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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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남아시아

인도 웨스트 벵갈 칼림퐁 도착 (=천국)

bravebird 2024. 5. 14. 13:49

자, 외웁시다. 칼림퐁은 천국입니다.

칼림퐁에 어제 들어왔습니다. 을씨년스럽고 비가 매일 내리고 정전이 일상이며 와이파이가 없었던 아루나찰 프라데시. 전 그곳에서 특별한 기억이 정말 많지만 너무 추워 샤워는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이곳 웨스트 벵갈의 칼림퐁은 17-27도의 기온으로 온화하며 전기는 풍족합니다. 샤워하다가 기저(geyser)의 뜨거운 물이 거의 끝나도 춥지가 않아 1일 1샤워가 가능합니다. 덕분에 어제는 빨래도 한바탕 해서 널었고 온 전신이 뽀송해서 기분이 좋아요.


현재 이 시각 창밖 풍경
너무나 아늑한 공용 공간
걍 천국.....

아저씨 사...사...아닙니다 🤩



칼림퐁에서는 2년 전에 머무른 숙소로, 심지어 같은 방으로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무척 잘 관리된 아름다운 홈스테이인데 아저씨께 미리 연락드렸더니 서프라이즈라면서 가격도 파격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친절한 주인 아저씨 덕분에 당시 거의 알지 못하고 우연히 들렀던 칼림퐁이란 곳이 차마무역의 거점이었단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매일 그리워하다가 결국 돌아왔어요. 전 인도에서는 단연 여기가 제일 좋고 이때껏 여행해본 곳들 중에도 그렇습니다. 일단 칼림퐁 지역을 둘러싼 역사 자체가 너무나 흥미로운데 집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하기까지 하니까요. 전 여기서 살라면 살 수 있고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칼림퐁, 차마고도의 캐러밴 노새들이 목을 축여가던 곳

https://bravebird.tistory.com/717

시킴 차마고도

12월 22일에 책과 차를 강톡에서 EMS 보냈는데 뜻밖에도 오늘 벌써 도착해서 기분이 좋다. 산 것 중에 J. Ware Edgar의 Sikhim and the Thibetan Frontier라는 1873년에 출간된 탐사보고서가 제일 얇아서 이것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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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림퐁에 대한 책을 저번에 사갔는데 이번에 들고 와서 조금씩 읽고 있고 너무 흥미롭습니다. 그 저자 분께서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가서 직접 만나뵙고 책에 사인도 받았어요. 산딥 자인 아저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쭉 살면서 히말라얀 타임즈라는 로컬 신문사에서 일하며 칼림퐁에 대한 여러 기사와 책을 저술하신 분입니다. 칼림퐁 지역의 역사 문화 및 티베트 불교의 형성 발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 저랑 관심 주제가 거의 똑같은 분이에요. 저를 매우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에필로그 북카페에는 산딥 아저씨가 개인 소장한 귀한 책들도 많고 판매 중인 책들도 있어요. 아저씨의 또다른 책을 한 권 샀고, 떠나기 전에도 다시 들러 책을 사서 우편으로 좀 부칠까 합니다. 절판된 책이나 곧 나올 신간은 pdf로 보내 주신다고 하고, 며칠 후에 출장 다녀오고 나면 제가 흥미로워 할 만한 곳에도 데려가 주신다고 합니다. 또 홈스테이를 오픈하려고 준비하고 계신다니 다음에 오게 되면 더 많은 책들을 구경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에필로그 카페
어젠 제일 위의 책, 바로 인근 지역인 페동에 대한 책을 읽음
산딥 아저씨의 개인 소장 책 중 일부



또 저번에 만나뵈었었던 너무 멋진 셰르파 아주머니도 다시 만나뵐 예정입니다. 그분이 일하는 곳이 이 지역에서 유명한 오래된 저택이에요. 오늘은 실리구리로 출장 예정이셔서 내일 찾아가려고 해요.


😍😍😍


https://bravebird.tistory.com/754

여태껏 만나본 가장 멋진 아주머니

는 바로 칼림퐁에서 만난 셰르파 아주머니다. 이 분은 러시아 친구 알렉산더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알렉산더가 가보라고 추천해준 곳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이다. 나는 인도로 출발하기 전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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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숙소에서 챙겨주신 아침을 먹고 잠시 침대에 들어와서 빈둥거리며 더 이상 밀리기 전에 글을 쓰는 참입니다. 참 한가롭고 좋습니다.

그간 밀린 아루나찰 여행기는 당장 쓸 수가 없습니다. 거기서 와이파이도 없었지만 매일 사람들에 둘러싸여 함께하느라 틈 자체가 없었을 뿐더러 걍 여러모로 사안이나 그 밀도 자체가 당장 쓰기에는 다소 압도적인 내용입니다. 알 사람들은 알지요.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정말로 감사합니다.
내가 이 아름답고 재미난 곳에 있다는 게,
이런 흥미진진한 일들이 내게 있다는 게,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게 정말 영광입니다.

근데 저 궁금한 게 있는데, 글 쓰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공감이 몇 개 찍히곤 하는데 제가 댓글차단해둔 매크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혹시 일부러 찾아와서 읽는 분들이 있는 건가요!? 이곳에 굳이 찾아와서 읽는 분들이 있다면 어떤 것을 기대하시는지, 어떻게 오게 되셨는지 좀 궁금합니다. 소통을 유도하는 친절한 블로그가 아니다 보니 독자분들이 가끔 매우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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