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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bravebird 2022. 8. 12. 23:16

매일매일을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살고 있는데 그런 걸 꽤 좋아하는 것 같다. 쉬거나 놀 때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는 견고한 루틴이 있는 편이 훨씬 건강하고 주관적인 만족도도 높다.

 

요즘은 아침에 8시쯤 일어나는 듯 하다. 누워서는 러시아어 듀오링고를 하거나 뉴스를 눌러보거나 하지 바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일어나면 세수하고 옷만 갈아입으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전날 밤에 다 씻는다. 아침에 이것저것 다 하려면 도저히 거추장스러워서 안된다. 몸이 최대한 바로 튀어나갈 수 있는 상태로 준비된 채 잠을 들려고 한다.

 

간단히 옷을 꿰어 입는데 항상 비슷한 편한 것을 입는다. 선크림을 바르고 친구가 선물해준 조말론 향수를 한번 뿌리고(하루종일 기분이 좋음) 10시 정도까지 출근을 한다. 출근 시간이 너무 빡빡하거나 칼같지 않아서 좋다. 일주일에 며칠은 재택근무 날로 정해져 있지만 대부분 매일 출근을 한다. 재택 날에는 솔직히 좀더 늦잠을 자거나 집에서 이메일을 천천히 보거나 하고, 병원에 들러서 손목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런 날에는 밖으로 나가면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출근하게 된다.

 

출근 준비를 하거나 집을 나설 때쯤부터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을 틀어놓으면 사무실 내 자리 도착할 때쯤 한 편이 거의 다 끝나서 일 시작하기 전 이메일을 읽거나 그날 일정을 점검하면서 마저 듣는다. 중국어 공부 시간을 따로 낼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한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출근하면서 보통 캔틴에 있는 과일을 챙겨서 사무실로 올라간다. 일일퀘임 ㅋㅋㅋ

 

배달음식은 빈도를 줄이기 위한 기록 관리 목적

 

회사에서는 주로 일만 한다. (회사가 포세권이라서 포켓몬고 일일퀘도 하긴 함...) 사람들과 잡담을 하거나 하는 편은 아니다. 어떻게 해도 회사 사람들은 친교의 대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일과 관련된 대화 위주로 하고 노는 것은 퇴근하면 친구랑 논다. 원래는 아무리 바빠도 밖에 혼자 나가서 중간중간 산책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는 산책을 거의 안 하게 되었다. 날이 점점 더 더워져서 그런가. 일이 바쁠수록 더 나갔었는데 올해는 산책을 더 안 하다니 이상하다. 요즘 자리에서 잘 일어나거나 움직이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일하다가 퇴근하는 것 같아서 이건 좀 고쳐야 할 것 같다. 가만 앉아서 일만 하는 것은 정말 좋지 않은 습관이다.

 

일이 끝나면 회사 근처에서 밥을 사먹는다. 집에서 요리하기가 여건이 좋지 않다. 일은 보통 다 마치고 일어나기 때문에 굉장히 뿌듯하지만 저녁 식사 때 조금 김이 새는 느낌이긴 하다. 회사 근처에서 비슷한 걸 먹게 되기 때문에 먹는 재미가 좀 없기 때문이다.

 

집 근처에서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에어콘을 켜놓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방이 시원하다. 누굴 만나서 노는 날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운동도 약속도 없이 그냥 일찍 들어와서 집안일을 하고 빈둥거리기도 한다. 그런 날이 일주일에 하루쯤은 꼭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특히 여름에는 빨래를 자주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이런 날이 필요하다.

 

하여튼 여름철이기도 하니 나갔다가 들어오면 씻는데 이때 이를 꼼꼼하게 닦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때는 워터픽과 치실과 칫솔과 죽염과 프로폴리스 가글 용액을 가급적 모두 사용하려고 하고 있는데 치실은 귀찮아서 빼놓을 때가 많다.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는 동안 죽염을 물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머리부터 감은 후에 트리트먼트를 발라 놓은 채로 마저 다 씻으면 시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요즘은 여름이라 습하기 때문에 다 씻고 나서는 스퀴지로 물기 제거를 꼭 한다.

 

이렇게 다 씻고 나면 보통 10시~11시 사이이다. 그럼 그때부터 방송통신대 강의를 듣든가 번역 일이 있으면 번역을 하다가 12시에서 1시 정도쯤에 컴퓨터는 끈다. 근데 자기 전까지도 듀오링고라든가 하여튼 뭔가를 하려는 습성이 있어서 불을 켜놓은 상태에서 어느 새 잠이 들어버리는 버릇이 들어 있는데 그것을 좀 고치고 싶다.

 

예전에는 밤에 게임도 많이 하고 컴퓨터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조금 시큰둥해졌다. 대신 휴대폰은 여전히 많이 보는데 휴대폰으로 하는 것은 하나도 영양가가 없는 것 같다. 이러다가는 손목이 작살날 것 같아서 휴대폰을 줄여야겠다.

 

요즘 하루의 분수령이 되는 일종의 리추얼은 이 두 가지이다.

 

1. 출근하기 전에 향수를 뿌린다.

이건 7월에 대구 놀러갔다가 어린 시절 친구에게 조말론 향수를 선물받은 후 처음 생긴 습관이다. 출근을 하기 싫은 마음이 향수로 약간 달래진다.

 

2. 집에 들어와서 씻으면서 워터픽을 한다.

내 삶은 워터픽 전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워터픽을 안 쓸 때는 도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있음.

 

평일은 보통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주말은 토요일 아침에 손목 치료를 받고, 낮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보거나 빨래를 하거나 하고, 저녁 때는 거의 항상 나가서 논다. 일요일은 아침에 국궁을 갔다가 오후에 쉬거나 또 놀거나 한다.

 

별로 바쁘다고는 생각한 적 없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어쨌든 일과가 끝나고 집에 와서 다 씻고 자유의 몸이 되면 10시~11시이다. 여기에다가 가정 생활까지 어떻게 추가가 되는지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산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ㅋㅋㅋㅋ 분신술을 쓰지 않는 이상?ㅋㅋㅋㅋㅋ 하여튼 전부 다 하는 사람 리스펙 한다... 난 지금 이 일과가 좋아서 뭔가 더 추가할 생각이 별로 안 든다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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