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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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딜버트의 법칙

bravebird 2015. 2. 1. 23:51



www.dilbert.com에서 네컷만화 딜버트를 자주 챙겨본다. 점심시간쯤 거의 매일 들어가 보는 편이다. 한국 웹에서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해서 야음(?)을 틈타 네이버 검색을 하다가 딜버트 법칙이라는 알게 됐다. 가장 무능력한 직원일수록 회사에 실질적인 손실을 가장 적게 끼치는 위치, 즉 경영층으로 쭉쭉 승진해 간다는 법칙이다. 

 

 

웹페이지들을 좀 더 살펴보다가 동명의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냉큼 학교 도서관에 달려가서 빌려왔다. 풍자와 촌철살인의 결정체! 원래 미국식의 시니컬하고 아이러니컬한 유머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데다, 만화라는 장르 자체가 굉장히 압축적이다 보니 문화적 배경지식으로 메꿔야 하는 공백이 많아서 이해가 어려운 에피소드도 종종 있곤 했다. 줄글로 충분히 풀어놓은 책을 읽으니 그 체증이 싹 내려가는 듯했다. 왜 조직이란 것은 다 똑같을까.

 

 

서문이 일품인데, 제목은 '비즈니스사회가 그렇게 터무니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우습게 느껴진다. 자신의 아둔함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면서 다른 이의 아둔함은 분명히 꼬집어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비즈니스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긴장상태이다.

 

  "자신은 비합리적이면서 다른 이들은 합리적이기를 바라는 것"

 

  함께 일하는 사람, 즉 다른 누구에게서 합리적인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쓸모없는 짓이다. 자신이 바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저항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과 함께 긴장감이 사라지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다른 사람들을 보며 호탕하게 웃을 수 있다. (p.21)

 

 

이렇게 자기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멍청이라는 겸허한 전제가 깔려 있는 책이다. 유쾌하고 재미난 미국식 자학 개그 한바탕이다.

 

 

  사람들은 먼저 마음을 결정한 뒤 그 다음으로 논리를 부여한다. 그러나 엉뚱한 지각 과정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이 내린 결정이 이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믿는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p.18)

 

 

이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절실히 이해가 된다. 사람은 옳은 일보다는 저 좋은 일을 한 다음 그게 왜 옳은지 열심히 이유를 갖다 붙이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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