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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올해 6월 초 백야 때 스톡홀름이랑 같이 상트페테르부르크도 갔었는데 이제 올린다. 나는 글쓰는 데 진짜 게으르고 특히 여행기 같은 사사로운 이야기는 길게 못 쓴다. 정말로 아름다운 곳에서 잘 놀고 푹 쉬다 왔으니 지금 와서 글로 남기든 말든 아무런 관계 없지만, 사진첩 정리하다 보니까 홀랑 까먹기 전에 조금 남겨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네 번째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회사 사람들은 왜 자꾸 러시아를 가냐고 하기 때문에 그냥 스톡홀름 갔다왔다고 했다. 임원 한 분이 내가 러시아 다니는 걸 희한하게 여겨서 소문을 내신다. 사적인 대화 한 마디 해본 적 없는 옆팀 팀장이 그 분한테 들었는지 워크샵에서 갑자기 "그렇게 러시아가 좋으면 주재원 하나 잡아요. 내가 보기에 주재원 와이프가 팔자 최고야." 이러길래 양..
발레리 한센의 《실크로드 - 7개의 도시》를 재밌게 읽고 곧 반납하기 직전이다. 정보가 꽉찬 책이라 뭐라도 메모를 좀 해놓고 싶다. 누란, 쿠차, 투르판, 사마르칸드, 장안, 둔황, 호탄 7개의 도시에 대한 저술인데, 그중 쿠차 챕터에서 토하리어에 대해 기존의 그 어느 책보다 자세히 나와있어서 베껴 적어둔다. 이 내용을 책 없이 스스로 읊을 수 있을 만큼 내공이 된다면 좋겠지만 아직 턱도 없으니, 일단 옮겨적고 사진을 좀 추가했다. *** 쿠마라지바는 재능이 특별히 뛰어난 언어학자였다. 여느 쿠차 주민들처럼 쿠마라지바도 여러 중앙아시아 언어에 정통했다. 쿠차어, 중국어, 산스크리트어, 간다라어는 물론, 아마도 동부 토하리어(Agnean), 소그드어도 알았을 것이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니아의 이주민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