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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인도는 당신의 계획을 보란듯이 망쳐놓는 예측불가능성의 끝판왕인 동시에, 가지가지 삼천포를 함께 제공하는 치명적 매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인도에서 가장 재미있는 점은 계획은커녕 상상조차 못한 일들이 벌어질 때 본인의 문제 해결력을 시험해볼 수 있고, 사전 계획이 불가능한 삼천포에 제대로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뉴델리에서 다람살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가 한번 취소됐습니다. 여행 시간을 하나도 잃지 않으려고 이른 아침 항공편을 예매하는 꾀를 부렸다가 오히려 망한 거죠. 인도는 절대 호락호락하지가 않은 녀석인데 제가 컨트롤하려 했던 것이 건방졌나 봅니다. ㅎㅎㅎ 새벽 3시에 그 무서운 빠하르간즈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에 도착한 후에야 결항이 된 걸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겨울 북인도에선 운무로 인한..

북인도 여행 16박 17일 무사고 생존 팁을 공개합니다. 여자 혼자 인도 여행 간다고 타박(?ㅋㅋ) 많이 받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 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하고 유의했습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서 물갈이나 사기 등을 겪지 않고 무사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 여행이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지구상 어떤 곳에서든 유의해야 할 점들을 준수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대비하고 제대로 대응하면 리스크 헤징이 상당 부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운수가 따랐기 때문에 별 일 없었던 거지만, 제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제대로 해내려고 했고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0. 거지꼴로 감 - 짐과 현금을 적게 들고 ..

원래 블로그에 예방접종 같은 여행 사전 준비나 짐 싸기 같은 건 쓰지 않았다. 다른 곳에 양질의 정보가 넘치기 때문에. 이번은 예외다. 이제까지의 여행 중 가장 난이도 있는 축에 들고 특수사항이 있기 때문에 짐을 어떻게 쌌고 무얼 대비했는지 좀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1. 일단 출발 약 2주 전인 12/2에 A형간염 주사, 장티푸스 주사 맞음. A형간염은 올해 초에 유행할 때 1차접종을 했는데 마침 7개월 정도 지난 터라 정확히 2차접종 시기였음. 보통 저것들은 보건소에 가야 맞을 수 있는데, 회사에서 가까운 강남하나로의료재단 가서 둘다 맞음. 장티푸스 예방주사는 현지 도착 2주쯤 전에 맞아둬야 효력이 있고 3년간 유효. A형 간염은 6개월 텀을 두고 2번 맞아야 되는 주사라 임박해서 맞는 건 그저 자..

인도 여행을 가겠다는 말에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여자 혼자 위험하다, 가기 전에 꼭 마지막 인사하고 가라 (ㅋㅋㅋ), 거기를 왜 돈을 주고 가냐, 너 좀 특이하다, 무슨 일 있냐, 실연 당했냐, 류시화 책 읽고 혹해서 가냐, 깨달음 얻으러 가냐, 그러게, 왜 하필 인도일까? 류시화 때문도 아니고, 깨달음 얻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뭔가 성스러움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 면전에서는 너무 개인적이고 진지해서, 그리고 굳이 모두를 설득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ㅋㅋㅋ) 하지 않는 얘기를 여기 해본다. 스스로의 '동기'는 한번 점검해보면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니까. 왜 하필 인도인가? 0. 그냥. 무슨 이유가 필요한지. 아래는 모두 사족임. 1. 그 자체만으로 대륙 스케일인 커다란 나라, 다민족 ..

결국 12/19 ~ 1/4 인도를 가기로 했다. 일정 관련해서는 뉴델리 인아웃 항공편, 공항 픽업, 뉴델리 2박 이것만 결정해 놓고 나머지는 미정이다. 플랜A가 하필 날씨 운이 따라줘야 하는 데라 계속 일기예보 보고 빌면서 백업플랜 아웃라인만 잡아놨다. 임박하면 날씨를 봐서 플랜ABC 중 골라잡은 다음, 교통편이나 숙소는 그때그때 해치울 작정이었다. 그러다가 출발이 일주일도 남지 않으니 마치 번지점프 다이빙대에 올라선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인도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두렵고 번거로운 건 도시 간 이동인데 그게 하나도 준비가 안 됐기 때문. 기차/버스표 예매앱을 가입해서 표 좀 살펴보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가입인증 SMS가 안 왔다. 아 이것이 바로 그 악명높은 인도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가 ㅋㅋㅋ ..
2017 위키미디아 커먼즈 사진대회 파키스탄 부문에서 뽑힌 10장이 공개됐다. 그 중에 3장 뽑아봄. 아 영혼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 위 2장은 2016년도 선정작 중에서 골랐다. 왕오천축국전의 소발률국, 대발률국 바로 그곳인 길기트-발티스탄주는 히말라야 산맥의 경치로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거기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타고 쿤제랍 패스를 넘어 신장 남부를 가로지른 다음 칭하이에 곧장 도착하는 상상을 해본다. 파키스탄은 혼자 여행하기가 만만찮다. 간다라 유적이 있는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지역은 특히 테러 위험이 크다. 이외에도 파키스탄 거의 전 지역이 여성 여행자에게는 특히 까다롭다. 뚫어져라 쳐다보고 몸을 만지기로 악명 높음. 그런데 옆에 남자가 있으면 그렇게 친절하고 순박할 수가 없다고 그러네. 기본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