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맹자》 공손추 上 중 본문
"화살 만드는 사람이 어찌 갑옷 만드는 사람보다 어질지 못하리오? 그러나 화살 만드는 사람은 행여 사람을 다치게 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고 갑옷 만드는 사람은 행여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워한다. 무당이나 장의사 또한 그러하다. 그러므로 기술을 선택할 적에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
맹자가 말했다.
"백이는 섬길 만한 군주가 아니면 섬기지 않았고, 벗할 만한 사람이 아니면 벗하지 않았으며, 악한 사람의 조정에 서지 않았고, 악한 사람과 더불어 말하지 않았다. 악한 사람의 조정에 서고 악한 사람과 말하는 것을 마치 조복[관복]과 조관[관모]을 갖춘 채 도탄에 빠져 있는 것처럼 여겼다. 악을 싫어하는 마음으로 미루어보건대, 비루한 사람과 있을 때 그 사람의 갓이 바르지 않으면 그는 훌훌 떠나가버리니 그 사람이 자신을 더럽힐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후들이 비록 임명사를 잘 갖춰 찾아오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또한 벼슬길에 나아가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하혜는 더러운 군주를 섬기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낮은 벼슬도 비천하게 여기지 않았다. 벼슬길에 나아가면 자신의 어짊을 숨기지 않아 반드시 그 도리를 다했고, 벼슬길에서 누락되어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곤궁에 처해도 근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 네가 비록 내 곁에서 옷을 걷고 몸을 드러낸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으리오?' 했다. 그러므로 유유히 그 군주와 함께 있으면서도 스스로 올바름을 잃지 않았기에, 떠나려 하다가도 그 군주께서 잡아당겨 멈추게 하면 멈추었다. 잡아당겨 멈추게 하면 멈춘 것은 떠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이는 편협하고 유하혜는 공손하지 못하다. 편협하고 공손하지 못한 것은 군자가 따르지 않는다."
실컷 칭찬하는 것 같더니 마지막에 단 두 문장으로 뒤엎네ㅋㅋㅋㅋ 둘다 못쓰겠단다ㅋㅋㅋㅋ 둘다 일하는 태도는 정반대인데 이놈도 저놈도 못쓰면 뭐 어쩌라는 건지ㅋㅋㅋㅋ 저 쟁쟁한 인물들처럼 옳음을 행해보아도 독단에 빠지게 되니 쉬운 게 없다는 말이겠지. 말투는 자못 엄숙하지만 곱씹을수록 유머감각이 있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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