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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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러시아

돌아온 수프 비노 (Суп Вино)

bravebird 2015. 7. 14. 00:01

드디어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이번에도 역시 도스토예프스키가 몽롱하게 돌아다녔을 카잔스카야 거리에 묵는다. 방을 잡고 보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탈리아 음식점 수프 비노 바로 맞은편이네. 오후 2시가 체크인이라 짐 풀고 씻은 다음에 바로 들어갔다.

12월에 갔을 때 일하고 있었던 알렉세이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빙긋 웃음이 나왔지만 모른 척 태연히 앉았다. 옷도 그때랑 똑같은 하늘색 티셔츠네! 음악도 여전히 약간 몽롱한 분위기 있는 앰비언스 계통. 모든 게 여전해서 마치 날 기다려준 것만 같아 무척 반갑다. 이렇게 먼 도시인데 돌아오면 편안한 곳이 생겼다. 그래서 간 곳을 계속 찾는다.

알렉세이는 12월에 갔을 때 말 몇 마디 해보았다. 차분하고 젠틀하고, 무엇보다 웃는 얼굴이 편안한 사람이다.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12월에 두 번 갔고,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연극을 보고 나서 모스크바로 떠나기 직전에도 들러서 인사를 했다. 백야 때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잊어버린 것 같다.

수프 비노는 테이블 다섯 개 있는 조그만 공간인데 아늑하고 깔끔하다. 수프에 파스타에 와인 한두 잔까지 해도 800-900루블이면 된다. 러시아에서는 볼거리가 많고 음식도 익숙지가 않아 식사를 항상 부실하게 하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이곳에 와서 애피타이저 수프에 마무리 와인까지 아주 그냥 호사스럽게 먹는데, 그래도 우리 돈으로 2만원이 안 되는 것이다... 1000루블 내고는 거스름돈 받은 것으로 기분 좋게 100루블 이상 팁으로 놓고 온다. 알렉세이가 추천해주는 와인은 다 좋았다. 

이미지 출처는 여기

 

요건 호스텔에 붙어있는 소개글. 반가워서 (직독직해가 안돼서) 찍어와봤다. 
밥도 제대로 못먹고 다리는 띵띵 붓고 비까지 내려 심신이 피곤할 때 꼭꼭 수프 비노에 들러보세요. 

 

Sup Vino, Restoran

Kazanskaya ul., 24
St Petersburg

 

http://www.supvino.ru http://www.tripadvisor.ru/Restaurant_Review-g298507-d3777699-Reviews-Sup_Vino-St_Petersburg_Northwestern_Distric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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