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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존재 표현 ① 'である' 분석 (~로서 있다 = 이다) 본문

언어학

한일 존재 표현 ① 'である' 분석 (~로서 있다 = 이다)

bravebird 2026. 4. 27. 19:59

안내: 이 시리즈는 제가 2015년과 2024년에 일본어의 である에 대해 쓴 두 글(1편2편)을 바탕으로, AI(Genspark 딥 리서치 및 Opus 4.6)와의 대화를 통해 내용을 확장한 결과물입니다. 본문에서 ‘원글의 저자’가 저를 가리킵니다. 저의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AI가 어원 조사한 부분을 보강하여 작성한 글을 제가 편집했기 때문에 3인칭 서술 처리했습니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 시리즈는 bravebird 블로그의 두 편의 글에서 출발합니다. 원글의 저자는 2015년도에 일본어를 배우다가 흥미로운 발견을 합니다. 일본어에서 "학생이다"를 문장체로 쓰면 "学生である"가 되는데, 이 'である'를 뜯어 보면 'で(~로서) + ある(있다)'가 된다는 것입니다. 즉 "학생으로서 있다"가 곧 "학생이다"가 됩니다.
 
여기서 원글의 저자는 날카로운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한국어에서는 '이다'와 '있다'가 완전히 다른 단어인데, 일본어에서는 '이다(である)'를 풀면 그 안에 '있다(ある)'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임"과 "~있음"은 대체 어떤 관계인가?
 
이 질문은 사실 언어학에서 수십 년간 논의되어 온 핵심 주제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원글의 직관을 출발점 삼아, 학계의 연구 성과를 따라가 봅니다.
 
원글이 잘 포착한 것:
 

  • 'である'를 'で + ある'로 풀어서 "~로서 있다 = 이다"라는 관계를 발견한 것. 이것은 뒤에서 보겠지만 학계의 어원 분석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 한국어는 '이다'와 '있다'를 어휘적으로 분명히 구별하는 반면, 일본어는 '이다(である)' 안에 '있다(ある)'가 구조적으로 들어 있다는 비교.
  • 'で'라는 조사가 "도구·자격"을 나타내는데, 이것이 "장소"를 나타내는 용법과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감각. (이 내용은 블로그 글이 아닌 추후 AI 대화에서 별도 제시함)

이 시리즈를 통해 더 나아가는 것:
 

  • 원글의 저자가 "어원까지는 따져보지 못했다"고 밝힌 부분을 학계 정설로 확인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원글의 직관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습니다.
  • 한국어 '이다'의 정체를 둘러싼 100년 가까운 논쟁을 정리합니다.
  • 원글이 "한국어에서는 어원이 다르다"고 판단한 부분은 한국어 내부에서는 맞지만, 한일 두 언어를 비교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좀 더 복잡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다룹니다.
  • "자격이 곧 장소"라는 직관을 인지언어학으로 뒷받침합니다. (2편에서)
  • 한일 두 언어만이 아니라 스페인어, 영어, 러시아어까지 포함한 큰 그림을 제시합니다. (3편에서)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이 글에는 '계사', '존재동사' 같은 언어학 용어가 등장합니다. 처음 나올 때마다 설명을 붙이겠지만, 두 용어만 미리 알아두면 편합니다.
 
계사(copula)란, "X Y이다"처럼 주어와 술어를 연결해서 "X = Y"라는 관계를 만들어주는 단어입니다. 한국어의 '이다', 영어의 'be', 일본어의 'だ/である', 중국어의 '是'가 모두 계사입니다. 
 
존재동사는 말 그대로 "있다, 존재하다"를 뜻하는 동사입니다. 한국어 '있다', 일본어 'ある/いる', 영어 'exist'(또는 "there is"의 'is'), 중국어 '有/在' 등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시리즈의 핵심 질문은 바로 이 둘, 계사와 존재동사의 관계입니다.
 

1. 일본어 'である'의 어원 — 원글의 직관은 정확했다

원글의 저자는 'である'를 'で + ある'로 풀어서 "~로서 있다"라는 의미를 읽어냈습니다. 그러면서 "である의 어원에 대해서도 다 따져봐야 존재론적인 뭔가가 진짜 반영된 건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는데, 그러지는 못했다"고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따져봤습니다. 일본의 권위 있는 사전인 디지털 大辞泉(다이지센)은 'である'의 어원을 이렇게 규정합니다:
 
断定の助動詞「なり」の連用形「に」に接続助詞「て」、補助動詞「あり」の付いた「にてあり」の音変化
— 번역: 단정의 조동사 'なり'의 연용형 'に' + 접속조사 'て' + 보조동사 'あり'가 결합한 'にてあり(니테아리)'의 음운 변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원래 일본어에는 'にてあり'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に'는 장소나 상태를 나타내는 조사이고, 'て'는 "~하고서"라는 접속 표현이며, 'あり'는 "있다"라는 존재동사입니다. 이 세 요소가 합쳐진 'にてあり'가 세월을 거치면서 소리가 줄어들어 'である'가 되었습니다. 그 음운 변화 경로는 にてあり → にてある → である → であ → じゃ → だ 입니다.
 
같은 사전은 "'である'는 가마쿠라 시대(12~14세기)에 발생하여 무로마치 시대(14~16세기)에 발달한 말이며, 'じゃ'와 'だ'는 여기서 나온 것"이라고 명시합니다. 즉 우리가 일본어를 처음 배울 때 만나는 회화체 'だ'는 사실 'である'에서 더 줄어든 형태이지, 반대가 아닙니다.
 
이 어원 분석에서 결정적인 점은, 'である'의 'ある'가 명백히 존재동사 'ある(있다)' 라는 것입니다. 원글의 저자가 "で(~로서) + ある(있다)"로 풀어 본 것은 직관적 분석이었지만, 학계의 어원 분석 결과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로서 있다 = 이다"라는 등식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실제로 일본어의 계사가 존재동사로부터 만들어진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2. 'である'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한 덩어리인가, 두 조각인가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である'의 어원이 'にてあり'라는 것은 확정된 사실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である'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합니다.
 
첫 번째 입장은 공시적 분석 — 즉 "지금 이 순간의 일본어" 기준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である'는 이미 하나로 굳어진 계사입니다. 'で'와 'ある'를 따로따로 분석하는 것은 영어 'breakfast'를 매번 'break(깨다) + fast(단식)'로 풀어 읽는 것과 비슷하다는 입장입니다. 현대 일본어 문법 기술에서 'である', 'だ', 'です'를 모두 계사로 처리하는 것이 이 입장입니다.
 
두 번째 입장은 통시적·구성적 분석 — 즉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는 'で'와 'ある'를 구별하는 것이 의미 파악에 중요합니다. 일본의 언어학자 미우라 쓰토무(三浦つとむ)는 이 입장에서 흥미로운 분석을 제시합니다: "'本がある(책이 있다)'의 'ある'는 존재를 의미하는 동사다. 그러나 '本である(책이다)'의 'ある'는 긍정 판단을 의미하는 조동사다. '~である'는 화자의 긍정 판단이 'で'와 'ある'에 의해 이중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だ'보다 긍정 판단이 강조된 표현이 된다."
 
두 입장은 사실 모순되지 않습니다. '어원적으로는(통시적으로는) 존재동사에서 왔지만, 현재(공시적으로)는 하나의 계사로 굳어졌다'는 것은 언어학에서 문법화(grammaticalization)라고 부르는 매우 흔한 현상입니다. 어떤 단어가 원래의 구체적 의미(여기서는 "있다")를 점점 잃어가면서 문법적 기능(여기서는 "이다")을 얻게 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영어의 'going to'가 원래 "~으로 가는 중"이라는 이동 의미였다가 "~할 것이다(gonna)"라는 미래 시제 표지가 된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3. 한국어 '이다'의 정체 — 100년째 이어지는 논쟁

이제 시선을 한국어로 돌려 봅니다. 원글의 저자는 한국어의 '이다'와 '있다'가 어휘적으로 분명히 구별된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이 '이다'라는 단어의 정체 자체가 한국 국어학에서 100년 가까이 합의를 보지 못한 난제입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하면, '이다'는 다른 단어들과 행동이 다릅니다. '먹다, 크다, 예쁘다' 같은 동사·형용사는 혼자서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이다'는 반드시 앞에 명사가 와야 합니다. "학생이다"라고는 하지만 "*이다" 혼자서는 문장이 안 됩니다. 이런 점에서는 조사('을/를', '에서' 등)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조사와 달리 '이다'는 "이고, 이니, 이면, 이라서, 이었다…" 하고 활용(어미가 바뀌는 것)을 합니다. 동사·형용사처럼요. 조사도 아니고 동사도 아닌 이 애매한 성격 때문에 학자들의 의견이 갈라져 왔습니다.
 
크게는 세 갈래입니다.
 
지정사설. 최현배(1930, 1937)가 대표적입니다. '이다'는 동사도 형용사도 조사도 아닌, 별도의 독립 품사 '잡음씨' 또는 '지정사'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체언 활용설. 이희승(1949, 1950)이 주장했습니다. '이다'는 독립된 단어가 아니라, 명사 자체가 활용하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학생이다"에서 '이다'를 떼어내는 것 자체가 잘못이고, '학생'이라는 명사가 직접 활용하고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서술격 조사설. 현행 학교 문법(교과서)의 공식 입장입니다. '이다'를 조사로 분류하되, 다른 조사와 달리 활용을 한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임홍빈(2013)은 이 절충안을 비판하면서 "문법 통일안 작성 과정에서 태어난 타협의 결과물일 따름이다. 그것은 지정사설도 아니고 체언의 활용설도 아니다"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임홍빈은 '이다'를 형용사로 보아야 한다는 또 다른 입장도 제시합니다.
 
영어권에서는 Roh & Chae(2010)가 한국어의 '-이-'를 클리틱 동사(clitic verb) — 통사적으로는 동사처럼 행동하지만 음운론적으로는 앞의 명사에 기대는 중간적 존재 — 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클리틱이란, 독립된 단어처럼 행동하지만 혼자서는 발음될 수 없어서 반드시 이웃 단어에 붙어야 하는 요소를 말합니다. 영어의 "I'm"에서 "'m"이 대표적인 클리틱입니다.
 
요컨대 '이다'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여전히 열려 있는 문제입니다. 다만 이 논쟁과 별개로, '이다'가 '있다'와는 다른 단어라는 점 자체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습니다. 이것이 다음 이야기의 출발점이 됩니다.
 

4. 한국어 '있다'의 역사

'있다'의 역사는 '이다'보다 훨씬 명확합니다.
 
중세 한국어(15세기 문헌)에서 존재를 뜻하는 동사는 '이시-(isi-)' 또는 **'잇-(is-)'**이라는 교체하는 어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이시-'가,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잇-'이 사용되었습니다(예: 이시며 / 잇느니). 이 두 형태가 후대에 통합되어 현대 한국어의 '있-'이 되었습니다.
 
한편 '계시다'라는 존경 표현의 전신도 중세 기록에 나타납니다. 이기문·램지(Lee & Ramsey 2011)에 따르면, 8세기 갈항사 석탑 비문(758년)에 나오는 한자 '在'가 후대에 'kye-(겨-)'라는 동사 어간으로 읽혔고, 여기에 존경 형태소 '-si-'가 붙은 'kyesi-(겨시-)'가 현대 '계시다'의 직접적인 전신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이시-/잇-'이라는 존재동사의 어간에 's' 자음이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계사 '이-'에는 이 's'가 없습니다. 형태가 다르고, 활용 방식도 다르고("이다/이고/이라" vs "있다/있고/있어"), 중세 문헌에서도 이 둘은 전혀 다른 단어로 사용됩니다. 한국어 내부에서 관찰 가능한 시기에, 계사 '이-'와 존재동사 '있-(이시-)'은 명확히 별개의 어휘라는 것이 국어학계의 합의입니다.
 

5. 핵심 쟁점 — 그래도 둘은 더 깊은 차원에서 연결될까?

원글의 저자는 한국어의 '이다'와 '있다'가 어휘적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보았고, 이는 정확한 관찰입니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질문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한국어 내부에서는 분명히 별개이지만, 한국어와 일본어가 갈라지기 이전의 공통 조상 언어 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두 언어가 "계사를 만드는 방식" 자체를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물음에 대해 학계는 두 진영으로 나뉩니다.
 
견해 A — 별개 어휘설. 한국 국어학계의 주류 입장입니다. 이 견해는 '이다'와 '있다'를 어떤 시점에서도 같은 어휘로 보지 않습니다. 이기문·램지(Lee & Ramsey 2011), 이남순(1999), 임홍빈(2013) 등 한국어사를 다루는 주요 연구자들은 두 단어를 별개로 분석하며, 어원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습니다. 이 입장의 강점은 방법론적 보수성입니다. 문헌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기(15세기 이후)에서 두 어휘는 분명히 다르므로, 그 이전에 대한 추정은 가설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견해 B — 한일조어(proto-Korean-Japanese) 공유 패턴 가설. 한국어와 일본어가 먼 과거에 공통 조상 언어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보는 학자들의 입장입니다. Bjarke Frellesvig(2001)의 "A common Korean and Japanese copula"가 대표적인데, 그는 양 언어가 공통적으로 **"비종결 계사 + 존재동사 = 새로운 계사"**라는 결합 패턴을 공유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본어의 'にてあり(に + ある) → である'가 바로 이 패턴이고, 한국어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설을 가장 본격적으로 발전시킨 것은 Alexander Francis-Ratte(2016)의 오하이오주립대 박사논문 Proto-Korean-Japanese입니다. 그는 500개 이상의 어휘 대응을 제시하면서 한일 공통 조상 언어를 재구(재구성)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Francis-Ratte조차도, 공통 조상 언어 단계에서 계사와 존재동사를 별개의 형태소로 재구합니다. 그의 재구에 따르면 공통 조상 언어에 계사 *i-("~인 것")와 존재동사 *isi-("존재하다/가지다")가 따로 있었고, 전자에서 한국어 계사 '이-'와 일본어 계사적 요소가, 후자에서 한국어 존재동사 '있-(이시-)'과 일본어 존재동사 ari-가 각각 내려왔다고 봅니다.
 
즉 한일조어 가설의 가장 정밀한 재구가 도달한 결론도, 계사와 존재동사는 처음부터 별개의 형태소였다는 것입니다. 견해 B의 핵심은 '이다'와 '있다'가 한 단어에서 갈라졌다는 것이 아니라, "계사 + 존재동사를 결합해서 새로운 계사를 만드는 방식"이 두 언어에 공유된다는 것입니다.
 

6. 그러면 한일조어 가설 자체는 믿을 만한가?

균형을 위해 한 가지 더 짚어야 합니다. 한일조어 가설 자체가 학계에서 합의된 정설은 아닙니다.
 
가장 강력한 회의론은 Alexander Vovin(2010)의 Koreo-Japonica: A Re-evaluation of a Common Genetic Origin에서 나옵니다. Vovin은 기존에 한일 공통 어휘로 제시된 것들의 상당수가 사실은 한반도에서 일본열도로 건너간 차용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인정하는 확실한 공통 어원 어휘(동원어)는 단 6세트에 불과하고, 명백한 차용어는 75세트에 이릅니다.
 
John Whitman(2012)은 Vovin의 비판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공통 어원 가설을 옹호하지만, "모든 학자가 두 언어 사이의 유전적 관계가 성립하더라도 그 거리가 매우 멀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인정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확정된 사실: 한국어 내부에서 '이-'(계사)와 '있-(이시-)'(존재동사)은 별개 어휘입니다. 일본어 'である'가 존재동사 'ある'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도 확정된 사실입니다.
 
다수가 인정하지만 논쟁 중인 가설: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에 어떤 형태의 유전적 관계가 있을 가능성. 그리고 두 언어가 "비종결 계사 + 존재동사 → 새 계사"라는 결합 패턴을 공유한다는 Frellesvig의 가설.
 
이런 주장을 한 학자는 사실상 없음: 한국어 '이다'와 '있다'가 한 단어에서 갈라진 동원어라는 직접적 주장.
 

7. 원글의 직관, 다시 보기

이제 출발점으로 돌아가 봅니다. 원글의 저자가 발견한 "~로서 있다 = 이다"라는 등식은, 일본어 'である' 자체에 대해서는 어원적 사실과 정확히 일치하는 분석입니다. 'である'는 실제로 '에+있어서+있다'(にてあり)에서 왔고, 일본어의 계사는 역사적으로 존재동사의 후손입니다.
 
한국어 '이다'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다'는 한국어 내부의 역사에서 '있다'와 별개의 어휘로 존재해 왔고, 둘 사이에 어원적 연결을 입증하는 직접 증거는 없습니다. 원글의 저자가 "한국어에서는 '이다'와 '있다'가 어원적으로 기원이 다르다"고 쓴 것은 이 점에서 정확합니다.
 
다만 두 언어를 함께 놓고 비교할 때, "계사를 만드는 데 존재동사를 활용한다"는 패턴이 공유되는지 여부는 아직 열려 있는 학문적 질문입니다. 이것은 두 단어가 같은 뿌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두 단어를 결합하는 방식이 닮았다는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Gemini 생성 인포그래픽

 

다음 편 예고

원글의 저자는 'で'가 "도구·자격"과 "장소"를 동시에 나타낸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연필 쓰다"의 'で'와 "학교에서 공부하다"의 'で'가 같은 조사라는 것이죠. 왜 전혀 다른 것 같은 "자격"과 "장소"가 같은 조사를 쓸까요?
 
2편에서는 인지언어학이라는 분야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는지, 그리고 한국어의 '에', '에서', '(으)로'가 일본어의 'に', 'で', 'へ'와 어떻게 평행하게 대응하는지를 다룹니다.
 

참고문헌

일본어 'である' 어원

  • 디지털 大辞泉 'である' 항목 — コトバンク
  • 「〜がある」と「〜である」の違い (三浦つとむ의 분석 소개) — yamakawahyogo.net
  • Yuasa (2004) "The Japanese Copula: Forms and Functions" — Cambridge Core

한국어 '이다' 논쟁

  • 임홍빈 (2013) 「'이다'의 불규칙 활용에 대하여」 — PDF
  • 이남순 (1999) 「'이다'론」 — 서울대 S-Space
  • Roh & Chae (2010) "A Clitic Verb Analysis of the Korean Copula -i" — PDF
  •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 서술격 조사 '이다'

한국어 '있다' 역사

  • Lee & Ramsey (2011) A History of the Korean Language — PDF

한일조어 가설 — 찬성 측

  • Frellesvig (2001) "A common Korean and Japanese copula" — JSTOR
  • Francis-Ratte (2016) Proto-Korean-Japanese — OhioLINK
  • Whitman (2012) "The Relationship Between Japanese and Korean" — Cornell

한일조어 가설 — 회의론 측

  • Vovin (2010) Koreo-Japonica: A Re-evaluation of a Common Genetic Origin — Google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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