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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요새
3년 전 중국 중앙민족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던 시절 자주 들었던 질문이 "너는 무슨 민족이야?(你是什么民族?)"이다. 중국은 '중화 56개 민족'이라고 엄밀하게 구획해서 관리하고 있고, 개개인의 신분증에 민족성을 표시한다. 그냥 대충 한민족은 한국인이고 한국인은 한민족인 줄 아는 그런 나라에 사는 나로서는 굉장히 신선한, 중국에서나 들을 수 있는 참으로 중국적인 질문이었다. 그곳에서 위구르어 수업을 들으면서는 신장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 회족 학생들이 꽤 많이 있었다. 보통 부모님 중 하나는 한족, 나머지 하나는 회족인데 회족 정체성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대학 입학이나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여러 민족성이 뚜렷하게 구별되어 행정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
처음 읽은 톨스토이 대장편 안나 카레니나. 도스토예프스키 장편 몇몇은 대학생 때 심장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읽어 내렸다. 이번 톨스토이 장편은 회사 생활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나가는 시점에 읽었는데,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 둘다 참 절묘한 시기에 만난 것 같다. ▲ 이반 크람스코이 작 ‘미지의 여인’. 모스크바 트레차코프 갤러리에 묘한 아우라와 함께 걸려 있다. 안나 카레니나의 초상화로 추정되는 그림이다. 이반 크람스코이와 톨스토이는 서로 아는 사이였는데, 《안나 카레니나》에 등장하는 화가 미하일로프의 실제 모델이 이반 크람스코이. 미하일로프는 안나와 브론스키가 이탈리아 생활을 하던 중에 만난 화가로, 그는 작중에서 안나에게 초상화를 한 점 그려 준다. 톨스토이가 미하일로프를 통해 바라..
이 글은 제 예전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옮겨왔음을 밝힙니다. http://eagleoos.egloos.com/2506930 2014/12/07 21:00 독소전쟁 관련하여 처음 읽은 책. 몇 개 후보군 중에 가장 얇아서 입문용으로 좋을 것 같아 골랐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간결명료함, 술술 읽히는 서술 그리고 흥미로운 관점으로 2차대전사 입문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가면 봉쇄 시기에 대한 걸 좀 보고 오려는 계획이어서 레닌그라드 공방전에 대해 미리 조사해 보려고 독소전쟁 내용을 살피고 있다. 이 책의 초점은 레닌그라드 봉쇄보다는 약간 시기가 앞선 것으로, 독일이 애초에 왜 독소불가침조약을 깨고 러시아를 침공하게 됐는지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다. 당시의 정치외교적 상황뿐 아니라 ..