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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아쌈 테즈푸르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 봄딜라까지는 겨우 5시간밖에 안 걸렸다. 중간에 체크포인트 두 곳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 퍼밋을 제출했다. 모든 입경 절차를 정식으로 밟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이 환영을 받으며 들어왔다. 참고로 체크포인트에서는 종이로 된 퍼밋을 직접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아루나찰 프라데시나 라다크 등등 퍼밋이 필요한 지방을 여행할 때는 퍼밋 복사본을 여러 장 지니고 다녀야 한다. 원래 타왕에 바로 가려다가 직통 표가 없어서 봄딜라로 온 거여서 아무 계획도 없었다. 특히 숙소는 예약을 해놓았다가 도리어 낭패를 볼 것 같아서 미리 찾지 않았다. 테즈푸르에서처럼 막상 현장에 갔을 때 외국인은 여기 못 있는다고 말을 바꾼다거나 오버부킹이 돼 있다거나 하면 일만 커질 것이다. 그래서 그냥 ..

그간 아루나찰 프라데시 여행에 대해서 쓰는 것은 꺼려 왔다. 이번 인도 여행은 거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에서 시작을 한 셈이다. 그곳에서의 일은 향후 3개월간의 인도 여행 자체에 거대한 불확실성을 드리웠기에 그간 이걸 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귀국했으니 쓸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쓸 필요를 느낀다. 향후에도 인도에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있을 시 이 기록이 요긴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었던 2012년, 티베트-몽골관계사에 대한 대학원 수업을 하나 들었다. 중국어로만 접하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내용이어서 한국에서 관련 책들을 우편으로 받아보았다. 그때 호쇼트 몽골, 준가르 몽골, 강희제의 청나라, 티베트 섭정 상게 갸초, 그리고 ..

타왕 온 것이 4일째 됐다. 어제 저녁부터 감기가 들려는지 목이 따가워서 오늘은 일부러 그냥 누워만 있다. 여기도 2800m 정도 되는 고지대고 말을 많이 하거나 많이 걸으면 은근히 숨이 찬다. 어제 카페에서 만나서 같이 다녔던 현지 친구는 뉴델리에서 간만에 고향에 돌아온 건데 고산병이 났다. 이곳 날씨는 꽤 변덕인데 비가 내리고 흐려져서 을씨년스러워질 때면 샤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침대에 전기장판이 있어 좋다. 지금 이 지역 전체가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자주 끊기긴 한다. 밖에 카페나 식당을 다녀봐도 와이파이가 거의 없다. 온수도 콸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온수 탱크(geyser)에 데워진 일정량만큼만 사용할 수 있는데 양이 적어서 샤워 중 무조건 온수가 끊기므로 샤워도 아마 한 번밖엔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