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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추진사업/내륙아시아

오렐 스타인과 크로라이나(누란) 왕국

bravebird 2016. 5. 1. 00:30

사람의 발길이 닿을 것 같지 않은 동쪽 신장 한구석에 있었던 크로라이나(누란) 왕국에 대한 얘기다. 그곳을 오렐 스타인이라는 헝가리 태생 영국 고고학자가 탐험했다. 스벤 헤딘이라는 스웨덴 탐험가가 서양인으로서 이곳을 탐험하고 측량한 이후 스타인이 뒤따라가 갖은 유물을 발굴해냈다.  


1901년 오렐 스타인이 니아 유적지 근처에 당도했을 때 낙타 몰이꾼이 목판 두 장을 가져왔다. 목판은 3~4세기 인도어 방언과 관련이 있는 카로슈티 문자로 적혀있었다. 이 목판은 실크로드가 언어, 종교, 문화의 전파에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었다. 이 니아 유적지와 그 근처는 크로라이나(선선국)라는 소규모 오아시스 왕국의 영역이었다. 크로라이나 왕국은 기원후 200년에서 400년 사이에 번성했는데, 왕국 영토는 니아 유적지 동쪽에서 시작하여 민풍, 사카(엔데레), 칼마다나(차말), 영반, 미란 등을 포함하며 소금호수 로프 노르까지 전역에 해당하였다. 원주민이 사용하던 언어는 기록된 적이 없어서 완전히 소멸해 버렸다.



카로슈티 문자로 쓰인 목판



니아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게 된 것은 그곳으로 이주해온 사람들 덕분이다. 이들은 오늘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속하는 간다라 지역에서 왔다. 이들은 목판에 글을 썼고, 그 문자는 카로슈티 문자였다. 이들은 현지인과 결혼하고 문자를 소개하는 등 현지 사회에 동화되었고, 크로라이나를 정복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또한 이주민들은 인도에서 전파된 불교를 가지고 들어왔다. 


스타인은 이 니아 발굴을 통해 중국령 투르키스탄(신장)이 인도와 중국과 서아시아의 헬레니즘 등 고대 문명이 교류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자신의 추측을 사실로 확인하였다. 크로라이나는 영국과 비슷한 크기의 왕국이었지만 스타인이 방문했을 때는 완전히 폐허로 변해 있었다. 크로라이나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고문서가 출토된 니아와 누란, 그리고 예술 작품과 직물이 남아 있었던 미란(米蘭)과 영반(營盤)에서 출토된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발레리 한센, 《실크로드 - 7개의 도시》 참조




오렐 스타인이 크로라이나 터에서 찾은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미란의 천사 벽화. 얼굴도 서양인 쪽에 가깝고 그리스-로마 양식이 분명하다.

 



 

도쿄국립박물관 소장작 미란의 천사. 오타니 컬렉션의 일부일 것이다. 그림이 잘려 있지만 날개가 확실히 보인다.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도쿄 출장이 취소되면서 아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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