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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한 번에 하나씩만 하기

bravebird 2023. 1. 27. 12:35

올해는 한번에 한 가지씩 집중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 시간과 집중력을 빼앗아 가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번에 알게 된 인도 친구가 추천해준 명상을 짬짬이 하다 보니 짧은 찰나에 쓸데없는 생각이 얼마나 파도처럼 밀려오는지 제 3자 관점에서 깨닫게 되었다. 또 여행 전에 회사 메신저를 로그아웃하고(5년만에 처음) 다시 접속하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아무런 일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기존에 명상, 신비주의, 스피리추얼 뭐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고 히피들이 약기운에 멋부리는 것인 줄 알았다. 심지어 명상이 뭔지조차 몰랐다. 그냥 숨만 쉬는 것, 현재 상태에 단순하게 집중하는 것이더만. 그런 건 간절히 바랐었다. 난 멀티태스킹을 믿지 않는다. 한 순간에 하나씩만 하고 싶다. 여기서 스마트폰이 가장 큰 방해물이다. 너무 큰 피로를 준다.

 

인도 여행 전후에 실천한 것들이다.

- 하루 중 매우 긴 시간 방해금지모드 설정함

- 쓸데없는 푸쉬 울리는 앱들을 삭제함 (이건 항상 해왔음 푸쉬알람 극혐)

- 유용한 앱들도 알림을 최소화함

- 쓸데없는 카카오톡 채널들 전부 차단함

- 카카오톡에서 친구 상태 바뀌면 제일 위에 띄워주는 기능을 끄고 친구목록 자체를 접어둠

- 각종 단톡방 정리함

- 핸드폰에서 회사 메신저를 로그아웃하고 업무시간 중 컴퓨터에서만 사용하며 일 끝나면 즉시 로그아웃함

- 각종 보조 메신저들은 내가 필요할 때만 로그인해서 짧게 사용하고 로그아웃함

- 원래 카카오톡 칼답하는 편인데 그냥 이젠 대답하고 싶을 때 함

- 어떤 일을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하기 위해서 일과를 재조정함

 

현 회사는 각종 메신저와 메일이 개인 폰에 침투해 있어서 습관적으로 눌러보게 된다. 아예 로그아웃을 해버리고 바로가기를 다 지워버렸다. 앱을 누르려면 손가락을 귀찮게 몇 번 더 움직여서 찾아야만 하도록 바꿨다. 일부러 약간 불편하게 만드는 이 작은 조치가 정말 혁신적으로 도움이 됐다. 앱 중에 크롬을 제일 많이 쓰는데 크롬 위젯도 메인에서 지워봐야겠다. (지웠다)

 

한 가지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것은, SNS를 거의 하지 않는 좋은 실천을 해왔다는 것이다. 나는 별로 셀프 마케팅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직종에 종사하며 자기 얘기는 할수록 손해인 경우를 더 많이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SNS는 효용이 없고 시간 도둑이고 남좋은 일만 시켜주는 것이다. 거기서 시간을 보내고 반응을 할수록 개인정보가 수집되어 광고 타겟팅의 대상이 되고, 내 시간과 정신력을 소모해서 다른 사람들이나 플랫폼 회사를 피딩해주게 된다. SNS는 일 때문에 계정만 갖고 있으면 충분하다.

 

 

또 올해부터는 가급적 아침에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 저녁이 자유가 되며, 회사를 가도 내가 제일 먼저 출근하게 된다. 우리 회사는 출근 개념이 느슨하므로 운동 끝나고 그냥 정시에만 가도 내가 제일 먼저다. 그러면 좋은 것이 그날 하루는 확실히 upper hand를 갖고 일할 수 있다. 뭐든 조금 일찍 시작하면 쫓기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할 수 있다. 남들이 찾기 전에 내가 먼저 해놓고 남들에게 요청하는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그날의 가장 중요한 일을 아침에 가장 먼저 해버리는 것은 시간관리에 매우 효과적이다. 출근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타임어택 속에서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운동을 퇴근 후에 하면 저녁먹고 배부터 꺼져야 한다는 이유로 일단 집에 들어왔다가 다시는 나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출근 때문에 어차피 길을 나서야 하는 참에 운동부터 해버리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동선을 효율화하니까 기상 직후에 러시아어 듀오링고와 중국어 오디오북 청취도 하게 되었다. 매일 하기로 다짐한, 내가 좋아서 나 좋으라고 하는 중요한 일들을 아침 10시도 되기 전에 풀컨디션으로 다 해치울 수 있다. 이 습관이 충분히 정착되면 방송통신대 강의도 아침에 듣고 운동 가는 걸로 해봐야겠다. 일할 때는 일만, 퇴근 후에는 오직 노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일과를 최적화 시켜봐야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옳게된 생각으로 한 해를 시작한 것 같다.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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