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중앙아시아 탐험가 (2) - 니콜라이 세베르초프 & 알렉세이 페드첸코

표트르 세묘노프-톈산스키에 의해 시작된 중앙아시아 연구는 다른 탐험가들이 계속해 나갔다. 니콜라이 세베르초프(Никола́й Алексе́евич Се́верцов)와 알렉세이 페드첸코(Алексе́й Па́влович Фе́дченко)는 1870년대에 많은 업적을 세웠다.

목숨을 걸고

니콜라이 세베르초프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학에 가장 관심을 가졌다. 모스크바 대학의 자연과학부에서 수학하던 당시, 논문 주제도 고향인 보로네쉬 지역의 동물군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젊은 학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앙아시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857년에 톈산을 따라 여행하던 당시, 세베르초프는 아랄 해와 시르다리아 강 하류 지역을 연구하는 탐험대를 이끌었다. 

이 지역은 코칸드 칸국에 속했다. 코칸드 칸국은 중앙아시아의 봉건 국가로 1709년도에 건국되었으며,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기스스탄 및 남부 카자흐스탄 영토 위에 있었다. 코칸드 칸국은 1876년까지 존속했는데, 1850년대 들어 키르기스 및 카자흐족은 코칸드 칸국의 압제에 불만을 품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지역 당국은 러시아 탐험가들에게 적대적인 상황이었다. 

1858년 4월, 세베르초프가 시르다리아 강 근처에서 동물학 컬렉션을 준비 중이던 당시, 코칸드 기병이 급습하여 검으로 중상을 입히고 남부 카자흐스탄에 있는 투르키스탄의 도시에 포로로 끌고 갔다. 세베르초프는 러시아 군사 당국의 단호한 요구 끝에 석방되었다. 그는 회복한 후에 탐험 결과를 바탕으로 그간 연구한 지역의 첫 번째 지도를 만들었으며, 이후 토지 기복 및 기후와 식생 정보를 자세히 기술하였다. 

니콜라이 세베르초프

톈산의 세베르초프

세베르초프는 코칸드 칸국 탐험 이후 1860년대 중반에 서유럽에서 잠깐 일했다. 이후 다시 중앙아시아 연구의 길로 돌아와서 톈산을 따라 몇 차례의 탐험을 실시했다. 이번에는 다행히 불운을 겪지 않았다. 몇 차례의 여행이 세묘노프의 루트를 따라 진행됐다. 1867년 10월에 세베르초프는 톈산 중부의 콕샬타우 산맥을 최초로 연구한 유럽인 학자가 되었다. 세베르초프의 톈산 탐험은 동물학, 지리학, 지질학 분야의 지식을 더해 주었으며 거쳐간 탐험로의 상세 지도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페드첸코의 연구

중앙아시아에는 또다른 주요 산맥이 있는데, 바로 페르가나 분지로부터 남쪽에 있는 기사르 알라이 산맥으로서 서에서 동으로 거의 900km 가량 이어진다. 1871년에 젊은 자연과학자 알렉세이 페드첸코는 작은 분대와 함께 투르키스탄의 알라이 산맥을 조사했다. 그는 이곳에서 빙하를 발견한 최초의 학자가 되었다. 페드첸코는 산골짜기들을 지나며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알라이 산맥을 발견했다. 그는 해발 3500m가 넘는 곳에 위치한 텡기즈바이 패스(Перевал Тенгизбай, Tengizbai Pass)를 넘으면서 남쪽에 눈으로 덮인 거대한 산의 파노라마를 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것은 6000-7000m 이상이었다. 이것이 파미르 고원으로, 역시나 유럽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지역이었다. 그는 이곳을 총알라이 산맥(Заалайский хребет, Trans-Alay Range)이라고 이름 붙였다. 

알렉세이 페드첸코

비극적인 죽음

페드첸코는 파미르 고원으로 향하는 특별 탐험을 준비했으며, 1873년에는 프랑스령 알프스 산맥에서 접근이 어려운 봉우리를 오르는 경험을 쌓았다. 아쉽게도 그는 고작 29세에 몽블랑 산을 오르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북서 파미르 고원의 거대 빙하에 그의 이름이 붙어있다.

페드첸코 빙하 지도

파미르 산맥

페드첸코는 니콜라이 세베르초프를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1878년에 그는 지리학회가 조직한 새로운 탐험에 참여했다. 그는 탐험대와 함께 키르기스스탄의 오쉬를 떠나면서 알라이 산맥과 총알라이 산맥을 넘었으며 파미르 고원에서 많은 호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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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Русские Путешественники에서 번역한 내용이다. 

추가로 찾아보니 알렉세이 페드첸코는 식물학자인 올가 페드첸코와 1867년에 결혼해서 1868-1871년에 함께 투르키스탄 탐험을 다녔다. 올가 페드첸코는 모스크바의 저명한 학자 집안 출신으로, 어머니 안나 바실리예브나가 니콜라이 고골, 미하일 레르몬토프, 레프 톨스토이 등 저명 문인들이 친구로 자주 찾아왔을 정도였다. ㄷㄷ 올가 페드첸코는 탐험대의 공식 멤버였지만 보수를 받지는 않았다. 식물학자로서 샘플 수집과 분류, 각국 전문가와 교신, 투르키스탄에 대한 영문 기록을 러시아어로 번역, 지도 그리기, 곤충 수집, 풍경 스케치 등 임무를 맡았다. 남편이 몽블랑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후에도 투르키스탄과 파미르 고원에 대한 연구와 출판을 계속했다. 아들인 보리스 페드첸코도 식물학자였다.

현재 《유라시아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국내 도서에 알렉산드라 포타니나가 최초의 여성 실크로드 탐험가로 언급돼 있다. (해당 저자의 블로그 포스팅) 찾아보니 포타닌 부부의 탐험은 1876-1877년도의 북서부 몽골 탐험이 처음이다. 페드첸코 부부는 1868년에 이미 투르키스탄을 탐험했다. 즉 알렉산드라 포타니나 이전에도 여성 실크로드 탐험가가 있었던 것 같다.

올가 페드첸코에 대한 jstor 프로필

Ladies in the Laboratory IV: Imperial Russia's Women in Science, 1800-1900에 나온 올가 페드첸코 관련 내용

알렉산드라 포타니나에 대한 프랑스어 위키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