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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ternity on the Silk Road: 오렐 스타인과 스벤 헤딘 본문

중점추진사업/내륙아시아

Fraternity on the Silk Road: 오렐 스타인과 스벤 헤딘

bravebird 2015. 4. 7. 00:18

휴가 어디 갈지 고민하던 중 스톡홀름에 실크로드 관련 박물관이 있다는 말이 기억났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은 읽을거리, Fraternity on the Silk Road: The Relationship of Aurel Stein and Sven Hedin. 오렐 스타인의 약탈품이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는 대영박물관에서 만든 자료인 것 같다. https://www.britishmuseum.org/pdf/9-Morin%20pp.pdf로 가면 원문을 바로 볼 수 있다.


스벤 헤딘은 스웨덴 출신의 탐험가로 신장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비롯하여 티베트 등지를 탐험하고, 특히 사막을 떠돌아다니는 소금호수 로프 노르 인근의 누란 왕국 고적을 발견한 최초의 서양인이다. 오렐 스타인은 헝가리 고고학자로, 스벤 헤딘의 선행 탐사기록을 참조하여 대대적인 고고학 성과를 올렸다. 문화재 도둑. 그가 가져간 대량의 유물들이 지금 대영박물관 구석에서 빛도 제대로 못 보고 썩고 있다고... 


여하간 스벤 헤딘과 오렐 스타인은 동시에 한 지역을 탐험 중일 때도 있었는데, 서로 방해 공작을 펴거나 선두를 다투지 않았다. 만난 적이 한 번 뿐인데도 평생 서로의 업적을 존중했다고. 술수와 경쟁이 난무하던 그레이트 게임 시절에 꽤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갔네.





스벤 헤딘 자서전 영문판. 오렐 스타인이 자신의 지도와 기록을 참조해서 누란 탐사를 한 일에 대한 언급이 있다. 무리한 여정을 강행하다가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자신과 달리, 위기 상황마다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고 대대적인 고고학적 성과를 올린 오렐 스타인을 칭송하는 부분이 있다. 




옛날에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갔다가 세르게이 올덴부르그 등등 러시아 탐험가들이 실크로드 지역에서 약탈해온 유물들을 봤었다. 배경지식이 전무해서 거기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정말 볼 게 많아서 무슨 보물찾기 횡재한 기분이었다. 이때 여행 전후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는 걸 절감했다. 돌아와서 바로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실크로드 문화재와 또다시 연이 닿은 직후여서 그런지 쏙쏙 와닿았다. 그 책에 내 친구 증조 할아버지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에 항상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에르미타주 중앙아시아 전시실에 방문한 덕분에 마침내 읽게 된 사연이 있다. 


이번 7월에 페테르부르크 돌아가면 저번에 가려다 못 갔던 표트르 코즐로프 집 박물관에 꼭 갈 것이다. 표트르 코즐로프도 유명한 중앙아시아 탐험가였다. 또 이름 들어본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에 대한 건 없는지 한번 조사해 보고 가야겠다. 


참고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베제클리크 벽화의 일부 등 중앙아시아 고고 콜렉션이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 일본도 저 그레이트 게임 시기에 오타니 탐험대 등등 중앙아시아 탐사를 했는데, 그 성과물 일부가 기증된 것이다. 국권 침탈기에 이권 획득을 위해서 조선에 기증했다고. 


http://www.ivran.ru/

http://www.orientalstudies.ru/eng/ 여기 가면 동양학에 대한 논문 등등 읽을거리 많다. 박사 및 포닥 과정도 모집하네. 흑흑, 이런 데서 공부하고 싶다.

http://blog.naver.com/hituktuk/80175951022 국립중앙박물관의 오타니 컬렉션에 대한 모 블로그 포스팅. 오타니 컬렉션이 일본의 류코쿠대학, 도쿄국립박물관, 교토국립박물관, 중국의 뤼순박물관, 중국국가박물관, 중국국가도서관, 그리고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에 나뉘어 소장돼 있다는 상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하나하나 다 가볼 거다. 중국국가도서관은 학교 바로 옆이었는데 이런 걸 갖고 있는지 전혀 몰랐고, 중국국가박물관은 당연히 가겠지 가겠지 하다가 귀국 직전에 개보수작업으로 폐쇄해서 못 간 곳.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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