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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스웨덴 국립 역사박물관의 위엄

bravebird 2016. 7. 13. 23:35




스웨덴 국립 역사박물관(Historiska Museet). 이번 여행에서 제일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입장료도 무료니 꼭 한번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전시실의 캡션들을 천천히 읽어보면 스웨덴이 왜 전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지 알 수 있다. 






"당신은 누구와 함께 사나요?" 


그냥 '가족 제도'라고 하면 간단한 것을, 보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 

간단하면서도 정확히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다.

가족은 무엇일까? 가족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가족이란 무엇입니까? 

누가 정상 비정상을, 

그리고 좀 다르다는 게 뭔지 결정하나요?

남성적인 것이란 무엇일까요? 여성적인 것은?

사람은 언제 성인이 되나요?"





"당신이 하는 일을 결정하는 것은 누구입니까? 

신? 시장의 압력? 가족, 아니면 당신 자신?

그건 당신이 원하는 대로인가요? 

당신은 원하는 것을 위해 뭘 희생할 수 있나요?"





"이 지평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집과 집 바깥 사이의 경계선은 어디인가요? 

당신의 세계는 어떤 모습입니까?

미래에는 과연 어떨지 생각해보곤 하나요?

생각하는 것이 우리 책임일까요?"


 



"누가 당신의 역사를 말해주나요?"





"당신의 세계는 어떻게 짜여 있나요?" 





"왜 어느 한 성별을 골라야만 하죠? 

고를 수는 있는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어요." 

(어느 53세 동성애자 남성)





"강제 불임 프로그램은 스웨덴 역사의 오점이다.

특히 2013년까지도 계속되었던 트랜스젠더 강제 불임 수술은 더욱 그렇다." 

(어느 56세 동성애자 남성)



이렇게 퀴어의 목소리를 곳곳에 담는 것도 모자라, 

박물관을 꾸민 주체와 그 이념 자체를 뜯어보도록 질문한다. 



"이 물건들은 누구의 것일까요?

왜 박물관 컬렉션은 이런 모습일까요? 

이 전시품들은 어떻게 분류된 것이며, 

이것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때껏 가본 그 어떤 나라의 국립 역사박물관보다 도발적이었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스웨덴이 엄청 강도 높은 소셜 엔지니어링을 거친 사회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바이킹 나오는 고대사 섹션에까지 퀴어 시민들의 코멘트를 달아놓았을 정도이니... 이런 건 다소 작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복지국가이자 평등국가의 선두를 달리는 현대 스웨덴의 사고방식이라든지 평범한 상식 내지는 사회통념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방문해서 천천히 둘러볼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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