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39)
독수리 요새
매일매일을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살고 있는데 그런 걸 꽤 좋아하는 것 같다. 쉬거나 놀 때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는 견고한 루틴이 있는 편이 훨씬 건강하고 주관적인 만족도도 높다. 요즘은 아침에 8시쯤 일어나는 듯 하다. 누워서는 러시아어 듀오링고를 하거나 뉴스를 눌러보거나 하지 바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일어나면 세수하고 옷만 갈아입으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전날 밤에 다 씻는다. 아침에 이것저것 다 하려면 도저히 거추장스러워서 안된다. 몸이 최대한 바로 튀어나갈 수 있는 상태로 준비된 채 잠을 들려고 한다. 간단히 옷을 꿰어 입는데 항상 비슷한 편한 것을 입는다. 선크림을 바르고 친구가 선물해준 조말론 향수를 한번 뿌리고(하루종일 기분이 좋음) 10시 정도까지 출근을 한다. 출근 시간..
1년에 한 번 정도씩 가끔 오컬트 관련을 찾아보는 버릇이 있다. 심심풀이로 딱 좋음. 주로 고양이과 맹수 목격담이고 (이건 오컬트는 아니지) 가끔은 귀신이나 괴생명체 목격담인데, 이젠 도깨비 목격담을 추가해야겠다. 도깨비가 젤 재밌음 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msfactory.tistory.com/112 심심해서 써보는 GOP 스라소니 목격담 무료한 찰나에, 스라소니에 관심 갖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때는 2014년, 강원도 철원의 GOP, 최전방 철책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야간 근무조로 자정이 넘은 시각에 철책 msfactory.tistory.com https://m.blog.naver.com/fierceanimal/90163574737 스라소니를 촬영 하셨다고요? 남한의 ..
유튜브에 '임사체험'이라는 것이 떠서 보는데, 임사체험을 해본 사람들의 공통적 경험이 있다고 한다. - 유체 이탈 - 길고 어두운 터널 끝의 밝은 빛 - 삶의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감 -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지극히 평안한 느낌 - 친지 또는 저승사자 등의 존재가 '아직은 때가 아니니 돌아가라' 하는 것 나는 현세적인 사람이라 현재 종교도 없고 죽음 너머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죽으면 깨끗이 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와 인종을 막론하고 임사체험자들의 경험에서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는 것을 보면 임사체험은 그저 '종교 또는 문화적 환각'이라고 치부할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또 우리의 인지에는 분명히 어딘가 한계가 있기는 할 것이므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세계가 존재..
평소 꽤 즐겨듣는 채널인데 이 영상은 며칠 전에 올라왔다. 대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딱히 꿈이 없는 사람 이야기 글이랑 바로 관련 있는 내용이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구구절절 맞는 말을 재밌게 간명하게 잘할까. 15분이 아깝지 않으니까 관심 있는 분들 한번 보세요. 오디오로 틀어만 놔도 내용 파악에 문제 없습니다. https://bravebird.tistory.com/562?category=567536 딱히 꿈이 없는 사람 이야기 나는 계획하고 목표로 했던 진로를 성취한 사람이 아니다.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회사원이 되어 8년째 일하고 있고, 업계와 직무도 우연히 결정되었다. 사실 애초에 뚜렷한 진로 목표랄 게 딱히 bravebird.tistory.com https://www.y..
학생 때 나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싫어했다. 무언가를 남한테 설명이 가능할 때까지 이해하고 정리해서 가르치는 건 꽤 재미가 있다. 근데 공부에 영 관심이 없는 학생들한테 공부를 왜 해야 되는지 납득시키는 게 불가능했다. 우선 내 스스로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그저 했었다! 잼민이 시절 승부욕이 강해서 운동이나 발표 같은 것에 욕심이 많았다. 중학교에 갔더니 라이벌이 생겨서 그 욕심이 공부로 옮겨붙는 바람에 처음으로 펜대 운전사가 되어보았다. 요령이 전혀 없어서 그냥 닥치고 하다 보니 잘한다 소리를 들어보게 되었다. 잘한다 소리를 계속 들으니 항상성을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용 자체에도 재미를 느끼면서 너드가 됐다. 너드가 되니 가급적 동료 너드를 많이 만날 수 있는 상위권..
나는 계획하고 목표로 했던 진로를 성취한 사람이 아니다.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회사원이 되어 8년째 일하고 있고, 업계와 직무도 우연히 결정되었다. 사실 애초에 뚜렷한 진로 목표랄 게 딱히 없었다. 도통 뭘 알아야 욕망을 하고 목표로 삼고 배짱 있게 투자를 해볼 것이 아닌가! 나이 열여덟에 공부만 했는데 어떻게 자기 꿈이 뭔지 앎?! 그렇다고 막 살지는 않았다! 이것저것 가능한 만큼 해보고 실패해보고, 안 맞거나 불가능한 옵션을 하나씩 지우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계속 어디론가 가는 중이다. 그 시행착오 경험을 써본다. 1. 잘못된 전공 선택 대학에 가기까지는 일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완벽주의 학생이었다. 다행히 원하던 대학에 갔고, 대학에서는 학비를 스스로 내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전공도 마음대로 ..
유튜브의 갓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인데 내 평소 믿음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소개해 본다. 사람들은 보통 남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을 방법을 연구하는 것 같다. 반면, 만만해 보일수록 의외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내 굳은 믿음이다. 상대방이 나를 쉽게 볼수록 내 앞에서 약점을 많이 드러내게 되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Fm3ZuFtjuM 예전부터 도대체 왜 그런 것인지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순수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좀 띨빵한 허당인 경향이 있으니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속으로는 계산이 서있고 손해 안 보려는 강렬한 마음이 있다. 앗 그게 훤히 보이는 건가? 그래서 순수하다고 하는 건가? 웬만하..
여러분은 길티플레저 노래가 있으신가요? 뭔가 대놓고 좋아한다고 인정하긴 부끄럽지만 중독성 있어서 왠지 계속 듣게 되는 악마의 후크송 류.. 아마 다들 있으시겠죠. 뭐 저는 옛날 사람이라 슈퍼주니어 쏘리쏘리라든지 현영 누나의 꿈 같은 노래가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소개드릴 Hanson의 Mmmbop이 아마 미국인들한테 그런 노래 같습니다. 음 밥! 두비 두밥! 이 계속 반복되는데다 나머지 가사도 정확하게 들리지는 않는 노래거든요. 변성기도 오지 않은 소년이 부르는 전형적인 틴 팝처럼 들립니다. 유튜브 댓글은 대부분 이런 내용이지요. 이 노래는 1997년 출시됐는데 전 한참 지나서 중학교 때 라디오를 듣다가 알게 됐습니다. 자주 듣던 노래도 아닌데 작년 말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반평생 만에 ..
재기발랄하고 장난기 많은 사람들 엄청 부럽다. 나는 그다지 재기발랄하진 않다. 예의와 상식 지키는 편이다. 웬만하면 점잖다. 대신 스스럼없는 드립 같은 거 잘 못친다. 흑역사 공개 같은 셀프 망가지기 잘 못한다. 선이 있고 웬만하면 넘지 않으면서 조심조심 거리를 지키려는 것이다.낯을 가리거나 수줍어하는 쪽은 분명히 아닌데,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건 또 아니다. 블로그에도 느껴지지 않을까? 힘빼고 쓴 신변잡기는 거의 살려두지 않는다.이곳에서는 그렇게 하기로 스스로 룰을 정해놓은 것이다. 블로그는 일상에서 숨죽여 지내는 내면의 샌님 오타쿠 진지충이 날뛸 때 배출구로 쓰자! 신변잡기는 친구 불러다가 얼굴 보고 하자!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분리하자! 리얼라이프는 오프라인이다! 뭐 이런 식으로 선을 그어놓는것이다...
예전에 조지 오웰 '정치와 영어'와 관해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안 좋아한다. 왜냐면 그게 대체 뭔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냥 자기가 느끼기에 좋고 옳고 특히나 쿨해 보이면 붙이는 수식어 같다. 왜 진정한지, 뭐가 진정하다는 건지 설득 시도도 하지 않으면서 그 대상에 너무 크고 자의적인 의미를 부여해버린다. '진정성 있는 소설'이라는 비평은 직업적으로 너무나 게을러 보인다. 또 신기한 것은, 진정함이란 건 절대적일 텐데도 덜 진정하고 더 진정하다는 식의 우열 비교가 가능하다. 브로콜리 너마저나 장기하는 원래 자기들만 아는 진정한 인디 뮤지션이었는데 오버로 올라와 돈을 벌고 유명해지니까 실망했다면서 팬질을 그만둔 사람들이 분명 있었다. 덜 알려지고 헝그리하고 그래서 더 진정성 있는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