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오스카 와일드, 진지함의 중요성 본문
오스카 와일드의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진지함에 대한 영국인 특유의 반응인 아이러니를 맛보는 게 이번 여행 퀘스트니 꼭 읽고가야 된다. 옛날에 친구가 나보고 진짜 진지한 영혼이라며 이거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준 적도 있음 ㅋㅋㅋㅋㅋㅋ 오늘 pdf 다운받아서 시작했다. 번역본이 없어서 영어로 읽을 수밖에 없음. 희곡이고 생각보다 분량도 짧다. 읽다보니 진짜 재밌다.
이름이 어네스트인 남자라는 이유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그웬돌린.
정작 어네스트의 본명은 잭. 사실 잭은 어네스트라는 가공의 형을 지어내서 형 만나러 간다는 핑계로 귀찮은 상황을 요리조리 피해 와서는 어네스트로 행세하는 천하의 얍삽이임 ㅋㅋㅋㅋㅋㅋ 내 이름이 어네스트가 아니면 어쩌냐는 잭에게 그웬돌린의 대답이 압권.
"그건 형이상학적인 추측이에요. 다들 알다시피 현실 삶하고는 상관이 없죠."
얘야, 어네스트라는 이름 때문에 정직할 거라고 믿고 사랑에 빠지는 그런 걸 바로 형이상학적인 추측이라 한단다^^
"애지중지 키운 애를 외투보관실에다 시집보내서 소포랑 동맹을 맺게 시키라구요? 잘 잤어요, 어네스트 워딩 씨?"
그웬돌린한테 청혼한 어네스트(잭)는 빅토리아 역 외투보관실의 핸드백 속에서 발견됐다. 그런 형편없는 배경을 그웬돌린의 엄마가 딱 꼬집는 부분인데 역시 영국 아주머니 말재간 덜덜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날씨 얘기 하지 말아요. 날씨 핑계대고 딴 얘기 할 거라는 거 알아요. 긴장돼 죽겠네."
참 역사가 깊은.. 영국인의 날씨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웬돌린은 삼각대처럼 멀쩡해. 어머니가 고르곤 같아서 말이지.."
삼각대처럼 멀쩡하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어디서 이런 기발한 표현을 생각해 내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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