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요새
동티베트(캄) 지역의 소규모 지방 정치체 본문
동티베트(캄) 지방에 존재했던 소규모 지역 정치체를 구글 지도에 표시해 보았습니다. 이 지역 정치체들은 중국말로 인민해방군이 이 지역을 '해방'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존속했던 것 같습니다.
모두 해발고도가 매우 높고 인구가 희박한 곳입니다. 옛날에 촉나라가 왜 천혜의 요새라고 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였죠. 그 촉나라 수도인 청두를 둘러싼 높은 산이 바로 이 지역입니다. 라싸에 위치한 달라이 라마 중앙 정부와도 지리 및 정치적으로 상당히 멀었습니다. 현재도 쓰촨성 성도인 청두와 같은 지역 거점에서 버스로 한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들입니다. 몇 년 전에 휴가 내고 이곳 일주를 해보려고 머리를 굴린 적이 있고 동녀국 관련 글도 그때 썼었는데, 1주일 휴가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올 것 같아서 포기했었습니다.
아이콘을 눌러보시면 위키피디아 영문 페이지 등을 참조하여 요약한 설명이 있습니다만, 자료가 별로 풍부하지 않아서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파랑 4개는 Four Great Native Chiefdom (康区四大土司)으로 알려져 있었던 4개 지역(더거, 바탕, 리탕, 캉딩)입니다. 나머지 빨강, 초록은 이 4대 주요 토사 지배 지역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나름의 세력권을 형성했던 곳들입니다. Hor States의 경우에는 정확한 위치 표시가 힘들지만 현재의 루훠, 다오푸, 간쯔 현에 Hor States 5개 국가가 있었다고 합니다.
Nyarong의 경우에는 Gönpo Namgyel이라는 사람과 함께 꽤 재밌는 이야기가 얽힌 곳 같습니다. 본래 이 지역은 다양한 세력의 지배를 받았는데, 1800년대 중반 Gönpo Namgyel이 이곳을 근거지로 해서 근처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했다고 합니다.
Gönpo Namgyel은 이곳 사람들이 먼 라싸까지 순례 여행을 할 필요가 없게끔 조캉 사원을 털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조캉 사원은 라싸에 있는 사찰로, 당나라 문성공주가 토번 왕 송첸감포에게 시집 온 것을 기념해서 만든 곳입니다. 티베트 불교의 가장 유명한 성지 중 하나입니다.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 가져왔다는 불상이 이곳에 있는데 이걸 이 작자가 털려고 한 거죠. 상남자!
보다 못한 라싸의 달라이 라마 정부는 1865년도에 군대를 보내 Gönpo Namgyel를 제압하고 캄 북부까지 영향력을 확대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티베트와 청 사이에 캄 지역에 대한 지배권 경쟁이 격화되었고 이후 조이풍(자오얼펑) 등을 파견해서 개토귀류 정책을 실시합니다. 개토귀류란 지방 토착 세력을 쓸어버리고 중앙 정부에서 직접 임명한 지방관으로 하여금 이 지역을 직접 지배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다 1911년에 신해혁명이 일어나면서 중국 중앙 정부의 캄 지방 지배력이 약해집니다. 이 시기 동안 캄 지방의 정치 권력 공백은 지방 토착 세력이 한동안 메웠다가, 이후 인민해방군이 이곳과 티베트까지 모두 점하게 됩니다.
이렇게 캄(동티베트)은 티베트와 청 사이의 점이 지대이자 차마 무역의 거점이면서, 지리적으로 상당히 하드코어한 조건에 처해 있는 요새 같은 곳입니다. 경치가 매우 아름답고 티베트 전사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언제든지 다시 가려고 노리고 있기도 합니다.
캄 지방에 존재했던 소규모 왕국에 대한 정보는 매우 드뭅니다. 단행본을 좀 찾긴 했지만 심히 비쌉니다. 보통 100불 넘네요?! 제가 갖고 있는 캄 관련 책이 두세 권 있긴 한데 한번 시도는 해보겠지만 영어나 중국어로 된 거라 기약은 못하겠습니다. 오늘 한번 뒤적여 보다가 우리애를 왜 기죽이고 그래욧! 하는 말만 생각남 ㄹㅇ...
아래는 관련해서 찾아본 단행본이나 논문입니다. 대부분 너무 비싸고 구하기가 힘듦.
Travels Of A Consular Officer In Eastern Tibet
The Rise of Gönpo Namgyel in Kham: The Blind Warrior of Nyarong
Khams Pa Histories: Visions of People, Place and Authority
The Sichuan Frontier and Tibet: Imperial Strategy in the Early Qing
The 'Other' Shangri-la: Journey through the Sino-Tibetan Frontier in Sichuan
China's Last Imperial Frontier: Late Qing Expansion in Sichuan's Tibetan Borderlands
Frontier Tibet: Patterns of Change in the Sino-Tibetan Borderlands
A Change in Worlds on the Sino-Tibetan Borderlands: Politics, Economies, and Environments in Northern Sichuan
Contesting the Yellow Dragon: Ethnicity, Religion, and the State in the Sino-Tibetan Borderland, 1379-2009
A History and Anthropological Study of the Ancient Kingdoms of the Sino-Tibetan Borderland - Naxi and Mosuo
On the Margins of Tibet: Cultural Survival on the Sino-Tibetan Frontier
淸末 民國時代 中國의 변경 지배와 동부 티베트[Khams] - 西康省 창건 과정(1903-1939)을 중심으로
근대 캄(Khams) 지역의 변화를 통해서 본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
조이풍의 개토귀류와 대토사 왕국들의 해체
Constructing Images of Gönpo Namgyel: a Hero or a Villain? / The rise of the Five Hor States of Northern Kham. Religion and politics in the Sino-Tibetan bord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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