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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오늘 일찍 깼어도 12시까지 방에서 뻐김. 숙박비 1박 추가 지불. (한국돈 10000원 - 혜자) 점심으로 피자 한판. (5000원 - 혜자) 빵 두 개 사먹음. (1300원 - 혜자) 라씨 사먹으면서 독서. 칼림퐁 책 꿀잼. (3800원 - 에바) 하타 요가 클래스 들음. (5000원 - 중립기어) 떡볶이 먹으러 옴. (8000원 - 비싸지만 이제부터 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이므로 먹는다) 룸비니 가는 버스표 예매. (16000원) 서킷 종료 후 체중 2kg 증가. 살크업 성공적. 이제 명실상부 포카라를 떠날 때가 되었다. 하강하던 날에 허벅지에 근육 뭉친 것도 이제 다 풀렸음. 네팔에 있을 때 티베트를 가려고 욕심을 내다 보니 일정이 너무 복잡해지고 머리가 아픔.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음. 특히..

날이 음산하고 미세먼지가 많다. 포카라 페와 호수는 현재 음습함 그 자체이다. 이런 날씨, 이런 풍경 별로 좋아하지 않아. 고여있는 물과 안개와 미세먼지의 조합이라니 음기가 너무 강해서 좀 무섭고 기분 나쁘다. 인지적 종결욕구를 꾹 누르고... 다음 행선지 결정은 하루 더 미뤘다. 여행사 여사장님은 만약 티베트 라싸를 갈 거면 내일까진 결정하고 수속을 시작해야 된다고 했다. 출발지가 카트만두이니 포카라에서 계약하는 것보단 카트만두에서 하는 게 선택지도 많고 가격도 좋을 것 같아 웹서핑을 해봤더니 역시나 그런 것 같다. 라싸 상품 기준 USD 300 정도 저렴한 것 같다. 근데 현장에서 현금을 건네주든지 카드 결제하든지 해야만 하므로 내가 물리적으로 카트만두에 존재해야 해서 그런 게 참 귀찮다. 또 아무리..

포카라 복귀 후 휴식 첫째날. 일찍 깨서 거의 한 달만에 유튜브란 걸 들었다. 출국하고 나서 뉴스나 유튜브 등을 본 적이 없다가 처음이었다. 느즈막히 나가 빨래를 맡기고 하이캠프 롯지에서 만났던 중국 팀을 만나 중국음식을 먹었다. 이번 서킷 트렉에서 하이캠프 롯지에는 중국인이 많았었고 난 그게 한 그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랑 연락이 닿은 팀은 남자1 여자1 구성이었다. 오늘 둘과 식사도 맛있게 하고 이야기를 매우 잘 나눴으나 이들이 내일 떠나는 룸비니 및 치트완에 합류하는 건 아래의 이유로 정중히 고사하였다. 남자분은 애 아빠인 걸 위챗 프로필에 당당하게 밝혀 놓았다. 음침한 구석은 없는 시원한 분이었다. 여자분은 연락처가 없어 프로필을 모르지만 우리 모두는 한참 재밌게 여행 얘길 했다. 둘은 윈..

현재시각 밤 10시. 포카라 숙소 복귀 완료. 아침 9시 무스탕 묵티나트에서 버스 탑승, 18시경 포카라 윈드폴 게스트하우스 도착. 진짜 창가를 내다보면 가끔 안전장치도 없는 절벽과 차 사이의 거리가 5cm도 안 되는 듯하여 모골이 송연해지는 굉장히 험하고 엄청나게 덜컹거리는 길이었음 ㅋㅋㅋ 네팔 버스 기사들 진짜 베스트 드라이버임 복귀 후 가이드들과 일행들과 작별한 직후 윈드폴에서 김치찌개 + 삼겹살 1인분 + 신라면 3위일체를 뿌숨.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무심결에 보다가 놀람. 이거슨 생애 최대 규모의 다시 없을 대식이다. 갔다오면 한 3키로 살 빠진다길래 윈드폴 체중계로 재봤는데 그대로였다 ㅋㅋㅋ 이게 내 신체의 특이점이다. 유의미한 체중 변화가 없음. 평소 1일 2식 하고 간식 안 먹는 사람이 ..

이날은 일찍 일어나서 9시 반에 니마 아저씨를 만나러 나갔다. 전날 ㅇㅎ랑 리틀 티베트 카페에 있을 때 얘기 나눈 분이다. 사실 연세(?)는 모르니 그냥 아저씨라고 할게요. 아저씨의 어머님은 카일라스 산 인근에서 네팔 돌포 지방으로 피난을 오셨는데, 포카라 지방에 스위스 사람들이 티베트 난민 캠프를 만든 후 이곳으로 이주하셨다. 어머님은 이곳에서 아버님을 만나 2개월여 만에 임신을 해서 출산을 하셨고, 아버님은 티베트로 돌아가셨기에 아저씨를 혼자 키우셨다. 아저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인도 다람살라에서 공부를 하셨는데 처음 몇 해는 방학 때 집에 돌아올 교통비가 없어서 올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대학은 진학하지 않고 포카라에 돌아와 영어 교사로 잠시 일하다가 스위스 사람들과 연이 닿게 되어 같이 문..

11시에 윈드폴에서 ㅇㅎ를 만나서 티베트 난민 캠프와 평화의 탑에 다녀왔다. 택시를 타고 갔다가 리틀 티베트 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탑까지 걸어 올라가서 돌아올 때는 보트를 타고 레이크사이드로 돌아왔다. ㅇㅎ는 호주에서 1년 넘게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고 전공 분야를 바꿔서 미국에 가고 싶어한다. 며칠 전 안나푸르나 서킷을 무려 7일만에 끝냈다는데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니 산에서 러닝을 한다고 한다 ㄷㄷ 이미 마추피추나 파타고니아도 다녀왔다고. 내일 떠나는 ㅇㅎ가 상태 좋은 아이젠을 주어서 잘 쓰고 나서 윈드폴에 둘 것이다. 리틀 티베트 카페에서 점심을 먹을 때 옆자리 아저씨와 우연히 얘길 많이 나눴다. 이곳에서 태어나 스위스 여권을 받고 스위스 베른에 살고 계시는 니마 아저씨이다. 이 분은 티베트 사람인데..

일찍 일어나서 빨래를 전부 맡기고 윈드폴로 갔다. 페마가 준 버터티 분말을 가지고 가서 나누어 먹고 산에서 먹을 것만 좀 남기고 윈드폴에 드리고 왔다. 트렉 루트는 거의 99% 정했다. 과연 나의 선택은?!ㅋㅋㅋ 윈드폴 공용 장비 중에서 쓸 것도 따로 좀 빼놓았다. 트렉을 끝낸 많은 분들이 소모품과 본인 장비를 나눠주시기도 하셨다. 할 일 - 네팔 루피 현금 준비 - 루트 조사 및 희망사항 전달 - 아이젠과 치약 구하고 스패츠 짝 맞추기 - 내일은 여기 하루 더 지내고 모레 숙소 옮기기 - 빈 박스나 봉투 구해서 보관할 짐 정리 이후 호숫가에서 멍하니 있거나 걸으면서 햇빛을 즐겼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할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일 7일엔 사람들과 티베트 난민촌과 산악박물관에 가보기로 했고 8일엔 ..

보다나트에서 06시 45분 버스를 탔다. 정류장은 보다나트 스투파 바로 인근인 G Cafe 앞이었다. 숙소 주인 아들인 니라즈가 일찍 일어나서 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기다려 줘서 너무 고마웠다. 인도 네팔 이쪽 지방 여행의 제일 큰 스트레스가 버스 타는 것인데 덕분에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니라즈는 은행에서 6년째 일하고 있고 작년에 결혼했다고 하니 아마 나보다는 어릴 것 같다. 곧 결혼 1주년이라 뉴델리, 아그라, 뭄바이, 고아에 여행 예정이라고 한다. 듣던 대로 길은 험했다. 4시 넘어 포카라에 도착했으니 9-10시간 걸린 셈이다. 비행기로는 25분 걸린다. 길이 험해 버스가 하도 느리니 걸음수 카운트가 되는 것이 코미디이다 ㅋㅋㅋ 4-5km를 채 걷지 않았을 듯 한데 삼성헬스에 20km 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