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일찍 일어나는 것 왤케 어렵냐 본문

일상

일찍 일어나는 것 왤케 어렵냐

bravebird 2024. 1. 16. 00:58

 

 

올해는 8시에 업무를 시작해서 5시 이전에 일을 마치는 것이 목표이다.

이 목표는 오래 전부터 매일 마음속에 있는데 그동안 약간 융통성 있게 출근했다. 올해부터는 출근하는 날이든 재택하는 날이든 8시 시업으로 쫙 통일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다. 특히 재택하는 날에는 절대 그게 안된다.

 

첫날인 1월 2일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시작했다. 6시가 되기 전에 잠이 깨서 세수하고 옷 꿰어입고 책상에 딱 앉았다. 외국어 공부를 조금 한 다음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고 출근했다. 집중이 잘 되었고 5시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근했다. 이 날은 밥먹고 다 씻고 나니 7시 정도였다. 이후 모든 시간이 통으로 자유시간. 아름다웠다. 난 의무들 사이에 조각난 자유시간 말고 이렇게 큰 덩어리의 자유시간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그날뿐이었다. 

 

8시 출근 자체는 가능하다. 출근하는 주 3일은 8시 무렵 출근한다. 집에 빨리 오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근 전에 약간의 공부와 운동까지 하고 가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다. 지속할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약간 저녁형이다. 저녁에 정신이 몹시 맑아진다.

근데 이게 저녁이라 그렇다기보다는 낮 동안의 의무가 끝나고 해방되었으며 특히 다음날 아침에 서두를 일이 없으므로 너무 좋아서 흥분되는 것에 가깝다.

 

내게 가장 만족도가 높은 시간 소비는 집안일 하고, 운동 하고, 약간의 공부를 하고, 책 보고, 투자 관련 탐색을 하고 의사 결정을 하고, 생활을 개선할 만한 것을 생각해 보고 실행하고(예컨대 가구 밑바닥에 붙일 머리카락 안 엉겨붙는 스티커 찾기, 중국어로 된 운동 유튜브 찾기, 책상 공간을 절약해줄 플스 거치대 찾아보기, 목어깨가 아프니까 독서대 구입하기, 대체 어떻게 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날 수 있는지 궁리하기... 이런 것들) 뭐 그런 것이다. 혼자 이런 것들을 할 때 기분이 제일 좋다. 가급적 매일 하려고 스스로와 약속했다. 그리고 이런 바람직한 것 이외에 좀 쉬엄쉬엄 농땡이도 피고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6시 일어나서 8시 출근 전에 이런 셀프 약속들을 좀 미리 마쳐놓을 수 있다면 저녁에 통째로 농땡이만 펴도 되니 참 좋을 것이다. 그런데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은 그다지 지속가능하지가 않다.

 

7시간은 자야 하니 6시에 일어나려면 매일 밤 11시에 자야 한다. 근데 그때는 정신이 너무 또렷하다.

그날 낮에 등산을 했어도 말을 탔어도 여행가서 2만보 넘게 걸었어도 낮밤이 바뀐 나라에 막 도착한 날에도 하여튼 11시에는 때려죽여도 안 졸린다.

졸린 느낌이 드는 날이 많지 않다. 정신도 말똥말똥하고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기상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마지못해 눕는 날이 대부분이다.

일과 중 체력 소진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밖에 나가서 유산소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할까? 사무직인데다 운동도 실내 운동 위주이니 일광을 쬐며 걷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안 졸려도 그냥 강제로 불끄고 안대를 하고 누워서 숨쉬기 운동을 해야 되나? 그래도 그러면 잠이 들긴 한다. 그다지 자러 가고 싶지 않을 뿐... 그리고 그렇게 잠을 들면 일어나고 싶지가 않을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은 휴가를 냈기에 지금 오전 1시가 다 되었지만 이러고 있다.

아까 헬스장은 다녀왔지만 아직 요가는 안 했다 ㅋㅋㅋ 러시아어 조금 보다가 요가나 케틀벨 잠깐 하고 2시쯤 눕겠지? 헬스장 다녀왔으니까 요가 할 필요 없지만 요즘 갑자기 재미가 붙었다.

오늘은 물건 살 것이 있어서 나갔다 오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보느라 독서는 못했다. 유튜브 농땡이도 못 필 듯 하다. 쓸데없이 흘려보낸 시간은 없는데 대체 왜 벌써 오전 1시일까? 하루는 왜 이렇게 짧은 것인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 약 2년간의 회사생활 회고  (1) 2024.02.05
!  (4) 2024.02.03
It is not very important after all  (0) 2024.01.04
오늘만 개점휴업  (0) 2023.12.06
투자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인가  (0) 2023.11.1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