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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야 레핀, 자포로지예 카자흐 본문

여행/러시아

일리야 레핀, 자포로지예 카자흐

bravebird 2014.12.10 19:20

 

 

일리야 레핀, 자포로지예 카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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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박물관에서 본 것 중에 어마어마한 아우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지금 회사 컴퓨터 바탕화면이다. 비율이나 해상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도저히 다른 그림으로 바꿀 수가 없을 지경. 카자흐 아저씨들 표정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주름들이 참 구성지고 웃음에 호쾌함이 뚝뚝 묻어 나오는 것이 박진감이 넘친다. 


자포로지예 카자흐(페이지 내에서 '자포로제' 검색)들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속하는 드네프르강 하류 지역에 살았는데, 이곳에서 오스만 투르크를 무찔렀음에도 불구하고 술탄 메흐메트 4세가 자꾸 자기네한테 머릴 조아리라고 최후 통첩을 보내왔다 한다. 아재들이 그걸 받아보고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나머지, 갖은 욕설을 정성스레 쓸어담아 답장 쓰는 중. 원본 서신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필사본 비슷하게 전해 내려온 내용을 일리야 레핀이 흥미롭게 듣고서 그림으로 그렸다고 한다. 꽤 잘 알려진 일화인지 니콜라이 고골도 이 카자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타라스 불바》를 썼다. 러시아 친구 알렉세이가 추천해 줘서 산 책인데, 조만간 읽어보고 내용을 더 보태 보겠다. 유명한 술탄 능욕의 편지는 대략 다음과 같은데 의역을 해보았다. 

 

 

O sultan, Turkish devil and damned devil's kith and kin, secretary to Lucifer himself. What the devil kind of knight are you, that can't slay a hedgehog with your naked arse? The devil excretes, and your army eats. You will not, you son of a bitch, make subjects of Christian sons; we've no fear of your army, by land and by sea we will battle with thee, fuck your mother.

 

오 술탄이여, 저주받은 터키 악마의 피붙이, 루시퍼의 꽁무니나 졸졸 쫓아다니는 비서 같은 놈아. 네 벌거벗은 엉덩짝으로 고슴도치 한 마리 베어버리지도 못하는 주제에 용맹한 기사 같은 소릴 하고 있구나. 우리가 알기로는 악마가 똥을 갈기면 네놈 군대가 받아 먹는다던데. 네놈 같은 후레자식은 크리스트교의 아들들 위에 군림할 수 없다. 우리는 당신네 졸병들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으며, 땅을 기든 바다를 헤엄치든 네놈과 결사 항전을 벌일 것이다. 네 어미는 엿이나 먹으라지.


You Babylonian scullion, Macedonian wheelwright, brewer of Jerusalem, goat-fucker of Alexandria, swineherd of Greater and Lesser Egypt, pig of Armenia, Podolian thief, catamite of Tartary, hangman of Kamyanets, and fool of all the world and underworld, an idiot before God, grandson of the Serpent, and the crick in our dick. Pig's snout, mare's arse, slaughterhouse cur, unchristened brow, screw your own mother!

 

바빌로니아 허드렛 일꾼, 마케도니아 바퀴장이, 예루살렘 양조업자, 알렉산드리아 수간꾼 새끼, 이집트 돼지 사육사, 아르메니아 돼지놈, 파돌리아 도둑, 타타르 놈들 노리개,  카먀네츠의 교수형 집행자, 온 세상에서 가장 덜떨어진 얼간이 자식, 징그러운 배암의 손자, 거시기의 근육 경련 같은 새끼, 돼지 주둥아리, 노새 궁둥이, 도살장 똥개 새끼, 세례도 안 받은 마빡이 같으니라고. 제에미! 네 어미하고나 붙어 먹어라! 


So the Zaporozhians declare, you lowlife. You won't even be herding pigs for the Christians. Now we'll conclude, for we don't know the date and don't own a calendar; the moon's in the sky, the year with the Lord, the day's the same over here as it is over there; for this kiss our arse!

 

고로 우리 자포로지예 카자흐는 선언하노라, 잘 들어라 이 천것아. 네놈은 우리 크리스트 교인들 밑에서는 돼지 사육사 노릇조차 할 수가 없는 신세야. 그럼 이쯤에서 슬슬 마무리를 하도록 하지. 우리한테는 날짜도 달력도 없지만 달은 하늘에 떠있고 한 해는 신이 알고 계시며 여기나 거기나 하루는 똑같을 테니, 오늘이 며칠인지는 굳이 쓰지 않아도 네놈이 요령껏 알아 먹도록 하려무나. 우리 궁둥짝에 입이나 한번 맞춰 볼 테냐!

 

※ 출처 위키피디아 페이지 Reply of the Zaporozhian Cossa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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