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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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남아시아

네팔 안나푸르나 서킷 여덟째날

bravebird 2024. 3. 16. 21:43

전날 두통이 있었는데 멜라토닌 한 알과 타이레놀 한 알을 삼키고 누웠더니 5분만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일어나 보니 두통은 사라졌다.

8시 레다 출발 1시 반 하이캠프 도착.
현재고도 4872m. 고산증 증상 없음.
최고기온 영하 4도 최저기온 영하 14도.




꼬리가 긴 고양잇과 동물 발자국




하이캠프 롯지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모여서 엄청나게 흥성거리고 있다. 여기서 한 무리의 중국 트레커들이랑 말을 붙였는데 트레킹 끝나고 나면 치트완이랑 카트만두 홀리 축제에 갈 것 같다고 해서 어쩌면 어쩌면 같이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연락처를 교환해 놓았다. 안 그래도 포카라 휴식 이후 치트완에 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거든. 이따 마저 얘기해 봐야지. 나 안 그래도 중국어 연습하고 싶어서 중국 사람들 자주 가는 트레킹 에이전시를 통해서 랑탕 트렉을 또 뛸지 생각하고 있었다.

같이 다니는 한국 일행들 모두 건강하고 유쾌한 상태. 여기 두 분은 89학번 문예창작과 동창이자 부부로 로마에서 민박을 운영하시는데 너무 재밌으시다. 1주일로는 안될 것 같아서 여태 아껴놓은 이탈리아가 갑자기 엄청 가고 싶어졌다. 이탈리아에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이번 트렉 최고점은 알고 보니 내일이었고 내일 새벽 5시 시작해서 토롱 라를 넘어 내려가면 로어 무스탕 지역에 해당하는 묵티나트이다. 난 묵티나트에서 끝내지 않고 카그베니와 좀솜과 마르파도 다 도보로 갈까 했는데 그 지역은 바람이 너무 강하다고 한다. 그다지 네팔리 파우더(먼지바람) 세례를 받고 싶지는 않은지라 묵티나트에서 트레킹은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일행들도 다 묵티나트에서 하루 정도 쉬고 포카라로 돌아간다.

심박수가 느림 (그리하여 잘 걷지만 몸이 차가움)
몸이 차서 겨울에는 일주일간 샤워 안 해도 무리없이 견딜 수 있음
허기를 거의 느끼지 않고 신체 연비가 좋음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지 않고 현지식을 먹음
고소 적응에 큰 무리 없음
아무데서나 숙면 가능

이러한 나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직업은?
산악인? 셰르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내일 잘 마무리하고 우리 재미난 일행들과 삼겹살에 소주 파티하고 핫샤워 할 생각하며 오늘밤 물 많이 마시고 오줌 많이 싸고 푹 자자!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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