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겨우 서른 밸붕 캐릭터 구자 본문

미분류

겨우 서른 밸붕 캐릭터 구자

bravebird 2021. 3. 2. 02:30

겨우 서른 다 봤다. 보면서 내내 느낀 것이 구자는 밸붕 캐릭터다. 주인공 세 여자 전부 다 장점도 단점도 있지만 구자는 그 중에서도 장점이 훨씬 두드러지고 단점은 없는 수준이다. 

기품 있고, 자기가 원하는 걸 알고 추진력 있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숙일 때는 숙일 줄 알고, 그러면서도 절대 용납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사 표현 확실하고, 집안일이든 사업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절도 있고 일처리 뛰어나고, 선견지명 있고 판단력 뛰어나고, 선량하고 인정도 많아서 매번 정도를 걸으면서 대국적인 선택을 함. 구자 아버지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어르신.

실책이라고는 한때 집안을 흥하게 하려는 의욕이 과해서 부녀회 활동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차공장을 성급하게 인수한 것인데, 도리어 훌륭하게 책임을 지고 전화위복을 시킴. 단점이라고는 사람이 너무 뛰어나서 까다로운 일처리를 도맡아 하다 보니 남편이 다소 무능해졌다는 건데, 본인도 그게 잘못이었다고 반성하긴 하지만 구자가 본질적으로 잘못했다기보다는 남편의 그릇이 작은 것이다.

구자와 비중이 동일한 나머지 두 주인공은 장점도 확실하고 실책도 뚜렷해서 그걸 극복해내는 성장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왕만니는 일 잘하고 자주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지만 한때 속물인 나머지(왕만니가 Want Money에서 착안한 이름이라고 함) 남자 보는 눈이 처참한 수준이었다. 중샤오친은 발랄하고 귀엽고 편안한 매력이 있어서 누구나 좋아하지만 자기 의견이 없고 결혼을 했는데도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거의 못했었다. 이 두 사람의 단점은 너무 크리티컬하다. (물론 둘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고 결국 다 극복해내긴 한다.)

반면 구자는 단점이랄 것이, 사람이 애초에 너무 훌륭해서 입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구자는 극 중간에 변화했다기보다는 원래 뛰어난 사람이 잠깐 우여곡절을 만났는데 원래부터 갖고 있었던 자기 역량으로 극복해낸다. 극 중간에 뭔가 크게 겪고 나서 질적으로 성장한 나머지 두 주인공에 비해 입체성이 좀 모자란다. 나야 구자를 통해 멋진 롤모델을 경험하게 돼서 좋지만, 창작물로서의 겨우 서른은 주인공 밸런스가 좀 붕괴되었다. 슬램덩크 윤대협 보는 느낌!? 

하지만 재미만 있으면 되었음. 3-4년만에 본 드라마인데 덕분에 2개월간 아껴 보면서 즐거웠다. 중국어 충전도 되었다. 간만에 사업, 직장생활, 결혼, 연애, 친구 등 다양한 분야의 생활 중국어에 집중 노출이 되어서 만족스럽다. 이번에 보면서 괜찮은 대사를 쭉 정리해두었는데, 올해 내내 다른 거 할 때 틀어놓고 반복해서 익혀야겠다. 시즌2 나왔으면 함.


'미분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오주의'  (1) 2022.03.10
겨우 서른 등장인물 이름의 숨은 뜻  (0) 2021.03.07
나의 아저씨, 파견직  (0) 2021.02.24
드라마 겨우 서른 보면서 码자 두드려 패기  (1) 2021.02.05
와호장룡  (3) 2017.11.1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