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431)
독수리 요새

이날도 부지런히 보냈다. 글은 간단할 것 같다. 아침에 세금 신고. 조식 먹음. 블로그 글 1개 씀. 세인트 오거스틴 스쿨 방문. 근처의 어딘가를 방문. 크루케티 하우스 방문. 모모, 라씨 사먹고 히말라야 나이트크림 삼. 에필로그 카페에서 독서. 세인트 오거스틴 스쿨은 부탄 친구가 초등학생 때 유학을 와서 8년을 다닌 학교다. 바로 근처에 들를 곳도 있고 해서 잠깐 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줄 겸 한번 가봤다. 교내에서 마주친 선생님 아무나를 붙잡고 이러저러한 사유로 구경을 해도 되는지 여쭸는데 알고 보니 부탄 친구랑 동급생이었다고 해서 재밌었다. 교감 선생님께로 데려다 줘서 거기서 학교 얘기도 나눠보고 허가증을 받아 교정을 둘러봤다. 세인트 오거스틴 스쿨은 초등부부터 중고등부까지 모두 있는 남학교이며 영어..

천국에서의 여유로운 하루. 현재고도 1228m 정도인 칼림퐁은 낮엔 좀 더워도 저녁에는 꽤 시원하며 에어콘은 필요 없다. 매일 샤워와 빨래가 가능하다. 방안에 조금 습도가 있을 따름이다. 아침을 먹고 더핀 사원 쪽으로 올라갔다. 시장통 랜드마크인 Dambar Chowk 바로 옆 DS 구룽 로드의 택시스탠드에서 Div Chowk 또는 Durpin Monastery 가는 셰어택시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단돈 40루피다. 오늘 만나러 가는 셰르파 아주머니가 출근길에 같은 차를 타러 오셨길래 너무 반가웠다. 우선 더핀 사원부터 올라갔다. 이곳엔 니콜라이 레릭의 부인 헬레나 레릭이 묻힌 스투파가 있고 눈앞이 트여 양지바른 곳이다. 이곳의 군부대에 속한 운동장이 경치가 너무 좋길래 멋모르고 들어갔다. 군인 아찌들이 ..

천국에 도달한 이튿날. 숙소 아저씨가 챙겨주신 조식을 먹고 블로그 글 하나 쓴 다음에 아래와 같이 숙소 근처 동네를 다녔다. 통사 곰파 (부탄 사원) CST (Central School for Tibetans) 게덴 타파 촐링 (불교 사원) 뉴 레스토랑, 미니소 등 동네 상점가 기본적으로 동네 개 고양이들한테 전부 손 흔들고 인사하고 다님.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음. 통사 곰파. 부탄 절. 저번엔 안 갔었고 이번이 처음인데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안에 들어가면 무슨 불상이 있는지 누구 사진이 걸렸는지 궁금해서다. 부탄 왕가 사진이 있었으며 이외에 불교 지도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이 많이 걸려 있었으나 역시 달라이 라마는 없었다. 부탄 친구에게 누구인지 물어봤더니 유명한 불교 마스터들이라고 하..

자, 외웁시다. 칼림퐁은 천국입니다. 칼림퐁에 어제 들어왔습니다. 을씨년스럽고 비가 매일 내리고 정전이 일상이며 와이파이가 없었던 아루나찰 프라데시. 전 그곳에서 특별한 기억이 정말 많지만 너무 추워 샤워는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이곳 웨스트 벵갈의 칼림퐁은 17-27도의 기온으로 온화하며 전기는 풍족합니다. 샤워하다가 기저(geyser)의 뜨거운 물이 거의 끝나도 춥지가 않아 1일 1샤워가 가능합니다. 덕분에 어제는 빨래도 한바탕 해서 널었고 온 전신이 뽀송해서 기분이 좋아요. 칼림퐁에서는 2년 전에 머무른 숙소로, 심지어 같은 방으로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무척 잘 관리된 아름다운 홈스테이인데 아저씨께 미리 연락드렸더니 서프라이즈라면서 가격도 파격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친절한 주..

타왕 온 것이 4일째 됐다. 어제 저녁부터 감기가 들려는지 목이 따가워서 오늘은 일부러 그냥 누워만 있다. 여기도 2800m 정도 되는 고지대고 말을 많이 하거나 많이 걸으면 은근히 숨이 찬다. 어제 카페에서 만나서 같이 다녔던 현지 친구는 뉴델리에서 간만에 고향에 돌아온 건데 고산병이 났다. 이곳 날씨는 꽤 변덕인데 비가 내리고 흐려져서 을씨년스러워질 때면 샤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침대에 전기장판이 있어 좋다. 지금 이 지역 전체가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자주 끊기긴 한다. 밖에 카페나 식당을 다녀봐도 와이파이가 거의 없다. 온수도 콸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온수 탱크(geyser)에 데워진 일정량만큼만 사용할 수 있는데 양이 적어서 샤워 중 무조건 온수가 끊기므로 샤워도 아마 한 번밖엔가 못했..

5월 1일 드디어 아루나찰 프라데시에 들어왔다. 와 나 여기 오래 있으려고 할 것 같아. 불시착한 테즈푸르에서 타왕 직통 표가 매진되어서 생각지도 않은 봄딜라에 오게 됐는데 안 왔으면 어쩔 뻔 했어? 여기 오려고 요 며칠간 귀찮은 일들을 겪은 거구나 ㅋㅋㅋㅋ 아침 0530에 픽업하러 온다던 지프는 역시나 0630이 넘어서 왔다. 한 시간을 꼬박 기다렸다. 어제 호텔 체크인할 때 프론트에서 조식을 패킹해 주겠다고 했다. 호텔에서 그걸 까먹은 듯 했다. 직원이 먼저 제안한 거였는데. 체크아웃하려고 내려와 보니 아침 시프트 직원은 잠들어 있길래 그냥 내버려 뒀다 ㅋㅋㅋ 근데 이 사람이 퍼뜩 자다 깨길래 체크아웃하면서 살짝 얘기하니 조식을 준비해줬다. 또 이 직원이 드라이버한테 전화도 해주고 외국인 체류 가능한..

지금 테즈푸르다. 구와하티가 아니라 테즈푸르. 불시착했음. 그리고 오늘 경찰차도 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콜카타 공항에 갔는데 내가 타려는 구와하티 항공편이 거의 결항될거라는 거다. 기체 결함이 있다던가. 옵션1. 환불받고 타 항공사 금일 밤비행기 표 사기. 운임은 2배. 구와하티 도착시간은 밤 10시 반. 옵션2. 다음날 동일 항공편으로 날짜 변경해달라고 하기. 이 경우 항공사 측에서 숙소 지원 같은 것 없음. 항공사 귀책으로 일정이 지연되는데 숙소 지원도 없냐고 물었다. 보상 방안을 추가로 알아봐줄 테니 기다리고 앉아 있으라 하길래 법구경 읽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감감무소식이라 다시 가서 따져 물으니 옵션3을 알려줬음. 바로 그 쪽을 선택. 옵션3. 테즈푸르 가는 항..

인도에 잘 와 있습니다. 날이 엄청 덥습니다. 오늘 오후에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그 전에는 절대 밖에 안 나갈 예정이고 틈을 타서 밀린 글을 써봅니다. 콜카타는 2022년 이후 두 번째라 인도 박물관이라든지 세인트 폴 대성당이라든지 마더 테레사 하우스, 칼리갓 등등 볼 것은 대부분 다 봐서 별로 욕심이 없습니다. 이전에 지내던 파크 스트리트 인근 숙소로 그대로 돌아왔어요. 그때 계시던 직원들이 그대로 계셔서 반갑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아 신기했습니다. 너무 더워서 정신이 혼미합니다. 콜카타는 디저트나 단것으로 매우 유명한데 저번에 맛을 못 봤습니다. 숙소 근처에 있는 디저트 가게에 가서 좀 사먹으려고 했는데 가보았더니 현지인 시장 안이었습니다. 지도상에 위치가 잘못 찍혀 있는지 결국 가게는 ..

드디어 미련 없이 네팔을 떠납니다. 4월 23일에 루클라에서 카트만두로 왔고 내일인 4월 28일 콜카타 갑니다. 이틀 잔 후 4월 30일에는 아쌈 주의 주도인 구와하티로 비행기를 타고 갑니다.구와하티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로 올라갈 거고요, 퍼밋 신청을 위한 업체 연락은 어제오늘 다 해놓았습니다. 5월 첫째주 중 퍼밋이 나오면 바로 타왕으로 올라갑니다. 대체 몇 년동안 구글 지도에 별표로만 찍혀 있었는지. 실현이 드디어 목전입니다.콜카타에 있는 동안은 친구를 만나려고 합니다. 2019년에 히마찰 프라데시의 심라 여행 중에 호스텔 방을 같이 쓴 친구인데, 공학을 전공하고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자기 사업을 일으킨 사람입니다. 라다크나 시킴 같은 히말라야 설산 지역을 좋아하는 것이 저랑 여행지 취향도 비슷합니다...

*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그 현장에 일단 가라. 예컨대 쿰부 에베레스트 트렉을 하고 싶다면 카트만두부터 일단 가서 타멜을 돌아다니며 묻고 다녀라. 그럼 불과 며칠 뒤에 그곳에 가있을 수 있다. 일단 현장에 가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기에 쉽게 일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에 일단 가볼까? Workaway 같은 방법으로? 일단 가 있기만 하면 일자리를 얻는 것은 허무하게 간단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회사에 고용되어 있어서 그걸 때려치고 이동하는 게 어려웠을 뿐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생활하는 걸 과연 내가 좋아할까? 남의 밑에서 남의 돈 받고 일한다는 본질은 그대론데? 다니고 싶은 회사나 해보고 싶은 직무가 전혀 없을 뿐더러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