록펠러 센터에서 선물용 엽서 득템. 미국 포켓몬은 원없이 잡아와서 회사 사람들이랑 교환해 줌.
 

록펠러 센터 꼭대기 탑 오브 더 락 (BGM : Nas - N. Y. State of Mind Pt. 2)
 

다 어두워지고 나서 내려옴
 

길거리 어우 난 너무 정신없고 좁아서 사실 뉴욕이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았다.
 

다음날 아침 센트럴 파크에서 일단 포켓몬 사파리 ㅋㅋㅋㅋㅋ
 

숙소에서 센트럴파크 지나서 MET 도착.
 

이런 거 좋아함.
 

그림체가 약간 익숙해서 이름을 보니 우크라이나 화가 아르히프 쿠인지. 러시아에서 이 사람 그림을 많이 보았다.
 

클림트 그림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 있네.
 

이 그림도 왠지 익숙해서 HOXY? 하고 봤더니 일리야 레핀 그림.
 

잭슨 폴락
 

그다음 버스타고 이동해서 뉴욕에 굳이 온 이유, Nicholas Roerich Museum 도착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 니콜라이 레릭을 알게 된 것은 2014년 여름 모스크바에 처음 가봤을 때, 그러니까 직장인 되고 첫 여름휴가를 갔을 때의 일로, 이때 니콜라이 고골 기념 박물관에서 러시아어를 못 알아들어서 얼타고 있을 때 우연히 나를 도와준 된 관람객 알렉산더 덕분이다. 알렉산더는 인도 철학과 산스크리트어를 전공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으로 박물관 매니아였고 옛날옛적 대입 시험에서 고골이 논술 문제로 나왔었어서 고골 박물관에 와봤다고 했다. 우리는 박물관을 나와서 차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길 나누었고 알렉산더는 당시 모스크바의 레릭 센터에 근무했었기에 나는 나중에 모스크바를 떠나기 전에 그림을 보러 한번 찾아갔었다. 와 진짜 뭐 이런 좋은 그림이 다 있는가 싶어서 그 이후에 레릭의 그림이 있는 곳들은 러시아에서 인도 두 번에 뉴욕까지 다 가보게 된 것이다. 도합 10년이 걸렸다. 그 모든 여행에서 너무 좋은 추억이 많이 쌓였기 때문에 나는 알렉산더를 알게 된 우연에 엄청 감사한다. 난 이날 뉴욕에 온다는 것도, 니콜라이 레릭 박물관에 온다는 것도 완전 비밀이었다. 와서 이렇게 방명록을 쓰고 그림들과 내 사진을 찍어서 서프라이즈로 잔뜩 보내줬다. 알렉산더가 너무 크게 놀라고 정말 뿌듯하고 반가워 해서 기뻤다. 알렉산더는 2014년 이후로 아직 다시 만나지는 못했지만 현재 인도 오로빌에서 그곳 소식을 자주 전해주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도 자주 보내 준다. 언젠가 오로빌에 한번 가보려고 한다.

 

인도에서 나가르, 칼림퐁도 레릭이나 그 가족들이 살던 집이 남아 있어서 간 곳인데 거길 방문했다가 알게 된 사람들에게도 뉴욕에 이거 보러 온 소식을 같이 전해주었다. 칼림퐁에서 만난 셰르파 아주머니 푸르바, 나가르에서 방문했던 크리쉬나 사원의 비나 모두 전부 레릭과 관련된 시설에서 근무하는 분들이었는데 내게 너무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 그리운 사람들. 진짜 너무 재밌고 유쾌하고 손님을 진심으로 반겨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전부 다 알렉산더가 소개해 준 덕분이다. 밑에 있는 Remember!라는 그림을 볼 때마다 여로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을 하나하나 생각하게 된다.

 

Pearl of Searching. 이 그림은 액자로 좀 해두게 프린트로 구해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엽서로만 있었던 것 같다.

 

https://www.wikiart.org/en/nicholas-roerich/pearl-of-searching-1924

 

Pearl of Searching, 1924 - Nicholas Roerich - WikiArt.org

‘Pearl of Searching’ was created in 1924 by Nicholas Roerich in Symbolism style. Find more prominent pieces of genre painting at Wikiart.org – best visual art database.

www.wikiart.org

 

니콜라이 레릭의 Remember! 난 사실 이 그림을 목적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걸 드디어 실물로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https://www.wikiart.org/en/nicholas-roerich/remember-1924

 

Remember, 1924 - Nicholas Roerich - WikiArt.org

‘Remember’ was created in 1924 by Nicholas Roerich in Symbolism style. Find more prominent pieces of landscape at Wikiart.org – best visual art database.

www.wikiart.org

ㅋㅋㅋㅋㅋㅋ 제일 좋아하는 두 그림 사이에서 서프라이즈!!! 하는 표정으로 찍어다가 알렉산더에게 보내줌
 

이건 액자에 넣을 대형 프린트로 사옴. 인도 시킴에서 보고 왔던 칸첸중가. 너무 예쁘다 진짜!!

 

이건 지난번 시킴 여행 때 펠링에 있는 숙소 방에서 찍은 칸첸중가.

 

이건 시킴 강톡에서 날씨가 갠 날 보았던 칸첸중가.

 

액자에 넣으려고 뉴욕에서 프린트 사왔다. 이사오면서 꺼내서 표구해서 거실에 놓음. 이 그림도 실제로 보고 싶었는데 내가 갔을 땐 수장고에 들어가 있어서 보진 못하고 프린트로 대신 사왔다.
 

사진을 보내줬더니 알렉산더가 레릭 뮤지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Master Apartments의 코너스톤을 니콜라이 레릭이 1929년에 놓았다는 정보를 보내줘서 한번 와봄. 시민들 사는 아파트임.
 

들어가니 레릭 그림의 프린트 한 편이 걸려있었고 다른 흔적은 찾을 수 없었음.
 

이날은 신장 위구르 음식이 먹고 싶어서 굳이 찾아와서 딩딩차오미엔을 먹었다. 음 근데 이 집 위구르인들이 하는데 들어서자마자 나한테 중국어로 말을 걸더라고. 뭐 사실 별로 상관은 하지 않고 다 알아도 듣지만 미국 스탠다드로는 손님한테 다짜고짜 중국어로 말 걸고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ㅋㅋㅋ 그리고 아예 쌩 선불이었는데 팁을 달라고 하더라고. 아직 서비스를 받지도 않았는데 대체 무엇을 근거로 팁을 산정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노팁 처리하는 패기를 최초로 한번 부려보았다. 그러니까 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이 나오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먹었다. 서비스 다 받고 나서 팁하는 건 몰라도 선불인데 팁을 뭘 근거로 어떻게 하냐? 이건 좀 별론 거 같다.
 

MET 오페라 와서 로미오와 줄리엣 봄. 주역 무용수들이 한국인들이 많았음. 내가 처음 보는 음악 공연은 좀 잘 자는 편인데.. 이날 다행히 자진 않았음 ㅋㅋㅋㅋ
 

다음날은 MoMA
 

마티스 춤 으잉 이거 왜 여기? 했는데 잘 보니까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에 있는 버전이랑 미묘하게 다름 아래 참조
 

에르미타주 버전
 

마그리트 연인
 

달리 기억의 지속
 

고흐 그림이 역시 색감이 남다르네...
 

깡아지들 커여움
 

이브 클랭 제목 모름 하여튼 내가 젤 좋아하는 색
 

하여튼 요런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들 다 있는데 걍 정신없이 보고 나오기 바빴던 것 같다 막 너무너무 좋아하는 그림이나 새로 발견한 맘에 드는 그림이 있지는 않았다 MoMA에는
 

이날은 둔황이라는 이름의 란저우 라면집 와서 먹음 ㅋㅋㅋㅋㅋ 미국와서 중국 서부음식만 찾네 ㅋㅋㅋㅋ
 

지금 유튜브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 자동재생 되는 중인데 이 그림 뜸
 

부화기 FLEX 진짜 포켓몬고 원없이 했음
 

메이시즈 백화점 안 들어가봄 으~ 상점가 귀찮
 

블랙록 여기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맞지? iShares ETF는 안 사봐서 친숙하지가 않다.
 

동생이 추천해줘서 와본 하이라인
 

뉴욕타임즈
 

뉴욕 한복판에서 실제로 이러고 다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광이 너무 강했다
 

크라이슬러 빌딩
 

서밋 원 밴더빌트에서 내려다본 크라이슬러 빌딩. 아마 저 허드슨 강 건너쪽이 브루클린일거여. 브루클린은 가지 않았다. 허드슨 강 하면 생각나는 게 나 예전에 직장 선배 중에 같은 팀에 '허드슨 강의 기적' 당시 생존자가 계셨음... 정독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면 자주 마주치던 선배님이었는데 잘 계신지 어떤지.
 

맨해튼 전경은 놀랍긴 하다 정말
 

이날 저녁은 도미토리 숙소에서 만난 홍콩 친구 제니퍼와 평양냉면 먹으러 갔다. 부모님이 홍콩 출신인 브리티시였고 영국에서 법대 나와가지고 일본 도쿄에서 일하다가 홍콩에서 변호사 하려고 과정 밟고 미국 뉴욕주 bar exam 보러 온 친구였다. 한국어를 상당히 잘해서 너무 신기했다. 한국인인 줄 알았자나. 나는 홍콩에 관심도 많고 제니퍼가 한국어도 잘하고 그러니까 넘 신나갖고 저녁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이 평양냉면은 솔직히 너무 짰다.
 

이튿날 버스타고 보스턴 이동. 아 이날 아마 아침 7시 버스였던 것 같은데 뉴욕 피터팬 터미널?에서 버스 승차 지점을 잘 몰라가지고 차 놓칠 뻔 했던 기억이 난다. 버스가 다 좋은데 터미널에서 승차지점 찾는 게 너무 어려워. 진짜 일찍 가서 헤매야 된다. 어떤 아저씨가 길 찾는 거 도와줬는데 다 오니까 팁 달라고 해서 나 현금 없다고 진짜 현금 한 푼도 없다고 하니까 뭐라뭐라 하고 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런 사람 인도에선 많이 봤지만 뉴욕 한복판에도 있을 줄은 ㅋㅋ
 

 

짐 풀어놓고 바로 하버드로 옴. 하버드 뮤지엄 찍고 월든 호수 가야 돼서 갈 길이 바쁜 날.
 

굳이 하버드 뮤지엄에 온 목적은 오직 이거. 인디애나 존스의 모델이었던 미술사학자 랭던 워너가 중국 둔황 막고굴에서 반출해온 좌상. 넘 이쁨. 12년 전엔가 이거 보러 여기 왔었는데 문 닫아서 못 봤었어... 이거는 꼭 보러 오고 싶었다 ㅋㅋ 이제 미국 안 와도 돼 이거 봤으면.
 

 

랭던 워너 컬렉션.
 

ㅎㅎㅎ 여기 내 친구 살던 기숙사라서 일부러 지나와서 사진 찍어다가 오랜만에 메일 보내줌
 

소로우가 오두막집 짓고 살던 월든 호수는 보스턴 교외인 콩코드에 있다. 대중교통 따윈 없어서 옛날에 학생 때 보스턴까지 와서 못 보고 갔었어... 이젠 왕복 택시 쏴서 갔다왔다.
 

소로우 캐빈 사이트 ㅎㅎ 나 근데 월든 읽었었는데 생각보다... 약간 지루했었다고 ㅋㅋㅋㅋ 그래도 꼭 한번 와보고 싶어서 한번 와봤어 참 좋더라 고요한 숲 속에 호수
 

고요하고 한가로운 오후 시간이었다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 보스턴 커먼 한바퀴 돌고 차이나타운에서 윈난미씨엔 먹고 다음날 현실복귀를 위해 식고 자러감 ㅋㅋ 근데 뭔 미국에서 줄창 중국음식만 먹었는고 ㅋㅋㅋ

 

하여튼 출장과 과로로 잘 레버리지한 덕분에 이렇게 여행 조각을 하나 맞춰서 죽기 전에 남을 듯한 미련을 하나 없앴다. 전세계에 있는 레릭 관련 기념관들 거의 다 보게 되었고, 둔황 막고굴에서 반출되어 미국으로 보내진 랭던 워너 컬렉션 다 봤음. 2012년 둔황에 갔을 때 서양인들이 훔쳐가서 전세계에 흩어놓은 것들을 보기 위해 휴가를 쪼개어 다닌 해외 여행이 이젠 정말 10년이 넘어서 지구 한 바퀴는 돌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내내 참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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