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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아. 뭔가 알찬 글을 쓰고 싶은데 진도가 더디다. 이제 휴일도 끝인데 독서 잡담이나 해야지. 최근 몇 달간 책이 정말 재미없었는데 황사어린 황금연휴를 맞아 내내 집에 뒹굴면서 조금은 속도를 붙였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것입니다. The Common Law in Two Voices.https://www.goodreads.com/book/show/8426895-the-common-law-in-two-voices(제 아이디 bravebird 보이실 겁니다. ㅎㅎㅎ 올해 읽은 책들은 리뷰도 조금 끄적인 게 있습니다.) 영어를 기반으로 한 보통법이 이중언어 사회인 홍콩 법정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에 대한 사회학적 이야기입니다. 영어와 광둥어의 사회적인 기능 분화, 그리고 각 언어로 진행되는 재판이 어떻게 다른지 다..
올해 7월에는 아주 친한 친구랑 암스테르담+헬싱키 간다. 도시 하나씩 골랐는데 나는 헬싱키, 언니는 암스테르담을 골랐지만 사실 암스테르담은 따로 가보려고 했을 만큼 굉장히 궁금했던 곳이다. 지금껏 모든 유럽 도시는 흩어져 있는 실크로드 문화재를 보려고 간 거였고 헬싱키도 마찬가지인데, 암스테르담은 순전히 그 자체 때문에 가볼 생각이었다. 암스테르담 내지는 네덜란드가 왜 궁금했는가? 이유는 무수하다. 자유주의 국가. 경제적 자유주의와 사회적 자유주의가 융합된 곳이다. 네덜란드는 해양팽창 시대를 주름잡았던 초기 자본주의 상업대국으로 지금까지도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다. 동시에 사회자본이 풍부한 복지국가다. 한국은 전쟁으로 다같이 망하고 출발한 쁘띠부르주아의 나라로 평등주의가 지배적인 곳이다. 그런 곳에서 경제..
2009년에 성의 철학과 성윤리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동성애, 성매매, 결혼, 사랑과 성 등의 주제를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별로 유익한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특정한 계기가 최근 있었던지라, 요즘 들어 새삼 되새겨보고 있다. 수업을 들은 목적은 성매매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여성과 법, 그리고 인권, NGO, 세계시민사회 수업도 들었고, 페미니즘 관련서도 챙겨 읽었었다. 그 모든 것의 연장선상에서 선택했던 수업이다.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큰 의문이 없는 편이었지만 성매매 부분만은 끝까지 입장정리가 어려웠다. 섹슈얼리티의 상품화를 윤리적으로 반대하는 전통적 입장과, 성판매 종사자의 직업 선택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급진적 입장 사이에서 좌표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생각 정립에 도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