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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티베트 통사에는 여인국 이야기가 두 번쯤 등장한다. 이런 희귀하고 신비한 것에는 혹할 수밖에 없다. 서구 오리엔탈리스트와 별다를 것 없는 시각이지만 나는 이런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테마에 별수없이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티베트 여인국 첫 번째는 좀 앞부분에 일찍 나오는 숨파(수피), 두 번째는 동녀국이다. 숨파는 티베트 극서부 아리 지역, 그러니까 무려 신장 호탄 근처에 있었다. 송첸감포 시기쯤을 읽다 보면 나오는데 아마 송첸감포 아버지 때쯤 토번에 흡수가 됐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현재의 강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숨파는 옛 중국 역사서에는 등장하는데 아마 고고 발굴이 안 된 걸로 기억한다. 창탕고원이 바로 여긴데 엄청난 고지대에 거친 황야인데다 토번에 일찌감치 동화가 돼놓으니.. 글에서 다룰 동녀국은..
※ 이 글에는 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뭔가 탄로나면 재미가 없어지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읽으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는 굉장히 뛰어난 영화다. 2012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고 일이 미치도록, 정말 곧바로 미쳐버릴 만큼 없는 틈을 타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고 글을 쓴다. 처음 본 당시에는 영화만 보면 잠에 빠지는 몹쓸병을 앓고 있어서 보다가 잠들었던 것 같다. 배경은 중국 칭하이의 커커시리 무인지구다. 당시 커커시리는 지금처럼 국가급 자연보호구가 아니고 그저 황량한 오지였다. 여기서 티베트 영양이 가죽 때문에 밀렵꾼들한테 엄청 죽었다. 개체수는 수백만에서 수만으로 줄었다. 이에 1992년도에 소남 도르지(索南达杰)를 대장으로 한 티베트 남자들이 순찰대를 만들어 목..
어제 야근 후 베르님이 추천해주신 第三极 1편을 봤습니다. 티베트 관련 cctv 자연다큐인데 6부작으로 되어있어 장기간의 눈호강이 예약되어 있지요. 보면서 내내 와, 이건 말도 안된다, 쩐다 진짜, 허, 하면서 입 벌리고 봤습니다. 본 적도 없는 굉장한 경관이 펼쳐져요... 마침 어제는 QQ도 오랜만에 다운받았습니다. 싸이월드 비슷한 개인공간이 있는데 거기다가 다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요? 하고 남기니 샤허에서 형 결혼식 초대해줬던 친구가 연락하더군요. 5년 만의 연락입니다. 그동안 시짱 낙추 지구에서 공무원이 됐습니다. 일한 지 벌써 2년 됐다고 하네요. 지도에 찍어보니 정말 멀고 낯선 곳이었습니다. 낙추 지구 선자 현. 안 그래도 여행사 상품을 통해 퍼밋을 받고 가이드를 대동해서 다녀야 하는 시짱인..
여행이 가고 싶어서 구글 지도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요즘입니다. 꼭 돌아가겠다고 다짐한 캄/암도 티베트 지도를 만들어 봤어요. 중국 영내의 티베트는 세 가지 문화권으로 나뉩니다.위짱 - 시짱 티베트 자치구의 라싸, 시가체, 아리 일대 (달라이 라마의 포탈라 궁전을 중심으로 한 티베트 문화의 중심지)암도 - 간쑤, 칭하이, 쓰촨 일대 (티베트 유목 문화를 잘 볼 수 있는 곳)캄 - 시짱 창두, 칭하이, 쓰촨, 윈난 일대 (티베트 전사들의 문화가 발달한 곳. 소규모의 독립 왕조도 많았고 호전적인 기질.) 위의 지도는 암도와 캄 티베트에서 가보고 싶은 곳들을 표시한 것입니다. 포탈라 궁전이 있는 시짱은 여행사를 통해 퍼밋을 발급받아 가이드를 대동해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유여행이 어려운 지역입니다. 패키지 ..
이 글은 제 예전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옮겨왔음을 밝힙니다. http://eagleoos.egloos.com/2293955 2012/03/22 18:47 이번 겨울에 간난장족(티베트)자치주 간자(甘加)향에 갔을 때 먼젓번에 포스팅한 바자오성뿐 아니라 한 군데를 더 들렀습니다. 원래 바자오성에 가는 게 목적이었고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생각에도 없었던 곳입니다. '번자오쓰'라는 곳입니다. '쓰'가 바로 절 사(寺)자이기에 불교 사원이겠거니 싶었습니다. 샤허의 라브랑 사원(拉卜楞寺)을 비롯한 허쭈어의 밀라레파 불각(米拉日巴佛阁)이 워낙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어, 이 사원에도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눈덮인 간자초원과 양떼들을 지나서 도착한 겨울의 번자오쓰는 무언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고..
이 글은 제 예전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옮겨왔음을 밝힙니다. http://eagleoos.egloos.com/2289210 2012/03/10 20:06 이번 겨울에 간쑤성 간난장족(티베트)자치주 샤허(夏河) 현에서 열린 친구 형의 결혼식에 초대받았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샤허행이 확정됐다고 알려주었더니 친구가 재미있는 곳이 있다며 구글 위성지도를 뒤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샤허현에 속한 간자(甘加)라는 마을에 신기한 유적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체 이것은?! 잠깐 어안이 벙벙했다가 이내 무언가 연상이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나 나올 것 같은 요새.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희한한 생김새의 유적지는 정말 기지가 맞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바자오성(八角城)이라는 중국 한나라 시대 요새를 조감하고 있습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